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너무 장문이 될것 같아 미리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저 또한 이별 했을때 친구/가족 그 무엇
보다 네이트판에 너무나 큰 힘과 위로를 받았기에 저 또한 이렇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수 있다
면 하는 그런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25살 ..
그녀를 처음 만난건 우연히 들어가게된 채팅 사이트였습니다.
얼굴도 보지 못한채 채팅으로만 누군가와 이렇게 이야기가 잘 통하고 편안하다는 느낌은 처음
이였습니다.9월부터 12월까지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에 만나기로 처음 약속을 잡았습니다.
12월 24일이 얼마나 기다려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던지..
벌써 14년전일이지만 그때의 감정은 도저히 잊혀지질 않네요.
역앞에서 약속 시간보다 2시간정도 일찍 나와 얼마나 긴장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던지..
이상했습니다.채팅을 하며 사진이나 이런건 일절 본적이 없는데..
개찰구를 통해 나오는 그녀를 보며 한눈에 알수 있었습니다.바로 그녀라는걸..
크리스마스이브 그 수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개찰구에서 이상하게 눈에 띄더군요.
눈이 크다고 놀리지 말라던..키가 너보다 너무 작다며 너보다 키가 많이 작을거라며 키높이 구
두를 신어야 하겠다던..머리가 많이 긴편 이라고 말하던..
개찰구에서 열걸음 정도 걷던 그녀 또한 저를 빤히 쳐다보더군요.
자연스럽게 다가가 손을 잡아주며 너무 반가워.보고 싶었어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이상하게 들리실지도 모르겠지만..저흰 이미 사귀기로 했었습니다.만나기로 하기 전날..
얼굴도 보기전에 말이죠..제가 얼굴은 보지 못해도 단번에 알아볼수 있을꺼라고 했는데..
약속한다면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귀면서 제대로 된 약속을 지켜준건 그거 하나밖에 없
었습니다..다시 생각해도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그때 왜 그랬는지..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25살그녀가 그동안 남자들과 해온 연애들을 들어보니 마음
이 너무 아팠습니다..(개인적인 부분이라 세세한 부분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꼬옥 안아주며 말을 해주었죠.나는 안 그럴꺼야.나는 행복하게 해줄께 라면서요..
울더군요..큰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어린 마음이였을까요..얼마나 좋았는지 헤어지기 싫었습니다.그래서 크리스마스가 지나서도 그
녀의 집 근처까지 이동을 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녁에는 돌아가야지 하는 마음이였는데..정말 헤어지기가 싫더군요..안되겠다 싶어서 같이 살
자고 말을 했습니다.조금 놀라는 눈치긴 했지만 고개를 끄덕여주더군요..
그래서 조그마한 원룸을 하나 얻어서 같이 살기 시작했습니다..정말 행복 했습니다..
근데 시간이 몇달정도 흐르면서 문제가 슬슬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돈이였습니다..둘다 많다면 많은 나이지만 적으면 적은 나이였던것 같습니다..
준비 된것도 없이 시작했는데 정말 열심히 살았어야 했는데 저는 게임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모
든 경제위기상황을 알면서도 모른척 게임만 하며 여자친구에게 다 떠넘기기 시작 했습니다.
여자친구는 꾸준히 일해왔고 그런 상황에 저는 그돈으로 계속 게임만 하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철없이 지냈습니다..4년의 시간을..
그러던 어느날 그녀가 퇴근해서 와서 한마디 하더군요.
우리 가까운곳에서 떨어져 살아보면 좋지 않을까 하구요.
전 당연히 싫다 했습니다.네 욕하셔도 좋습니다.사실 그때 그녀가 제게서 떠난다는 사실보다
백수 게임쟁이가 당장에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편하게 못할수도 있단 생각이 들어서요..
원래 이런 상황이 닥칠때면 제가 미안해 잘할께 용서해줘 하면 넘어가던 그녀가 단호 했습니다.
자기는 집을 구했다며 멀지 않은 거리라며 연락하고 만날수 있다고 헤어지는거 아니라며 짐을
싸서 나갔습니다..그리고 제게 당부 했습니다.일을 해서 지금 사는곳 월세며 공과금 제 핸드폰비
잘 내면서 생활해 보라고..그녀가 그렇게 떠나고 나니..좀 뭔가 서운하긴 했지만 연락도 잘되고
집도 가깝고해서 별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그때도 참 철없게 돈달라고 하면 주겠지..하면서
속으로 안심했습니다.그녀가 짐을 싸서 나간 후 겸사겸사 방도 정리할겸 신발장을 보는데 가슴
이 너무 아프더군요..구두를 그렇게 좋아하던 그녀가 돈을 벌기위해 본격적으로 뛰어든 후 사
실 구두를 신어볼 일이 없었습니다..4년전 똑같은 운동화로 얼마나 악착같이 해왔는지..신발이
다 뜯어져 있더군요..밑창이 보일 정도로 너덜너덜하게..근데 그걸 순간 접착체 붙여가며..제 옷
이며 신발은 무슨일이 있어도 좋은것만 사주고 했는데..구두를 그렇게 좋아하던 그녀인데 저 뜯
어진 신발을 돈이 아깝다며 4년을 신고 있었던것입니다..전 그조차도 몰랐습니다..참으로 못나
고 병신같은 놈이죠..
사람은 역시 고쳐 쓰는게 아니라고 했던가요..?일을 한다고 거짓말을 하며 핸드폰 소액결제로
현금화해서 월세/공과금/핸드폰비를 내구선 그녀앞에선 나 일해서 낸거야.라고 말도 안되는 짓
을 해버렸습니다..4년동안 매번 똑같았습니다.저란 놈은..일 할께.미안해.걱정마.그녀에게 거짓말
..희망고문..결국 그 사실을 그녀가 알게 되었습니다..헤어지자고 처음으로 이야기 하더군요..
순간 머리가 너무 하얘져서 아무말을 할수가 없었습니다..무슨일이 있어도 헤어지자고는 안하던
그녀였는데..한달동안 붙잡고 또 붙잡았습니다.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었습니다.소용 없더군
요..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헤어지고 3개월동안은 폐인처럼 살았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술만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잘한것도 하나 없는데..
계속 연락은 했지만 그녀는 아예 일절 반응이 없었습니다.
3개월이 조금 더 지나서 그냥 닥치는대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럴일은 없겠지만..다시 만나게 된다면 제대로 된 모습..찢어져서 너덜너덜해진 운동화가 아닌..
그녀가 좋아하던 구두를 편하게 신겨주겠다는 마음으로요..
헤어지고 1년이 되던 크리스마스 이브에 그녀가 좋아하던 구두를 사서 역에 가서 기다려보았습
니다..혹시나 그녀가 오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면서..
2년도 똑같이 역에 갔습니다..오지 않더군요..
3년째 되는날이였습니다..역시 오지 않겠지..하며 체념하며 고개를 숙이고 7번출구 개찰구 앞 의
자에 고개숙여 앉아있던 저에게 낯익은 목소리가 들리더군요.."잘 지냈어?"
고개를 올려보니..처음 만났던 그 모습 그대로 그녀가 제앞에 서있더군요..
그냥 울었습니다..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습니다..그 상황에서도 몇시간동안 대체 이러고 있던거
야..?안추워? 제 걱정을 해주더군요..
진정을 한후 카페에 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3년 동안 아무 연락도 없이 지냈는데 내가 여기
있는거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그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어떻게 잊어..크리스마스 이브날을..이브날마다 평생 구두 이쁜거 사준다고 약속 했잖아.."
"오늘 오면 너 있을것 같았어..내가 잘 알잖아..너..속은 조금 썩혔어도 나밖에 모르는 바보라는
걸.."
"근데 오늘만 와보고 없으면 잊어 버리려고 했어.."
"오늘 안오면 후회할것 같았어..바보같이 또 나만 기다리고 있을꺼 아니까.."
펑펑 울었습니다.할말이 없었습니다.같이 지내는 4년동안 아무것도 해준게 없었는데..
약속 하나 제대로 지켜준것도 없는데..희망고문만 했었는데..내 개인적인 이기심에..
그 이후에 재회 했습니다.그리고 1년후에 결혼을 했고.축복으로 행복으로 다가와준 3살짜리 아
들과 지금까지 별탈없이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어느 누군가는 저의 글을 보고 소설쓰고 있네.주작하지 말아라.말씀 하실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건 네이트판을 보며 지금도 마음 아파하고 힘들어하실분들께 조금
이나마 힘이 되고자 함입니다..그리고 절대 옆에 있는 사람 불행하게 힘들게 하지마세요..
날씨가 슬슬 추워지는 이맘때쯤 겨울 냄새가 나는 계절이 다가올때면 전 아직도 설레이고
행복해지곤 합니다..오랜만에 들어온 헤어진다음날에는 참 여러가지 이야기가 많이 있더군요..
힘내십시오..저도 여러분들의 글과 댓글들을 보며 힘든시간을 버틴것 같습니다..주저 없이 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