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참 많이 왔지요.
저희집은 산 비탈에 지은 아파트라 창 밖이 산이랍니다.
꼭 수묵화 속에 들어 앉아 있는 기분이네요.![]()
어젯밤 잠을 덜자서 머리가 묵직하네요.
난데없이 다른 도시로 회의하러 간 남편 때문에요.
하필이면 100년 만에 내린 이른 봄 폭설에 외지에 갔으니....
거길 가려면 고개를 넘어야 돼서 승용차로 못가고 기차를 타고 갔대요.
회의 끝나면 다시 기차를 타고 온다기에 기다리고 있었지요.
기차 안에 있을 시간에 전화가 왔어요.
찜질방인데 술을 먹었다고....
(술을 못 먹는 사람이거든요.
)
버럭 화를 내었죠.
오늘 같은 날은 밖에 있던 사람도 집으로 오는데, 뭔 직장이 그따위냐고...
(여기서 회의를 해도 되는데 상사가 가자고 했대요. 그쪽 지점에 한번도 안 가 봤다고....)
남편이 택시라도 타고 온다고 하더군요.
화가나서 맘대로 하라고 하곤 전화를 끊었죠.
사실 눈도 많이 온데다가 고개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못 올 거라고 지레짐작했지요.
텔레비젼을 보니 곳곳에 폭설로 인해 사고가 난 게 나오더군요.
불안하고 초조하고......![]()
남편의 상사는 또 다른 외지에서 이곳으로 출근을 한답니다.
그래서 월말결산이나 회식을 하면 집에 가지않고 찜질방에서 잔답니다.
직원들도 같이 따라가나봐요.
(그러니 자연히 회식 시간은 늦어지기 일쑤고...술 못 먹는 남편이 술이라도 먹을까 걱정이고...)
집이 멀다고는 하지만 아래직원들까지 물이 드는 거 같아요.
상사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받지 않았습니다.
싫은 소리 할 거 같아서......
12시가 거의 다 되어 남편이 왔네요.
정말로 택시를 타고 왔답니다.
다른 직원과 같이 왔는데 그 사람도 집에 오고 싶어했겠지요.
분위기상 떨치고 일어나지 못하다가 남편이 온다니 따라온 거지요.
(세상에! 택시는 악천후에도 영업을 하나봐요.-존경스러워....)
술 냄새 때문에 머리가 지근지근 아팠지만 무사히 와서 고마웠지요.
한편으론 걱정이 되네요.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돌출 행동을 했으니......
여상사가 온 지 얼마 안됐는데 앞으로 또 이런 일들이 생기면 어쩌죠?
매번 도중에서 일어나 나올 수는 없을텐데......![]()
어떤 방법이 없을까요?
남편이 자영업만 하다가 경기가 너무 안좋아 직장도 나가거든요.
자영업만 할 때는 아예 술 입에 대지도 않았는데.....
한 번 엄처로 찍혔으니 계속 닥달을 할까요?
사실 남편은 잠자리 바뀌면 깊은 잠을 못 자는 사람이거든요.
굳이 택시 타고 온 것도 그런 이유도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