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즉흥적으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잠은 좀 허름한 데서 자더라도 여행 가면 그 지역의 맛있는 것은 꼭 먹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니까, 그것도 딸 아이다 보니 잠자는 곳도 신경을 안 쓸 수 없더군요.
그래서 여행을 가면 주로 콘도를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 강원도 속초에 갔는데 예상과 달리 빈방이 너무 없더라고요. 주말이긴 했지만,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이라 빈방이 많을 줄 알았는데 3.1절 연휴까지 이어져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여행 어플인 아고다를 이용해 숙소를 검색했습니다. 인원을 3명으로 적어넣고 아이 나이 12세를 넣고 가족 방을 선호한다는 것에 체크하고 검색을 눌렀습니다. 그랬더니 제일 앞에 뜨는 추천 펜션이 맘에 들었습니다.
부가세 포함해 10만6천928원이었는데 바다 바로 앞이라고 되어 있었고 사진도 예뻤습니다. 후기 3개를 보니 전부 칭찬들이어서 바로 예약을 진행했습니다. 당일 여행으로 갑자기 떠난 터라 마음에 들면 바로 예약하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선택사항이 몇 개 없었는데 침대방, 금연방, 특별요청사항이라는 항목에 트윈 침대 요청이라는 게 있어서 그 정도 체크하고 결재를 진행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제 블로그에도 남겼는데 말미에 링크를 남기겠습니다. 이곳에는 다른 분들은 저 같은 허름한 데서 피해를 안 당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얘기드리겠습니다.
1) 아고다 추천 숙소라는 말을 믿었다가 돈만 날리고 그냥 나옴
예약하고서 1시간도 안 돼서 숙소에 도착했는데 아고다에서 본 모습과 너무 딴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당연히 바다 전망일 줄 알았는데 제가 예약한 방은 바다 전망이 아니라는 겁니다.
시티뷰라는 말이 없었다고 항의했지만 바다 전망이라고도 적혀 있지 않았는데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라는 겁니다. 다시 확인하니 여러 방의 사진이 나란히 있었는데 제가 선택된 방은 화장실 사진이 붙어 있더군요.
저는 당연히 바다 전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결코 당연한 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트윈룸을 원한다고 체크했지만 더블 침대 하나였는데 너무 좁아서 한 명은 바닥에서 자야 한다는 겁니다. 거기다가 위생 상태마저 청결해 보이지 않았던 상황. 저는 예약취소를 하고 싶다고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주차할 때부터 반말로 하대하던 주인아주머니는 안 잘 거면 열쇠를 달라면서 할 말 있으면 예약한 데에다가 얘기해 보라고 하더군요. 그때가 오후 5시도 안 된 시간이었는데 너무한다 싶었습니다. 저는 환불을 못 받더라도 이곳에서 자고 싶진 않았습니다. 돈이 아깝긴 했지만 모처럼 만의 여행을 너무나 맘에 안 드는 곳에서 잘 수는 없었습니다.
2) 투숙 정원에 대한 공지 없이 최대인원을 임의로 바꾸면서 고객 우롱
아고다가 가족 투숙객들이 선호하는 방이라고 표기까지 했는데 딴 건 둘째치고 어떻게 이렇게 좁을 수 있는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똑같은 펜션의 같은 방을 투숙 인원을 두 명으로 검색하면 최대 인원이 2명으로, 투숙 인원을 3명으로 검색하면 최대 인원이 3명으로 뜬다는 사실을요. 우연히 3명에 체크하지 않은 상태에서 같은 펜션을 검색했더니 같은 방의 최대 인원이 2명으로 나온 겁니다.
보통 사람들은 숙소를 예약할 때 정원 2명, 최대인원 4명 식으로 미리 알려줍니다. 그래야 당연히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추가 이불을 요청해서 잘지, 아니면 애초에 트윈처럼 침대가 두 개인 곳을 정할지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고다처럼 정원에 대한 표기 없이 최대 인원이 3명이라고 하면 당연히 3명이 기본으로 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게 상식입니다.
그런데 아고다는 그마저도 고객에게 알리지 않았고 이와 같은 사실을 고객센터에 항의했을 때 자신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3) 아고다 어플에서 먼저 보여주는 리뷰는 절반만 믿어야!
아고다에서 어플로 검색할 때 먼저 보여준 세 개의 리뷰는 좋은 리뷰만 뽑아서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시간상으로 정렬하는 것이 기본이겠지만 이것은 그냥 좋은 리뷰만 선택적으로 뽑아서 올려준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전체 보기로 들어가 보면 세 가지 리뷰 중에 하나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바퀴벌레가 나왔다거나 불친절하고 최악이라는 불평 섞인 리뷰들도 있었습니다.
[ 첨언 ]저는 이날 속초의 최악의 펜션에서 나올 때까지만 해도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한 저 자신을 책망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펜션을 역시 아고다에서, 가족 추천으로 떴던 고성의 25만 원짜리 펜션을 예약하려고 하면서 저만의 문제가 아님을, 아고다가 시스템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펜션의 경우 가족 추천으로 나왔었지만, 결과적으로 난방이 고장 난 냉골이었는데 전기난로와 전기장판을 갖다주고는 자라고 하더군요. 저희는 앞선 펜션에서의 실패 때문에 따로 펜션 사장님과 전화 통화까지 하고 방은 따뜻한지, 바다 전망인지, 깨끗한지 등을 확인했었는데 막상 도착하니 설명과 달리 민박 수준이었습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 펜션이 전기장판이 10개가량 비치된 추운 펜션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펜션 사장님은 25만 원짜리 방이 LPG라 따뜻해지는 데 3시간이 걸리니 1층 방으로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주셨습니다.
1층 방이 제일 따뜻하고 좋다고요. 결국 저희는 바다 전망이 아쉬웠지만, 저녁이 되었고 따뜻하고 깨끗하다는 말을 믿고 1층 방을 계약했는데 너무 추워서 자지도 못한채 나와야만 했던 것입니다.
다행히 펜션 사장님이, 보일러 고장을 인정하고 환불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환불이 문제가 아니라 정말 모처럼의 여행이 너무 힘든 하루가 되었습니다.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아고다가 가족 추천으로 올려주는 것을 절대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최대 인원이나 이용 후기 역시 꼼꼼하게 살펴서 모처럼의 휴가가 악몽으로 변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고다 홈페이지에서 검색을 할 때 이런 문구가 나오더군요. 결코 아고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는 이유인 듯합니다.
"검색 결과 순위는 수수료 수익의 영향을 받습니다" - 아고다
자세한 내용 보기 : https://blog.naver.com/sixmorning/222659239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