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간편하게 본론 들어갈게
나랑 A랑 B랑 셋 다 여자고 부모님들끼리 조금 친하셔서 나름 오래 본 친구들임. 그리고 각자 바쁜 일 끝난 김에 오랜만에 셋이 놀기로 했고 다음 주에 계곡 근처 펜션 놀러 가기로 함.
우리가 가기로 한 펜션은 내가 가족들이랑 어릴 때부터 자주 가던 곳이라서 나한테는 꽤 익숙하고 우리 부모님도 잘 아는 곳임. 그리고 가족끼리 캠핑이나 펜션 자주 안 놀러가는 사람들이라면 없을 법한 요리 도구나 버너, 부탄가스 같은 캠핑용 세트가 잔뜩 있음.
그래서 애들한테 '내가 예약이랑 조리 도구 세트 싹 다 챙겨갈 테니까 너네는 먹을 거랑 놀거리 등등 맡으셔' 같은 뉘앙스로 말했지. A라는 친구는 '나는 술, 과자, 안주 같은 간식거리 한 봉지 챙겨갈 수 있음' 이라고 말했어 근데 문제는 B임.
우리가 왜 어디를 놀러 가기로 했으면 역할 분담은 제대로 해야되잖아. 근데 B는 자꾸 최대한 덜 가담하려고 하는 거임. 대충 이정도 분위기면 '그럼 내가 고기랑 햇반 챙겨갈게' 이런 말을 하는게 상식이잖아. 고기랑 햇반은 예시고, 대충 식사를 챙겨간다며 언급을 하는게 맞는 거잖아. 근데 여기다가 하는 말이 '나는 노래방 마이크 담당 난 노래방 마이크 챙겨갈 거임' 하면서 그 외 가져간다는 말이 일절도 없어.
그리고 우리 집에 보드게임이 좀 많아. 거의 다 옛날에 유행하던 부루마블, 인생게임, 우노, 트럼프카드, 뭐 등등 아무튼 그런 게임이 많아. 근데 내가 요리 도구랑 예약까지 다 하는 마당에 나더러 '너 집에 보드게임도 많으니까 그것도 다 가져와' 이러는 거임.
진짜 순간 내 귀를 의심했음. 셋이서 통화 하면서 정한 건데 당시에는 그냥 웃어 넘겼지만 끊고 생각해보니까 이게 맞나? 싶더라. 그리고 혹시나 해서 단톡방에 한번더 '나 이거이거 챙겨갈 수 있어.' 라고 언급했고, A는 똑같이 '술이랑 안주, 과자거리 가능' 하고 올렸지만 B는 역시나 '나는 노래방 마이크 담당' 이러는 거야. 솔직히 노래방 마이크를 여러개 들고오는 것도 아니고 하나만 챙겨가는 거일 텐데 이게 맞나 싶었어.
내가 바쁜 일 때문에 날이 서서 예민한 건지 아니면 객관적으로 봐도 이상한 건지 읽어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