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학생 학교폭력 사건' 피해자의 유서가 공개됐다.
지난 11일 전파를 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2011년 12월19일에 학폭으로 사망한 승민 군 이야기를 다뤘다.
승민 군은 당시 중학교 2학년생이었다.
사건 당일 평소처럼 승민 군의 배웅을 받고 출근한 어머니는 아들의 사고 소식을 전하는 전화를 받았다.
승민군 어머니는 "출근 중 경찰에 '사고가 났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교통사고라고 생각했는데, 아파트 앞으로 오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이미 (아이는)하얀 천으로 덮여 있었다. 사망 확인을 했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안았는데 따뜻했다"며 "막 바닥에 주저앉아 '아니야'라고 소리를 지르고 울었다"고 회상했다.
어머니는 당시 승민군의 몸 상태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얼굴을 제외하고서 온통 시퍼런 멍 투성이였다. 팔과 다리, 배, 엉덩이 등에 멍이 들어있었다. 멍의 색을 볼 때 구타는 오랫동안 지속됐다.
승민군의 A4용지 4장 분량 유서는 조사 중 발견됐다.
승민군은 유서를 통해 새학기가 시작된 후 가해자 재우, 윤호(가명)에게 지속적인 폭행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다. 이유는 게임이었다. 가해자들은 게임 속 레벨이 높은 승민군에게 자기 캐릭터를 키워달라고 부탁했다. 대신 게임을 해준 날이 160일이나 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도 없이 아침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게임을 대신해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킹으로 캐릭터와 아이디가 사라지자 괴롭힘이 시작됐다.
승민군은 "재우와 윤호가 매일 우리 집에 와서 괴롭혔다. 날이 갈수록 심해져 담배를 피우게 하고, 물고문을 했다"고 했다.
승민군은 "12월19일, 라디오를 들게 해 무릎을 꿇게 하고 벌을 세웠다"며 "내 손을 묶고 피아노 의자에 눕혀놓고 때리고 몸에 칼을 새기려다 실패하자 내 오른팔에 불을 붙이려고 했다. 라디오 선을 목에 묶고 끌고 다니며 던져주는 과자 부스러기를 주워 먹으라고 했다"고 했다.
승민군은 "참으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나 자신이 비통했다"며 "물론 이 방법이 가장 불효지만, 계속 살아있으면 외려 더 불효할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일찍 철들지만 않았어도 여기에 없었을 거다. 장난 치고 철 안 든 척 했지만 우리 가족을 사랑했다. 매일 남 몰래 울고 매일 맞던 시간들을 끝내는 대신 가족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눈물이 앞을 가린다. 내가 없다고 해 슬퍼하거나 죽지 말아달라. 내 가족이 슬프다면 난 너무 슬플 거다."
승민군은 유서 마지막에 이같은 부탁을 남겼다. 승민군은 "부모님에게 한 번도 진지하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지 못했는데 지금 전한다. 엄마, 아빠. 사랑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마지막 부탁인데 저희집 도어락 번호 키를 바꿔달라. 가해자들이 알고 이어서 제가 없을 때도 문 열고 들어올지도 모른다"고 했다.
승민군 어머니는 "가족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형은 동생이 그렇게 됐는데 아무 것도 못 도와줬다는 죄책감, 남편은 남편대로 멀리 있어 아이를 못 봤다는 죄책감, 엄마의 죄책감은 뭐라고 말할 수도 없다. 내가 내 아이를 못 지켰다. 중학교 교사인 자기 아들 저러는 것을 몰랐나"라며 오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