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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밀 영업종료 “비피더스, 가나초코우유 앞으로 못먹는다… 내 첫 직장이 사라진다” 네티즌 울린 글

ㅇㅇ |2022.10.18 10:19
조회 85 |추천 0
범(汎) 롯데가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사업 종료와 전 직원 대상 정리해고를 통보한 17일 온라인에는 “지금까지 푸르밀 제품을 사랑해줘서 참 고맙다”며 소비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직원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별명이 ‘가나초코최애’인 푸르밀 직원이 장문의 글을 올렸다. 블라인드는 회사 메일 등으로 해당 회사에 다니는 것을 인증해야만 가입 가능하다.

글쓴이 A씨는 “푸르밀은 나의 첫 직장이다. 그리고 이곳은 곧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며 푸르밀 제품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어릴 때 마시던 검은콩 우유, 엄마가 마트 다녀오실 때마다 사오셨던 비피더스, 기분이 울적한 날마다 자신을 위로해줬던 가나초코우유 등이다. A씨는 “이런 건 누가 만드는 걸까 늘 궁금했었다”며 “소비자가 아닌 관리자로 나의 추억과 애정이 담긴 제품을 다룬다는 게 설렜기에 부푼 기대감을 안고 입사했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고 했다. 그는 “내가 상상하던 회사 모습이 아니었다”며 “잘 나가던 제품도 몇 년째 매출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윗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졌고 직원들의 사기와 의욕도 점차 낮아졌다”고 했다. 이어 “이리저리 치이며 버티고 버티다 결국 문을 닫는다”며 “참 많이 아쉽고 슬프다”고 했다.

A씨는 “우리 회사가 사라진다는 소문이 언제 퍼졌는지 아쉬워하는 사람들, 대량구매 하는 사람들을 여기서 볼 수 있었다”며 “관리자로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때로는 날카로운 지적을 듣고, 때로는 달콤한 칭찬을 들으며 희로애락을 느끼면서 일할 수 있었던 건 ‘그대들’ 덕분”이라고 했다.

A씨는 “가장 아쉽고 속상한 건 우리 직원들이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추억이었다’고 말해주는 소비자님들, 지금까지 푸르밀 제품을 사랑해줘서 참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제품들은 곧 세상에서 사라지지만 우리 제품에 담긴 개개인의 추억은 오래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자신 역시 “수많은 소비자들의 손길을 가슴 한켠에 오래 남기겠다”고도 했다.

이 글은 13만명 이상이 보고, 900명 가까운 사람들이 공감을 뜻하는 ‘좋아요’를 누른 인기 글이 됐다. 댓글도 300개 정도가 달렸다. 네티즌들은 “회사와 제품을 애정했던 마음이 느껴진다” “자부심, 책임감,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사람은 이렇게 빛이 나는구나” “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거다. 그동안 고마웠다” 등 응원 댓글을 남겼다.

댓글이 많아지자 A씨는 “이렇게 많은 위로를 받을 줄 몰랐는데 공감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하다”며 “우리 제품을 이제는 못 즐기게 되어 아쉽다는 분들께는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생산 중인 물량까지는 판매 예정이니 발걸음 해주시어 마지막을 함께 추억해 달라”고 했다.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한 푸르밀은 “코로나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자구노력으로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는 통지문을 발송했다. 회사가 통보한 사업 종료 및 정리해고일은 11월 30일이다. 정리해고 대상은 일반직과 기능직 370여 명이다.

갑작스럽게 사업 종료 통보를 받은 푸르밀 노조는 “모든 적자 원인이 오너 경영 무능함에서 비롯됐지만 전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불법적인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푸르밀은 2009년 남우식 대표 선임 이후 실적이 개선되면서 2017년까지 줄곧 2000억원이 넘는 매출액과 수십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왔다. 하지만 남 대표가 퇴임한 후 2018년 신준호 회장과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공동대표로 취임해 오너 경영 체제로 회귀하면서 회사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적자로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124억원으로 적자 폭이 매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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