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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후 벌써 수요일

쓰니 |2022.11.02 22:52
조회 399 |추천 0

심폐소생술 하던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는다. 안일하게 그렇게 하면 사람이 살아나는 줄 알았다. 이미 그들은 죽은 뒤였다.

머리가 아팠다. 평소 받던 심리 상담이 있어서 트라우마의 무서움을 알았기에 선생님께 이 모든걸 이야기했다.
이런걸 산사람들의 죄책감이라고 한다고 한다.
내가 이태원역에서 나와서 그 붐비는 입구에서 그 쪽길로 가는 선택을 했었더라면 나는 피해자가 되었거나 가해자가 되었거나 둘 중 하나가 되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압사를 당해 죽었거나 아니면 그 안에서 밀치면서 빠져나왔어도, 마음이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이태원의 그쪽은 핫하기로 유명한 곳이고 , 반대쪽은 한산하다.
이태원에 많이 놀러갔던 나는 오히려 사람이 평소보다 너무 많고 그리고 그 길 뒤엔 더 이상 길이 없다는 걸 알기때문에 그쪽길로 가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날 이태원에 축제처럼 처음 온 사람들, 멀리서 온 사람들이 그쪽길로 진입을 많이 했을 것이다.
길 뒤에 길이 더 없는 골목에 들어가는 큰 입구는 2개인데
그 2개의길이 다 오르막길 내리막길이었고, 그 도로를 통제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들은 죽어나갔다.
피 한방울 없이, 정말 총기도 없는 나라에서, 서로 밀고 밀치다가 죽었다. 150명 넘는 건장한 젊은 남녀들이 말이다.
내 또래애들이 말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그런 제보들을 받았음에도 왜 경찰은 길에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던 걸까.
사고가 난 도로 앞에 경찰들은 차를 통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뒤를 볼 여력이 없었다.

왜 2주전에 이태원에서 세계음식문화축제를 할때는 미리 차없는거리를 공지하고 관리를 하루전부터 했으면서,
더 많은 인파가 예상되는 할로윈에는 차량 통제를 할 생각을 못했을까.

그리고 왜 경찰은 차량통제에만 경찰을 배치하고 길에는 배치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일방통행으로만 만들어줬어도 이 150명은 절대 압사로 죽지 않았다. 왜, 왜, 왜, 아무도 통제하지 않았을까.
이태원 지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더 그 길로 많이 갔을거다. 사람이 붐비는 만큼 그 길로 들어가면 또 다른길이 있을거라고 그리고 별천지가 있을거라고 당연히 생각이 드는 광경이었다 그건.

새벽이 되니까 도로가 통제되고 그 길로 구급차가 온다.
새벽이 되고 150명이 이미 세상을 떠나고 나니까 도로가 통제되고 경찰들이 대거 출동하여 집에 가라고 한다. 왜, 왜 그전에 많은 제보들이 있었음에도 움직이지 않았던걸까.
이게 희생이 아니고 뭘까 ?
그리고 그 길로 들어서는 순간의 선택을 하는 사람은 죽은자 또는 산자가 되었다.
죽은자는 말을 못한다. 산자는 산자의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야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재밌는 곳 중 하나라고 하는 이태원에서 벌어진 가장 기괴하고 경악스러운 사건.

다시는 이태원을 못갈 것 같다.
내가 본 건 지옥이었다.
죽어가는 자들과 그리고 네온사인과 큰 음악들로 인해 알턱이 없는 자들의 혼란스러움.
그걸 지켜봤던 내 시야에 지옥은 다른곳이 아니였다. 누군가에게 세상은 천국이고 누군가에게 세상은 지옥인 것을 봤다.

세상이란 그런거란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행복한 시간에
누군가는 고통스럽게 죽어가는게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누군지도 모르겠으나
애도하고 싶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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