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저는 저번달까지 용돈을 하나도 못 받았고 교통비도 빌고 빌어서 받아냈습니다. 학교는 멀어서 환승만 기본 2번입니다. 요즘엔 병원까지 다녀 교통비가 추가로 붙어 4만원을 받고 있고요. 사실 그 병원만 가는게 아니라 다른 병원에도 가야하고 학교에서 현장학습도 나가 4만원쯤 받는 교통비도 부족합니다. 학교를 왔다 갔다 하는데에만 3만 6000원이 넘게 들어 돈이 부족하면 등교만 2시간 걸리는 거리를 걸어다닙니다. 그래서 엄마한테 차비 만원만 더 달라하면 벌어쓰라며 소리를 지르십니다. 저희 집은 알바도 안 되고 알바를 한다하면 소리란 소리는 다 지르면서 집에 틀어박혀 공부나하랍니다.
설겆이하면 5천원씩 준다는데 그것도 다음날이면 그냥 돈도 안 주고 설겆이만 주구장창 시킵니다. 그리고 저는 아침 7시에 학교가서 저녁도 못먹고 10시에 들어와서 곧바로 가족이 먹고 남겨놓은 말라비틀어진 밥 먹고 씻고 학원 숙제하면 새벽 1시입니다. 솔직히 그것만으로 피곤해 죽겠는데 누가 설겆이를 하겠습니다.
차비만 받고 그것마저 부족해 빌고 또빌어 겨우 차비를 마련한 저에게 친구들이랑 어울릴 돈은 더욱 없습니다.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떡볶이, 문방구가기, 성신여대 놀러가기 등등은 해본 적도 없습니다. 학교에서는 돈이 없어 친구들이랑 놀러가지도 못하고 얻어먹기만해 점차 소외되는 것이 느껴집니다. 저번에 화장실에 있다 제 친구들이 저보고 거지새끼라며 뒷담하는 것도 들었습니다. 필기구는 그냥 학교에서 나눠준 3색 볼펜하고 집에 굴러다니는 연필을 쓰고 다닙니다. 샤프가 고장났는데도 사주지도 않고 샤프심도 없어서 샤프를 쓰지도 못하고요. 필통은 4년동안 써서 다 찢어졌고 가방 뒤에 조그마한 주머니에 넣고 다닙니다. 포스트잇이나 공책은 행사에서 나눠준 것이나 유치원 때 받은 10줄짜리 노트를 씁니다. 제가 보건 특성화고여서 필기도 많은데 노트 하나 사주지 않습니다. 제가 벌어쓰라면서요.
그래서 부모님에게 용돈 좀 달라했더니 뭐라 했는 줄 압니까? 벌어쓰랍니다. 설겆이해서 벌어쓰라고, 알바는 절대 하지 말라고, 그리 피곤하면 그냥 학교도 학원도 다 때려치고 집에서만 있으랍니다. 이기적인 년, 못돼쳐먹은 년, 게으른 년. 온갖 욕은 다 들은 것 같군요. 용돈 달란 말 한마디 했다 제 차비도 끊겼습니다. 저 학교 다니면서 남부끄러운 일이라곤 돈이 없어 친구들에게 얻어 먹은 것 뿐입니다. 성적도 상위권에 들었고 장학금 30만원도 받습니다. 그런데 그 돈은 제게 아니라 부모님에게 들어가고 용돈은 받지도 못합니다.
남들이 다가진 지갑은 가지지도 못해 돈은 주머니에 넣고 다닙니다. 무선이어폰은 당연히 없고 한쪽이 안들리는 오래된 줄 이어폰 하나 겨우 들고 다닙니다. 옷은 당연히 잘 사주지 않아 그나마 맞는 유아때 입은 옷을 입는 날도 있습니다. 돈이 없으니 새옷도 못사고 7시에 나가 10시까지 아무리 배고파도 삼각김밥 하나 못 사먹읍니다. 집에가면 그냥 가족들이 먹다 남긴 말라비틀어지고 식어빠진 밥 먹기도 이젠 질립니다.
이런 저를 보면 진짜 거지 새끼 같습니다. 늘 친구들에게 얻어먹기만 하는 저에게 구역질이 올라옵니다. 친구들이랑 잘 지내려 노력해봐도 돈이 없으면 어울리지 못하겠습니다. 저희집이 가난한 것도 아니고 아파트 자가에 외식은 주마다 한번씩은 가는데 왜 저만 이렇게 살아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죽어버리고 싶습니다.
제가 잘못한 건가요? 제가 아무리 힘들어도 설겆이를 해서 돈을 벌어야했던 건가요? 이제는 모르겠습니다. 너무 힘듭니다. 돈 때문에 이리 억울하고 서러운 것을 이리 빨리 알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참고로 저희 집 전혀 가난하지 않습니다. 아파트는 자가로 살고 있고 아버지 차는 새로 나온 8천만원짜리 차고 어머니는 조그마한 캐스퍼?를 타고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