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흔하디 흔한 회사 이야기일수도 있겠는데요 그래도 여기가 좀 활발하게 움직이는 커뮤인 거 같아서 여기다 적어봅니다. 판은 늘 이슈가 있을 때 보기만 했지 적기는 처음이네요.
외주 제작 영상 프로덕션에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한 달 정도 됐는데요, 학교에서 현장 실습생 신분으로 다니는 거라 학교까지 연관되어 있습니다. 함부로 그만 둘 상황이 아니란 거죠. 실습이 6월에 끝나니 그때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이 첫 직장이고, 사회 생활도 처음이라서 서툰게 많습니다. 학교에서도 실습만 몇번 해봤을 뿐 현장에 나간 적은 별로 없어요.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도 여전히 모르는 점이 많고 서툰 점이 많은데요, 사실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이제 좀 뭔가 눈치가 생기고 그래야 하는데 내가 눈치가 없어서 그런 건지, 하루에 꼭 2번 이상은 혼나는 거 같네요. 제 서툰 점은 피드백 하는 점은 제가 배워야 할 점이 맞긴 한데.... 문제는 이게 혼날 때마다 가스라이팅을 한다는 점입니다. 업무보고를 할 때마다 브리핑을 간단하게 하는데, 듣다가 뭔가 맘에 안 드는게 있으면 갑자기 피식 웃는 겁니다. 그 때마다 또 뭔가 잘못됐다 싶다고 느껴요. 꼭 하나하나 세세하게 잘못된 점을 이야기 합니다. 아니 뭐 물론 잘못된 점을 얘기하는 건 당연한 일이긴 한데..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저더러 설득을 해보래요. 나 같으면 이렇게 안 했고 이렇게 했을텐데, 나는 납득이 안 되는데 설득을 해봐라. 납득이 가면 인정하겠다. 뭐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솔직히 이미 태도와 말투, 그리고 표정부터가 나는 마음에 안 들었다는게 확 보이는데 제가 뭘 어떻게 얘기를 하나요.. 그래도 무슨 얘기라도 해보자 싶은 마음에 우물쭈물 어떻게든 얘기를 하는데, 그 때마다 늘 하는 얘기가 "내가 클라이언트라면 이런 기획안은 바로 던졌을 거 같다" 부터 시작해서 "솔직히 그냥 생각없이 적은 거 아니냐", 심지어 어떤 날은 외근을 하는 날이었는데 그게 첫 촬영 날이었습니다. 첫 촬영에 대한 걱정때문에 잠이 안 와서 이동하는동안 좀 졸았어요. 그러다가 며칠 있다가 하는 말이 "나는 촬영때문에 운전하면서도 머릿속이 복잡한데 편하게 잠이나 잔다. 간절함이 없는 거 같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겁니다. 솔직히 좀 억울했어요. 아니 저도 회사 다니면서 첫 촬영이고 그거 때문에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잠도 못자고 다음 날 평소보다 이른 아침에 출근해서 현장에 가고 있는데 그때 잠깐 존 거 가지고 뭐 간절함이 없다니.... 그때 좀 울고 싶었네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우리는 뫄뫄씨에게 애정이 있어서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다, 공격적으로 받아들이지 마라, 애정이 없었으면 이렇게 얘기도 안 했다." 뭐 이렇게 말을 하는데.. 솔직히 예전에 부모님이 체벌하면서 우리를 사랑해서 때리는 거다라고 가스라이팅 하는 거랑 뭐가 다릅니까 이게...
그리고 한 번은 문의가 들어왔다는 가정 하에 기획안을 써 보는 모의 훈련같은걸 했는데 저는 정말 레퍼런스 검색 하고 아이디어를 쥐어 짜내서 기획안을 만들어놨더니만... 역시나 피식 하는 웃음과 함께 이거는 그냥 생각없이 적은 기획안이라고... 경험이 없어서 이런다느니, 너는 아직 그 레벨이 안 된다, 너는 초급인데 벌써부터 고급 레벨을 생각하고 있다 이런 말들... 저 그때 너무 서운해서 사무실에서 뒤돌아서 몰래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 편으로는 한 달이나 됐는데 아직까지도 이런 소리를 들으면 너무 무능한가 이런 생각도 드네요...
쓰다보니 또 울컥하네요. 전 나름대로 회사 사람들이 다 젊어서 좀 분위기 좋을 줄 알았는데 그냥 제 착각이었나봅니다. 실제로도 저 빼고 다른 회사원들 전부 (6명이서 하는 스타트업입니다 그중 한 명이 저) 같은 학교 출신인지 모 대학교 얘기가 나오면 교수부터 시작해서 근처 맛집이라던가 공유가 되더군요. 심지어 회사 단톡방에도 전 빠져있고.. 퇴사하면 학교 다시 다녀야 하는데 그냥 수업 들을까 그 고민을 매일 하고 있습니다.
너무 답답하고 또 눈 뜨고 일어나면 그 지옥같은 곳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답답해서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