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는 학생 시절 계층 간 평등을 외치고, 못가진 사람들을 위해 목소리를 냈지만 기성세대가 되자 사교육 시장을 장악, 떼 돈을 벌고 교육 격차를 조장했습니다. 한국 교육을 망친 요인 중 하나입니다.”
‘사교육 일번지’로 불리는 대치동에서 강사로 일하다가 사교육 시장에 염증을 느끼고 떠난 박재원 행복한공부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실제로 386세대가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을 논할 때 사교육 이슈를 빼놓을 수 없다.
학생운동을 하다가 취업 시기를 놓쳤거나, 구속 경력 등으로 일반 직장 취직이 힘든 이들에게 사교육 시장은 진입문턱이 낮은 일터였다. 전교조 해직교사 상당수도 학원가로 흘러갔다. 운동권 출신으로 2000년대 초 대치동 등지에서 학원강사로 활동했던 A(51)씨는 “처음부터 큰 돈을 벌겠다거나 기형적인 교육 시장을 만들 의도를 가진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한달에 수천만원을 우습게 버는 상황이 생기면서 점점 사교육 시장의 논리에 매몰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신념과 현실의 괴리를 느낀 일부 강사들은 ‘사교육 블랙홀’에서 빠져나왔지만 이미 사교육 시장의 ‘큰손’이 돼 돌아 갈 수 없는 상황이 된 이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입성하기 전에 사교육 시장에서 꽤 이름이 나있던 정치인들도 있다. 정청래(건국대 85)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마포 지역에서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명성이 높았던 길잡이학원을 운영했고, 정봉주(한국외대 80) 전 민주당 의원도 외대어학원을 약 10년간 운영한 경험이 있다.
특히 90년대 초반 대학별 논술고사가 본격화되고, 논술이 대입을 가르는 중요 평가 기준이 되면서 서울 대치동을 중심으로 386세대들이 주도적으로 세운 논술학원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초암, 유레카논술아카데미, 조동기국어논술학원 등이 대표적이다. ‘운동권식 토론 문화’에 익숙한 386세대들에게 수천억원에 이른다는 논술 시장은 ‘금광’이나 다를 바 없었다는 게 당시 교육시장 인사들의 평이다.
박재원 소장은 “글을 쓰거나, 토론을 하는 건 386세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었다”며 “특정 주제를 가지고 수강생들과 릴레이 토론을 벌이거나, 밤 늦게까지 뒤풀이를 하며 이야기하는 386세대의 문화가 입시 상황과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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