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들께 묻고 싶습니다.
"처치 준비할거니까 나가주세요"가 보호자의 동의를 구하는 말인가요?
글이 많이 깁니다. 정황을 다 적어야 하기에 긴 글 유의하시고 끝까지 봐주세요.....
영종도에서 4살(39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11/28(일)
아이가 킥보드를 타다가 앞으로 넘어지면서 쓰고 있던 헬맷 버클에 찍혀 턱이 살짝 찢어졌습니다.
제일 가까운 A병원 응급실로 가니 상처가 벌어졌으니 꿰매야하는데 그냥 꿰매도 괜찮으면 바로 꿰매고 아니면 성형외과의가 없으니 B병원이나 C병원으로 가라고 하여 B병원으로 갔습니다. 가니 환자가 너무 많다며 밖에서 대기하라고 하고 접수조차 하지 못하여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서 예전에 아이가 순소대 끊어졌을 때 가봤던 D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여긴 치과 진료도 받을 수 있다고 한게 번뜩 생각이 나서 혹시나 엑스레이 찍을 수도 있을까봐서요.
이 병원 의사는 가벼운 찰과상이라며 처치를 하면 응급실 비용이 발생하니 밴드 붙이고 귀가하라고 했습니다. 속으로 '보험있어서 괜찮은데..'라고 생각했지만 안꿰매도 된다고 하여 마음이 놓여서 접수 취소를 하였습니다.
그래도 상처 소독 정도는 해야 할것 같아서 동네로 와서 늦게까지 하는 E병원에 가니 벌어졌다며 꿰매야 한다는 소견이었습니다.. 찢어진 상처는 성형외과에서 꿰매야 흉이 덜 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일단 남편과 같이 1시간 반동안 병원을 찾아봤지만... 일요일에다 늦은 시간이 되니 문을 연 곳이 없더라구요... 열려있던 서울의 한 병원은 개월수를 물어보더니 애기를 재울 수 있는 약이 없다고 했습니다....
24시간 안에만 꿰매면 된다고 하여 다음날 오전에 대학병원이라도 갈려고 전화를 해봤지만 업무시간이 아니어서 예약을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어플이나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려고도 해봤지만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예약을 해 놓으면 월요일 오전에 전화가 와서 예약을 잡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맞벌이어서 월요일 통으로 남편과 저 둘 다 휴가를 쓸 수 없는 상황이라 마음이 더 급해졌습니다....
일단 E병원에서 당기는 테이프?라도 붙이고 내일 인천 시내에 있는 성형외과로 무작정 가보자 하고 다시 갔는데.... 병원 밝은 불로 보니 제가 봐도 상처가 벌어져 있더라구요...
당겨주는 테이프라도 붙여달라니까 테이프는 없고 피부용 본드나 꿰매는 것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고 하여 꿰매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결정을 하고나니 눈물이 나더라구요.... 옆에 있던 간호사가 "많이 속상하시죠, 잘 관리하면 흉터 많이 안남을거예요" 하며 토닥여주셔서 어느 정도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가 문제의 시작입니다.
제가 아이 옆에 있으니 이 간호사가 "처치 준비해야하니까 나가주세요"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나가라구요? 여기 있을게요" 하니까 "처치 준비해야하니 나가주세요" 합니다. 저는 좀 의아해하면서 문 바로 앞에 서서 "그럼 여기 서 있을게요" 하니까 "나가계세요" 하더라구요.
아이가 응급실에서 수액도 맞아본 적이 몇 번 있어서 '아이를 잡아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전에 다른게 또 있나 싶어서 일단 남편과 같이 나갔습니다.
아이가 울며불며 엄마 아빠를 찾았습니다... 밖에 있는 간호사와 코디네이터에게 2번이나 들여보내달라며 얘기를 하니 돌아오는 답변은 "잠시 기다려주세요" 였습니다.
잠잠해 질때쯤 한 번 더 들여보내달라하니 코디네이터가 "이제 진정됐으니 마음 놓으세요" 하기에 "진정제 놨으니까 진정됐겠죠. 내가 원하는건 아이 옆에 있는 거예요!"라고 했습니다. 그제서야 처치실 안으로 들어오라고 합니다.
들어가보니 이미 한 땀을 꿰맨 상태였고 아이가 눈을 뜨고 있길래 "왜 눈 뜨고 있냐" 물으니 "진정제를 용량보다 조금 덜 넣어서 그렇다" 했습니다.
-나중에 진정제 뭐 들어간건지 물어보니 케타민 20미리라고 함. 아이가 17kg인데 몇 kg인지 물어보지도 않았음. 전에 내원한적이 있어서 그거 보고 계산했을거라고 생각하고 더 물어보진 않음.
그러고 나서 계속 보고 있으니 그 간호사가 "이제 봤으니까 나가세요" 또 나가라고 하더군요. 너무 화가나서 왜 자꾸 나가라 하냐 안나간다 여기 있겠다고 했습니다.
다 꿰매고 나서 아이가 약에서 깨는 과정이 조금 충격적이고 아이한테만 집중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의사와 그 간호사에게 왜 아까 자꾸 나가라는 말만 했냐고 못 물어봤습니다....
11/29(월)
아이가 하원하고 소독 하러 다시 병원에 갔습니다.
소독을 하고 나서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원장님과 얘기하고 싶다고 하니 진료실로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밑에서 부터는 편의상 저-●, 원장-■로 작성 하겠습니다.
●: 어제 처치할때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다. 왜 아이 옆에 못있게하고 나가라고 했냐
■: 저는 다 동의가 된줄 알았다. 그런데 보호자가 왜 이렇게 화가 나셨지 의아하게 생각해서 간호사한테 들어오라고 했다.
●: 3번이나 들어가게 해달라고 했는데 까였다. 마지막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말하고 나니 들여보내줬다.
■: 몰랐다. 꿰매고 있을때 전해들어서 그때 의아하게 생각하고 들어오시라고 한거다.
●: 그 전에는 전해 들은게 없는거네요? 전 3번이나 얘기했다. 그런데 까였다.
■: 그렇다. 이 부분은 직원들이랑 잘 얘기를 하겠다. 그 간호사가 베테랑이고 경력이 많아서 동의를 잘 받았을것 같은데 전달이 잘 안된부분은 죄송하다.
●: 베테랑이라고 하지 마세요. 어떻게 기본적인 것도 못하는 사람을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냐. 경력만 많으면 베테랑이냐. 나한테 처치에 대해 고지한적 없고 처치 준비할테니까 나가있어라는 말밖에 못들었다. 이게 어떻게 동의를 구하는 말이냐. 직원들 교육 잘 시킨다고 광고해 놓고 이게 뭐냐.
■: 다시 한 번 더 직원들 교육시키면서 잘 얘기하겠다. 가끔 보호자가 처치 과정을 힘들어 할때가 있어서 그런것 같다.
●: 응급실에서 몇번 수액 맞아본적이 있다. 그때도 다 내가 잡고 있었다. 간호사가 설명만 제대로 해줬어도 '해본적 있다 내가 잡고 있을테니 처치 하셔라' 하지 않았겠냐. 그리고 제가 못볼 것 같으면 남편이라도 남아있고 잡아달라 해야하는거 아니냐. 성인도 아니고 청소년도 아니고 유아를 어떻게 혼자 있으라하고 나가라 그러냐. 그 간호사 언제 출근하냐. 간호사한테 사과하라고 해라.
■: 수요일에 출근한다. 간호사한테 전달 하겠다.
11/30(화)
소독하면서 상처가 잘아물고 있으니 이틀에 한번 와도 되겠다 하시더군요. 마음이 많이 놓여서 좋은 마음으로 소독 끝나고 원장님과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하니 진료실에 들여보내 주셨습니다.
●: 간호사 수요일에 출근한다고 하셨으니까 내일 오겠다.
■: 어제 말씀 나누고 난 뒤 간호사에게 전화를 했는데 병원이 뒤집혔다. 원장이 직원 보호 안해주고 보호자 편만 들었다고 간호사들이 집단으로 다 나간다고 했다. 원장 입장에서 참 난처하다. 그런데 저는 보호자 입장을 최우선으로 하기때문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참 죄송하다. 간호사가 얘기했다 하더라도 보호자가 이해를 못하거나 못들었다고 하면 전달이 잘못된거다. 이 부분은 직원들한테도 얘기했다. 의료인으로서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사과할건 해야한다고 얘기를 했는데 옛날처럼 원장이 직원들한테 이렇게 하라고 얘기를 못한다.
●: 그건 이해한다.
■: 간호사가 사과를 할 것 같긴한데 이것도 100% 장담은 못한다. 간호사들 프라이드도 많이 높아지고 자기들이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예전처럼 원장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 그러면 더더욱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하는거 아니냐.
■: 일단 간호사한테 얘기는 해놨는데 어떻게 될지 100% 장담은 못하겠다. 원장으로서 많이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일 없게 교육 잘 시키겠다. 아이 치료가 최우선이지 않냐 자기 봐서라도 마음 풀어달라.
계속 거듭 사과하시기에 입장 이해도 되고 해서 처음보단 많이 진정이 되긴 했습니다.....
12/1(수)
접수할 때 어제 이틀 뒤 목요일에 오라 하셨는데 제가 시간이 안되서 오늘 왔다고 했습니다.
소독이 끝나고 원장님이랑 얘기하고 싶다고 하니 들어오라 하셔서 말씀을 나눴습니다.
●: 오늘 그 간호사 출근한다고 하셨었는데 출근했냐
■: 어제 또 전화를 했었는데 안나오고 그만둔다고 했다. 그래서 공고도 올려놓은 상태고 지역 특성상 직원이 잘 안구해져서 원장으로서 참 난감하고 힘들다.
●: 그건 충분히 이해한다. 그럼 저는 그 간호사랑 연락할 길도 얘기를 나눌 길도 없겠네요.
■: 그 간호사는 이제까지 이렇게 일 해왔고 동의를 구했다고 한다.
●: 저는 고지를 받은 적이 없다. 이렇게 일 해온거면 잘못된거 아니냐. 그 사람은 간호사 자격이 없다.
■: 아이 치료가 최우선이니 마음 풀어달라. 죄송하다.
●: 제가 집에서 다시 한 번 생각 해보니 처음에 꿰맨다고 결정했을때 울었다. 간호사가 달래줬었는데 이걸 보고 혼자 '이 엄마는 못보겠구나'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면 혼자 생각하지 말고 한 번 더 물어보던지 남편한테 잡고 있어달라하던지 했어야하지 않나
■: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
12/3(금)
이틀 뒤 마음 비운 상태로 소독하러 가니 카운터에 그 간호사가 앉아 있더군요. 저를 보더니 자리를 피했습니다. 불편하긴 하지만 이 간호사가 다시 생각하고 저랑 얘기할 마음이 좀 생겨서 출근했나보다 생각했습니다.
소독하고 나서 원장님께 "수액 놔준 간호사님 출근하셨던데요?" 하니 "아 그래요?", "네", "아 그래요?" 하는 말을 듣고 저는 또 다시 화가 났습니다. 어떻게 자기 직원이 출근한 것도 모른다는 듯이 얘길할까 싶어서요.
아이 항생제 복용하는 것을 깜빡하고 못 물어봐서 원장님과 얘기하고 싶다고 하니 환자가 많아서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좀 대기 한 후에 한 번 더 말씀드리니 지금 팔꿈치 깨져서 처치해야할 환자가 있다기에 알겠다 이해한다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제 말이 도통 전해지지 않는 것 같기에 한 번 더 말씀드렸습니다. "항생제 처방을 꿰맨날 해주셨었는데 아이가 먹는 약에 항생제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처방을 취소하셨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월요일 저녁 약까지만 있어서 여쭤본다는데 계속 까먹다가 이제야 여쭤보는거다. 계속 먹어야 하는지 안먹어도 되는지 물어봐달라"고 구체적으로 얘기하면서요.
제가 지방에 가야해서 기차시간 때문에 시간이 없다. 빨리 좀 물어봐달라고 했습니다.
저와 얘기하는 것을 자꾸 피하는 것 같기에 카운터에 있는 남자 직원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오늘 올때 좋은 마음으로 왔는데 그 간호사가 있기에 원장님께 한 번 더 얘기를 하고 싶어서 기다렸다. 그런데 원장님 태도도 그렇고 자꾸 피하기만 하는것 같아서 다시 화가난다. 월요일에 실밥 뽑자고 하셨는데 그 날 간호사한테 정식으로 면담 요청한다고 전달해달라. 내가 따지고 싶은것도 아니고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데 왜 자꾸 피하냐. 그분도 내가 이렇게 얘기하는게 억울하면 같이 얘기해보면 될 것 아니냐. 이게 피한다고 될 일이냐. 월요일에도 그 간호사가 출근을 안한다 그러면 진짜 그 간호사는 간호사 자격 없는거다." 라고 말하고 면담 요청 메모 남기고 왔습니다.
12/6(월)
오전 10:43 병원에서 온 문자 내용 그대로 작성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의원 원무부장입니다.
간호사와의 면담요청 힘든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내원시 불편사항은 이전 원장님께서도 사과드렸지만 저 역시 다시한번 사과드리며
보호자분의 양해와 이해 부탁드립니다.'
병원 카운터에 환자의 권리와 의무라며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1. 환자의 권리
가. 진료받을 권리 / 나. 알권리 및 자기결정권 / 다. 비밀을 보호받을 권리 / 라. 상담.조정을 신청할 권리
2. 환자의 의무
가. 의료인에 대한 신뢰.존중 의무 / 나.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를 받지 않을 의무
여기서 저는 '1-나, 라'의 권리를 박탈당했습니다.
무슨 처치인지 한 번 더 물어볼걸, 안나가겠다고 더 버틸걸, 그냥 문 열고 들어갈걸, 왜 나가라 그랬냐고 물어볼걸
간호사가 의무를 다 하지 않았는데 왜 제가 이런 죄책감을 가져야하죠?
제가 아이 처치하는 모습을 못 볼 것 같다고 지레짐작 한걸까요? 그렇다 하면 남편한테 물어보고 잡아달라 해야하지 않나요?
아이가 소독하러 갈때마다 물었습니다. "안누워도 되요?"
의료인들께 다시 한 번 묻고 싶습니다.
"처치 준비할거니까 나가주세요"가 보호자의 동의를 구하는 말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