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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니 대단하지 않냐?

ㅇㅇ |2022.08.15 03:02
조회 1,055 |추천 2
현역 수능 망하고 재수하겠다고 떵떵거리더니 결국 재수도 망함.
그렇게 재수도 망하고 삼수할 때도 한 9월까지는 아무것도 안 한 것 같거든..? 나 ㄹㅇ 학교 끝나고 집 오면 방에서 폰이나 자고 있었음. 맨날 새벽까지 폰 하다가 나 학교갈 때 자고.

그리고 언니가 수능 접수했을 때 솔직히 개한심하다 생각했음.
집에 돈도 없는데 원서비만 날리니까
(참고로 언니 알바로 번 돈 친구들이랑 여행 다니느라 하나도 안 남았음)
근데 갑자기 자기 물류알바 하고 오겠다는 거임.
그래서 난 꼴에 엄빠 눈치 보이니까 용돈 버나 했었는데 한 2주 정도 일하고 받은 돈으로 문제집 왕창 사는 거임.
그래서 내가 뭐하냐고 물어봤는데 자기 지금이라도 공부하겠대.
이번엔 대학 꼭 가야 된다는 거야. 인생이 너무 재미없다고.
대학 가서 예쁘게 꾸미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좋은 데 취업하고 싶다고

그 뒤로 수능 때까지 진짜 공부만 했음
사설 인강 들을 돈이 없어서 ebs만 듣고 공부함
(그냥 부모님께 빌리면 안 되냐 물어봤는데 눈치 보여서 못 그러겠대)
재수할 때도 겨우 방정식부터 공부하던 언니가 또 다시 처음부터 공부하는 게 안쓰럽기도 했고 왜 저리지 싶었음.
근데 다행히 재수 짬밥?은 있었는지 사탐 두 과목 2주만에 다 끝내고 하루에 영단어 200개씩 외우면서 혼자 나름 무언가를 하고 있었음.

처음에는 맘 편하게 사수나 하지 생각했었는데 수능 전날에 내 방에 와서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나.
이번엔 진짜 대학 간다고. 가서 돈 열심히 벌어서 나 재수할 돈 벌어주겠다고. 난 언니의 말을 믿었어. 얼마 안 남은 시간인데도 진짜 무섭게 공부했으니까.

그렇게 수능이 끝나고 가채점 하는데 수학은 많이 아쉬웠지만 일단 국어에서 두 개 틀리고 사탐이랑 영어도 나중에 채점했을 때 다 1이 떴어.
수학은..나도 솔직히 기대 하나도 안 했는데 3 뜨고.
표점은 나도 잘 모르겠다. 높은 3이었던 걸로 기억해.

진짜 언니 가채점 결과 보는데 내가 다 서러웠어.
아무것도 못 해주는 우리 집에서 저렇게 늦게나마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했다는 게 뿌듯했어.

그래도 성적표 나오기 전까진 안심할 수 없으니까 언니도 우리도 그냥 조용히 지냈어.
대망의 성적표가 나온 날..
가채점한 결과 그대로 나와서 그날은 우리집 완전 파티..^-^~

그렇게 언니는 서성한 중 한 군 데에 합격을 해서 지금 잘 다니고 있어.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아무것도 몰랐던 언니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 대학에 다니고 있는 것처럼 사람 일은 정말 알 수 없으니까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거야..
뭐..재수각 잡힌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언닌 문제집 살 돈도, 빌릴 여유도 없어서 쓰던 거 계속 쓰고 내 거 빌리면서 공부하고 그랬어.
의지만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



글이 급 마무리 되는 것 같은데..고삼따리는 이만 가볼게...^-^
얘드라 수능 파이팅이다!!
추천수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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