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횽들 나 오늘 고백할라고 하는데..

Into Oblivion |2008.12.30 13:14
조회 511 |추천 1

 

안녕하세요 전국의 수많은 네톤 로긴님하들.

전 부산에 거주중인 22.9세 건장한 남아여라. (항상 이런식으로 시작하더라고요)

 

거두절미하고 바로 시작할게요.

바야흐로 대략 1년전 금요일 저녁이었음메.

같이 근무중인 동기 한눔이랑 인근 술집에서 술마시면서 서로 하고있는일에 대해 열폭하던중 슬슬 술기운이 뻗치길래 나와서 찬공기 쐬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갑자기 칵테일이 너무 먹고 싶은겁니다.

 

그리하야 입대 이전에 가끔씩 가던 bar로 갔습죠. 전원 물갈이 된 직원들을 보면서 어느 분하고 노가리를 까야하나 둘러보던 중..긴 웨이브 머리와 꽤 큰 기럭지에 유난히 호감이 가는 외모의 직원분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대뜸 그 분에게 평소에 자주 먹던 블랙 러시안을 주문했습죠.

 

그 직원분한테도 마실 거 한잔 사 드리고 셋이서 두어시간 대화가 오가는데 다짜고짜 저 보고 오빠라고 하시는 그 분 덕분에 무심코 저도 제 나이를 2살 렙업시켰더랬습니다. 당시 전 21살, 그 녀는 22살. 유난히 낡은 제 비쥬얼도 한 몫했더랬죠.

꽤 시간이 늦어 귀가해야될 상황이 왔을 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마디 던졌습니다. 솔직히 얘기하면서 관심이 점점 쌓이던 상황이라..

"다음주 일요일에 시간 되시면 오후 5시까지 저희 동네 버스정류장으로 오세요, 진짜 오시면 저녁이라도 한 끼 해요" 라면서 -_-

 

그랬더니 진짜 간다는 겁니다. 반신반의 하면서 저랑 동기놈은 업소를 나와서 택시를 잡아타고 귀가하던 중..뭔가 찜찜함을 느꼈습니다.

막연히 약속을 잡아놓고 제일 중요한 "연락처"를 교환하지 않았다는.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서 연락처 물어보기도 애매한지라 그대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러흘러 일요일 오후 4시 50분.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제가 던져 놓은 말이 있는지라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냥 정류장 벤치에 앉아 아이팟 너머로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멍 때리던 중 시계를 보니 어느덧 5시 5분. 장난은 장난으로 받아치셨구나라고 생각하며 5분만 더 기다리고 안오면 집에가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찰나, 누가 제 옆에서 기웃기웃 거립디다.

 

예, 왔습니다 -_- 일단 기대를 저버린 상태였던지라 뜬금없이 나타난 그녀를 보며 당황한 나머지 "와, 진짜 오셨네요."를 무한반복. 서로 인사를 나눈 뒤 대뜸 민증 까보랍니다.

아무래도 미심쩍다며.. 제 나이 탄로나고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데..

본인이 왔으니 약속 지키라고 ㅋㅋ 그래서 시내라 나가서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하는데

영화보고 나오니 눈이 내리고 있는 겁니다. 부산에선 눈 구경하기 쉽진 않았는데 그것도 첫눈이었던지라 왠지 하느님이 이 여자 잡으라고 눈을 뿌려주시는겐지..

 

그래도 워낙에 소심한 성격에다가 나름 여자에 대한 상처 같잖은 상처를 달고 살아본 본인이라 그런지 처음부터 들이대진 못하고 그냥 조금씩 관찰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술도 마셔보고 야구장도 가고 새벽에 나가서 일마치고 귀가하는 그녀 집까지 차로 태워주고 뭐 이런저런 행동을 몇달동안 하다보니 그제서야 내가 이 여자를 진짜 좋아하는구나 하는 감정을 깨닫게 됐습니다.

 

어느 순간에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고백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며 타이밍을 재기 시작한 그 시점. 문득 달라져 있는 그녀가 생각났습니다.

서로 알게된 초반과 중반까진 저한테 간혹 관심도 가져주고 문자도 먼저보내주고 그러던 사람이 어느 순간부턴 제가 보자 할때만 보고 먼저 연락오는 횟수도 뚝 끊기고. 정작 만나서도 유난히 줄어가는 말 수에, 제 개그는 듣는 둥 마는 둥 -_-

그런상황이다보니 소심한 제 성격상 고백은 개뿔이고.. 그렇게 몇 달을 더 이어가다가 마지막에 만난 12월 초에는 완전 꿍해있는 그녀 모습에 저도 지쳐서 굳은 얼굴로 집에 보내는 그런 상태까지 와버렸습니다. 그래도 이미 뭘 해도 그녀 생각이 나는 지경까지 와 버린 본인인지라..

 

솔직히 제가 남에게 고백하고 이런 성격이 못되거든요. 겉으론 강한 척 쎈 척 다 하고 다니지만 이때까지의 대여섯번 남짓한 연애생활의 시작또한 항상 상대방의 대쉬 덕택에 이뤄지다보니. 자연스레 기다리는거에만 익숙하지 들이대고 이런 걸 잘 못합니다.

 

항상 그런 제 성격만 탓하다가 그녀를 놓칠 것 같다는 생각에 어젯 밤 드디어 맘 굳혔습니다. 오늘 고백하러 갈랍니다 -_-

어떻게든 진심이 통했으면 좋겠다만 정작 당면한 상황에선 뻘짓을 일삼는 본인이기에 심히 마음에 걸린지만.. 이젠 더 이상 미루려니 제 자신이 더이상 용납이 안되네요.

더이상 늦으면.. 아니 이미 늦은 건지도 모릅니다만.

오늘은 진짜 그녀에게 제 진심을 보이고 싶네요.

 

저 잘 할 수 있겄죠?

응원 좀 부탁드립니다 톡커님들. (__)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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