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오는 16일 달러 채권을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이 전망했다. 이 전망이 적중한다면 러시아는 1998년 이후 24년 만에 또 다시 채무 불이행 상황을 맞는 것이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JP모건은 "오는 16일 7억달러(약 8600억원) 상당의 채권 만기를 맞은 러시아가 상환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국가들로부터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받으면서 러시아 일부 자산이 동결돼 부채를 갚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 러시아 중앙은행은 6430억달러(약 790조원)의 외환 보유액이 있어 부채를 상환할 자금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각종 경제 제재로 러시아가 해외에서 채권을 지불하는 데 장애물이 많다고 JP모건은 봤다. 러시아가 해외 대출 기관에 손실을 입히는 등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 카드로 디폴트를 악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해석도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일 외국인 보유 부채 상환 법령에 서명했다. 이 법령은 러시아와 러시아 기업들은 외국 채권자들에게 루블화로 상환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물론 이 같은 결제 방식은 상환 여부를 인정받을지 여부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법령에 따라 러시아가 루블화 지불을 결정하는 즉시 디폴트로 이어질 수 있고 CDS(신용부도스와프) 변제를 촉발할 것이라고 JP모건은 봤다. 오는 16일 만기인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1억1700만달러(1435억원) 상환 조건에는 루블화 지불 옵션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국 헝다그룹 사례와 같이 달러화 채권은 30일 동안의 자동 유예기간을 적용받는다. 이를 통해 다음달 15일까지 유예를 받고 러시아가 상환한다면 디폴트를 면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