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미디르 푸틴,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당신에게 호소합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당신의 군대를 철수 시키세요!”
최근 한국에 부임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동영상이 한국인의 심금을 울린다. 특히 영상 맨 마지막에는 본인이 상처를 입은 건지 아니면 부모 등 주변에 다친 사람이 있는 건지 얼굴에 피로 추정되는 액체가 묻은 여자 어린이가 출연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평화’를 하소연한다. 1950∼1953년 6·25전쟁 기간 우리나라 어린이들도 저처럼 공포에 질려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포노마렌코 대사가 이날 SNS에 공유한 동영상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외교부가 급하게 제작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수교한 세계 각국 공관에 나가 있는 자국 외교관들을 통해 국제사회에 러시아 제재, 그리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상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가 러시아 공군의 폭격으로 불바다가 된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영상과 함께 “우크라이나 수도가 이런 일을 겪은 것은 나치 독일의 침공을 받은 1941년 이후 처음”이란 자막이 흐른다. 당시만 해도 우크라이나는 소련의 일부였다. 1941년 6월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 독일은 소련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고, 독일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길목에 있던 우크라이나는 독일군의 공세에 쑥대밭이 되었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나치 독일에, 푸틴 대통령을 히틀러에 각각 비유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이어 “러시아군은 민간인까지 무차별적으로 포격했으며 모든 종류의 무기가 사용되었다”고 러시아군의 잔학성을 고발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운명이 우크라이나에서 결정되고 있다”고 이번 전쟁의 의미를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가 살아 남는다면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및 북유럽 국가들에서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 그리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가 계속 번영하겠지만 만약 우크라이나가 무너진다면 이들 국가도 도미노처럼 쓰러져 속속 러시아 영향권에 들어가 더러운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암흑과도 같은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란 의미다.
영상은 “우크라이나는 무너지지 않을 것(Ukraine will not fall)”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 영토의 단 1인치(약 2.54㎝)라도 지키기 위해, 또 국민 개개인의 가정과 신성한 우리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종합적인 국력, 특히 군사력 격차를 감안할 때 우크라이나가 혼자 힘으로 러시아를 물리치기란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영상은 한국 문재인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를 향해 “우리가 승리할 때까지 우리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러시아를 국제 금융결제망 SWIFT(스위프트)에서 신속히 배제함으로써 경제적으로 무기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