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태어난 경상도 2n 딸들의 삶이 다 비슷하겠지만
걸핏하면 때리고 욕하고 집밖에 처자식을 쫓아낸 아버지
남아선호사상에 찌들어 딸의 희생을 강요하는 어머니
그 밑에서 자란 안하무인 남동생
모두 정말 쉽진 않았어요.
고3 시절, 대학 원서를 넣고 싶다는 제 말에 어머니는 "돈 없으니 니네 아버지한테 가서 돈 달라고 해라"고 했고 아버지는 "딸 주제에 대학을 가려하느냐"며 "무릎 꿇고 나를 설득하면 보내주겠다"고 해 정말 무릎 꿇고 빌어서 겨우 대학 원서비를 받았던 기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그래도 하늘이 불쌍히 여겼는지 공부를 썩 못하는 머리는 아니었고 4년 제 대학에 들어가 원하는 공부를 하면서 무사히 취직해 사회에서 1인분은 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가족들에게는 하늘이 무심하네요.
동생은 아버지의 성질을 그대로 빼닮아 툭하면 저에게 온갖 욕을 했고 그건 어머니한테도 마찬가지였죠. 아버지는 본인 일 아니라고 항상 관망했는데, 결국 그 욕과 폭력이 본인에게 돌아왔네요.
설상가상 아버지는 투병 생활 중이고 동생은 집에서 쫓겨난 생활을 하고 있죠.아들이 끔찍한 어머니는 항상 아버지의 눈치를 살피며 아들의 자취 생활을 지원해주고 있고요
그러다보니 관심이 저한테 돌아오네요. 본인들에게 자식은 저 뿐이라며 역시 딸이 최고라고 하는데, 저에게는 부모님이 최고가 아니라 유감스러워요. 사실 그 관심도 부담스럽고요. 원래처럼 관심 안두면 좋겠는데...
과거, 어머니가 저에게 했던 말은 아직도 제 가슴에 남아있어요. "당연히 너보다 네 동생이 더 중요하지. 네 동생은 우리 제삿밥 차려줄 애고, 넌 시집가면 끝이잖아"
정말 큰 상처였고 어머니께 사과도 받았지만 쉽게 풀리진 않네요. 그런 절 보면서 어머니는 "아직도 속 좁게 그런 걸 기억하니? 난 너네 아빠한테 얻어 맞았던것도 다 용서했는데 나처럼 좀 잊으려 해봐. 미안하다 했으면 됐지 뭘 자꾸 바라니"라고 치부하니까, 우린 평생 가까워지기가 어렵겠죠.
정말 수많은 일이 있었고, 이제는 감정이 많이 가라앉았어요. 부모님은 저보고 나이가 들면 우리를 이해할거라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이해는 안되고 가족에게 정이 가지 않네요.
이런 제가 참 못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가족과 평생 가까워지고 싶진 않아요.이기적인가 싶지만 제 마음 편하려면 이게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