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로제 W코리아 11월호 화보랑 인터뷰 떴길래 일부 가져와봄
로제의 2023년은 어쩌면 이 문장들로 기억될 것이다
한 해가 저무는 지금, 로제는 올해 자신이 통과한 시간을 되감아 반추해보았다. 되감아진 시간 속에는 올해 전 세계 34개 도시를 순회하며 성료한 두 번째 월드투어 ‘본 핑크’도, K팝의 새로운 여정이라 불린 코첼라 헤드라이닝도 있었다. 마침내 자신에게 증명해 보일 수 있었던 한 해, 비로소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게 된 한 해. 로제의 2023년은 어쩌면 이 문장들로 기억될 것이다.
오늘 촬영장에 반려견 행크가 함께했어요. 스태프들이 한마음으로 행크에게 ‘간택’받기를 바랐지만 좀처럼 성공한 사람이 없었네요.
하하, 행크 참 매력 있죠. 사람으로 치면 INTP 유형이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어요.
최근 행크로부터 크게 위로받은 기억이 있다면요?
늘 위로받는 것 같아요. 행크가 있어서 인생이 즐겁고 보람차고 행복해진 느낌이에요. 같이 있으면 모든 게 다 괜찮아지는 기분이거든요. 항상 저를 지키려고도 하고요. 외출해서 바깥에 있을 땐 졸졸 쫓아다니면서 저에게서 안정을 찾으려 하는데, 집에선 언제나 저와 집을 지켜야 한다는 마인드인 것 같아요.
언젠가 안토니 바카렐로가 생로랑을 사랑하는 여성들 사이엔 공통적으로 “자신감 넘치고 진취적이며 독립적인 기질”이 있다고 말한 게 떠올라요.
맞는 것 같아요.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라고도 말할 수도 있겠죠. 타인이 ‘이것이다’고 했을 때 자신은 ‘이것이 아니다’ 생각이 든다면 기꺼이 얘기할 줄 아는 사람, 나아가 그걸 공격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전하고 남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진 사람인 거죠.
생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와 로제가 공유하는 기질도 있을까요?
네, 생각보다 있어요. 사실 안토니와 바로 친해졌다기보다 함께 퍼스널한 시간을 보내면서 천천히 가까워졌거든요. 그런데 알면 알수록 신중하고 조심성 있고 스마트한 사람이에요. 저도 사실 사람을 만날 때 약간긴장하는 편이거든요. 만났을 땐 반갑게 인사할 수 있어도 정말 편한 사람이라고 느끼기까진 좀 시간이 걸려요. 안토니는 멀리서 봤을 땐 보스이자 리더란 느낌이 있지만 가까이서 지켜보면 그 누구보다 신중한 사람이란 걸 알게 돼요. 대단히 소프트한데 그런 면이 결코 위크(Weak)함으로 다가오지 않고 속 깊음과 이해심으로 다가오고요.
올해는 작년 10월부터 1년 가까이 이어진 월드투어 ‘본 핑크’가 있어 유독 빠르게 흘렀을 것 같기도 해요.
그럴 수도 있죠. ‘본 핑크’는 올해 저에게 일어난 가장 감사한 일이었어요. 투어 때문에 무척 바빴지만 한 해를 안정감 있게 달릴 수 있었거든요.
안정감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뭐가 됐든 다음 주에 블링크(팬덤명)를 만날 수 있고, 또 그다음 주에도 블링크를 만나서 내가 열심히 무대를 보여줄 수 있겠다는 것에서 오는 느낌요. 이건 가수로서 가질 수 있는 가장 좋은 기분이지 않나 싶어요.
‘본 핑크’가 로제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요?
첫 월드투어 당시엔 매 순간이 첫 경험이다 보니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본 핑크’는 두 번째잖아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전 어려움으로 남은 부분들에 한번 부딪쳐봐서 거기서 배우고 잘 메워 극복하면 이번 투어를 소중한 추억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좋은 기억이란 것도 내가 만들어가는 거잖아요. 이번 ‘본 핑크’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된 게 있어요. 나는 무언가 새로 시작했을 때 처음엔 더디더라도 언제든 경험하고 배워서 나에게 도움 되는 거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요.
34개 도시, 66회 차, 180만 관객 동원. ‘본 핑크’가 세운 기록엔 유독 ‘최초’란 수식이 따라붙어요. 문득 이런 기록을 세운 사람은 그 너머로 더 무엇을 목표할 수 있을까 궁금해지네요.
블랙핑크로서 이런 감사한 일들을 겪을 때, 특히 초반엔 그게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앞으로도 우리가 믿는 것, 하고 싶은 것, 내면이 말하는 것에 집중하고 귀 기울여야겠구나 느끼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우리가 틀을 깨고 싶어 했을 때, 그러니까 가장 하고 싶은 음악과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를 선보였을 때 많은 사람이 사랑해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우리가 하고 싶은 걸 굳게 믿고 나가야겠다는 확신이 드는 것 같아요.
숫자나 성과를 떠나 로제가 한 명의 뮤지션으로 쓰고 싶은 사적인 역사가 있을까요?
지금 저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분들이 10년, 20년이 지나 과거를 돌아봤을 때 ‘로제를 응원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거예요.
2023년의 로제를 표현하는 단어가 있다면요?
증명. 내가 나 자신에게 증명할 수 있던 한 해이지 않았나 싶어요. 올 초만 해도 내가 독립적으로, 또 스물여섯 살의 성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물음표를 품은 것 같거든요. 그런데 돌이켜보니 결국 잘 해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어요. 타인에게도 나를 증명한 한 해였는지는 그들에게 물어야 알 수 있겠지만, 일단 나에게는 ‘너는 너의 보이스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야’라고 말해주고 증명한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인터뷰 읽는데 역시 멋있다
항상 발전하려 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자극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