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네자매중 막내다
네명의 여자인 우리는 별명이 있었는데
첫째부터 순서대로 이 씨인 성을 붙여
이진상 이지랄 이유난 이화상 이었으므로
성격은 상상에 맡기겠다
큰언니 둘은 나이차가 너무 컸고
바쁘기도 했어서
세살차이 나는 셋째언니랑 저절로 세트가 됐다
방이 모자라 같은방을 스무살까지 같이 쓰면서
결국 속옷 가지고도 싸우기도 엄청 싸웠지만
그만큼 서로 비밀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뭘 숨기려고 해도 숨길수도 없었다
진상부터 화상까지 자매 넷이
모두 20대가 됐을 무렵에는
아침에는 화장실 쟁탈로 옷으로 신발로 가방으로
난리가 났고
저녁에는 티비채널로 싸움이 났고
쭈글이인 나랑셋째 언니는 방에서 라디오나 들으면서 잠이나 잤다
드디어 큰언니들이 각자 가족을 꾸려서 떠나고
우리들 세상이 왔는데
셋째 언니가 자꾸 나를 귀찮게 했다
집에서 나가지도 않고 자꾸 뭐해달라 맥주를 사다달라
뭐만 하면 꼬치꼬치 묻지를 않나
어디가냐 뭐하러가냐 누구만나냐
엄마도 안묻는 걸 묻고 올때는 또 언제오냐 어디냐
뭐좀 사와라
또 잠꼬대는 얼마나 심한지
바로 옆방에 있는 나는 소리지르는 언니 때문에
조마조마 하며 제대로 잠을 잔 적이 없어 짜증이항상
나있었다
산넘어 산이라더니
귀찮았다 진짜 도가 넘는거 같기도 하고
조카가 어느덧 커서 유치원 연주회 같은걸 하는 날이 됐다
언니는 유독 신나서 내가 준 베이지색 코트를 입고
나 이쁘지 나 어때
하면서 계속 물어봤다
나는 그냥 이쁘네 이쁘네 했고
난 친구랑 만나서 놀고 친구네 집에서 잘거라 바로 나왔다
나와있는데 언니한테
동영상이랑 같이 찍은 사진이 카톡으로 왔고
답장하는거 잊어버렸다
삐진 모양인지 또 내가 보낸 동영상 봤냐고
카톡이 왔는데 내일 얘기하면 되지 뭘 답장하나 하고
잤다
다음날 아침
핸드폰 진동이 울렸는데 몰랐다
올 곳이라고는 언니가 올때 뭐 사오라고 하는거겠지
하면서 늦게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부재중 전화가 열통이 넘게 와있었다
문자도 카톡도.
언니가 죽었다고
어디어디 병원이니까 바로오라고
나는 내가 잘못읽은 줄 알았다
죽어간다는 것도 아니고
죽었다고?
언니한테 카톡도 와있었다
한시간전에
@@아
너 언제 집에와?
뭐 사다달라는 카톡이 분명한데 언니가 죽었다네
다들 무슨소린가
의식불명이란 소린가
문자가 하나더 왔다
우리집에서 뛰어내렸다고
우리집은 8층인데
병원에 도착하니 나보고 시신확인 하라고 했다
시신이라니
언니 주머니에 있던 유서랑 핸드폰을 건네줬다
언니
벌써 3년 전 오늘이다
그날 내가 언니가 아침에 건 전화를 받았다면
내가 카톡에 답장을 바로 했다면
모든게 달라졌을까?
미안해 내가 많이
곧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