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얼마전 오래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 이야기를 하다 결국 헤어졌습니다
남자친구는 집이 있어야 결혼을 할텐데 본인은 풀대출받아도 서울에서 집 못해간다 이 말을 시작으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본인 부모님 노후가 안돼있으셔서 평생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점, 직장생활하며 모은 돈은 모두 부모님 생활비, 빚 갚는데에 쓰였다는 점, 아버지 빚 대신 갚느라고 대출도 있다는 점 등등. 자기 통장 어플을 보여주며 하나하나 말해줬습니다
본인에게 지금 결혼이란 행복한 것이 아니라 부담스러운 것이란 말까지 하며 아직 저를 생각하는 마음은 크지만 헤어지는게 맞다면 그리 하겠다 말했습니다
서로 나이도 있고하니 (남친은 2살 연상) 결혼 생각해서 아니다 싶으면 이제 그만하는게 맞으니까요..7년간 한결같이 사랑해주고 데이트에 인색한 적도 없었고 마음으로나 물질적으로나 늘 사랑받고 있단 느낌을 받았기에 상황이 그렇게까지 안 좋은지는 몰랐어요
저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하고 일주일 후에 만나 완전히 헤어짐을 고했고 남자친구는 그렇게 떠나갔습니다
이기적일 수 있지만 머리로 도저히 아닌 그 길을 갈 수 없었습니다. 경제적인 상황을 오픈하자마자 도망친 저를 혹시나 원망할까, 나 때문에 마음이 힘들면 어떡하나.. 걱정도 했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지난주에 제가 못참고 남자친구 퇴근시간에 맞춰 회사 앞으로 만나러 갔어요. 연락도 없이요. 제 생각과는 달리 남자친구는 웃으며 맞아줬고 얼굴도 좋아보였어요. 카페에서 1시간 정도 이야기하고 헤어졌는데 남자친구는 아직 저를 좋아하는 마음도 남은건 사실이고 더 만나고 싶었지만 서로 집안 차이도 크고 결혼은 못한다는거 알고 있었다며,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만나는동안 많이 미안했다 말하니 전혀 미안해할 필요 앖도 잘 살라고 말해줬네요.
서로 그렇게 못다한 이야기도 하고 분위기도 좋았어요. 간만에 얼굴보니 또 설레기도하고 마음이 이상하더라고요. (원래 외모가 제 이상형이었음)
이러면 안되지만 다음 약속을 잡을까말까 속에서 고민하고 있는데 남자친구가 이제 찾아오지도 말고, 연락도 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서로 인생 각자 잘살고, 나중에 한번 보자며
냉정하게 말했고 저도 어벙벙했지만 알겠다하고 돌아섰습니다.
내심 제 마음속에 이 남자랑 결혼하면 안된다, 여기서 끝내는게 맞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있었기에 정신이 번쩍 들어 알겠다하고 돌아섰네요.
그 순간 그 사람한테 제가 느낀 감정은 서운함도, 원망도 아닌 고마움 이었어요. 그때 눈물로 저 붙자고 못놓아준다 매달리기라도 했으면 .. 저도 못 떠났을텐데 좋은 얼굴로 너 인생 잘 살라며, 미안할것도 없다며 웃어줘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근데 끝까지 좋은 사람인걸 아니까 더 미련이 남는데ㅜㅜ
저 이렇게 정리하는게 맞는거겠죠?
집에선 계속 선 한번 보라고 난리이고 남자친구와 헤어졌다는 말 듣고 너무… 좋아하셨어요.
이제 마음 훌훌 털고 새로운 사람 만나는게 맞는거겠죠?
어쩌면 전남친도 한사람만 오래 만나 지긋지긋했고 이참에 헤어져서 좋아서 저러는 것도 있을까요? 만나는 동안 제가 그렇게 착하고 잘해주진 못했거든요
차인 사람도 미련없이 웃으며 잘 살라고 말하며 돌아서는데
저는 아직도 구질구질하게 미련을 못 놓고 제자리에 있는것같아 스스로 한심합니다.
어디 고민상담할 곳도 없고 익명에 기대 제 솔직한 마음까지 다 써봤어요.
조언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