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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미치도록 재미가 없습니다

나는나는 |2023.12.14 16:11
조회 17,773 |추천 60
방탈 죄송합니다. 연령대가 높으신 인생 선배님들께 조언 구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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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먹을 각오하고 씁니다.
다소 우울한 글이니 기분 안 좋으신 분들은 읽지 않으셨으면 해요 제 글로 누군가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저는 이십대 중반입니다. 만으로도 한국나이로도 이제 중반은 넘었습니다..
나이를 밝히는 이유는 한국은 나이가 중요한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제목 그대로 인생이 재미가 없습니다.
다들 재밌어서 사시는 건 아닌 것도 잘 압니다.
아직 20대인데도 열정도 삶의 미련도 없습니다.

살면서 무언가를 그렇게 열심히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중학생때는 운 좋게 최상위권 성적을 받으며 제가 공부로 이름을 떨칠 줄 알고 밤도 새워보고 했던 기억이 있으나

고등학교 가서는 밤을 새운다고 내 성적이 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일찍이 깨달았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 전에 중학교는 소위 말해 날라리도 있고 해서 제가 운 좋게 성적이 잘 오르고 성취감도 엄청났던 거 같아요.

그렇게 그냥저냥 고등학교생활을 보내고 그냥저냥 성적을 받고 졸업해버렸습니다.
좋아하는 과목에는 시간 투자도 하고 집중도 잘 됐는데 관심 없는 과목 시간엔 잠만 잤습니다.
부끄럽지만...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냥저냥 지방에 있는 국립대에 가게 됐습니다. 대학도 가기 싫었는데 부모님이 대학은 필수라고 성화셔서 그냥 성적 대충 맞춰서 갔습니다.(수시여서 수능날 최저만 맞춤)

그렇게 대학 가서도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남들이 공무원 공무원하길래 저도 잠깐 했었습니다만, 제 길이 아닌 거 같아 3개월 공부하고 접었습니다.
그래도 공부했던 과목은 80점대 이상 나왔던 거 보면 그땐 공부 머리가 아직 남아있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제 인생의 권태는 끊임없었습니다.
하루종일 잠만 자던 날도, 하루종일 휴대폰만 보던 날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걱정을 하시고 질책도 하셨지만, 그런다고 제 인생의 나태에 영향을 미치진 못하셨습니다.

식충이 생활을 전전하다, 남들 다 졸업할 때 그제서야 위기를 느꼈습니다.
공고를 찾다 지금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고, 아무 경력도 자격증도 없는 저도 다닐 수 있다는 게 감사했습니다.

재미가 없는 건 누구나 다 그런 것이라 믿었기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겐 항상 콤플렉스가 있었습니다.
저처럼 아무 능력 없는 사람은 무시당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기저에 늘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은 남들에게도 금방 들켜버려서, 지난 2년 동안 저는 줄곧 무시당하는 직원이었습니다.
그런 경향은 처음엔 돈이 제게 필요한 존재인데다 소비로 스트레스를 풀었어서 그냥 무시가 됐던 거 같습니다.(과소비로 악순환)

그러다 최근 제가 몸도 마음도 아프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제 유년시절부터 자리잡고 있었던 우울감은(초등학생때부터 왕따였습니다) 부모님과 살면서 어느 정도 방패가 되었던 거 같았는데
사회에 나와 그 우울을 온몸을 맞다보니 처음 겪어보는 난관에 부닥쳤습니다.

올해부터 그 좋아하던 옷이나 화장품을 봐도 감흥이 없더니 회사에도 같은 옷을 매일 입고 다녔습니다.
입사 초반에 매일 옷을 달리 입고 다녀 동료들이 옷 어디서 샀냐고, 옷이 00씨는 참 많다고 칭찬해줬던 저인데 말입니다.

모든 옷이 다 사치처럼 느껴지고 있던 옷도 다 버리고 싶어졌습니다.
소비에 감흥이 없어지니 돈에도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될 것을 알면서도 그냥 회사를 나와버렸습니다.

지금 계약직을 알아보며 쉬려고 하는데, 제가 뭐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자격증 시험도 준빚중이고 금방 딸 수 있다는 믿음도 있지만 그냥 왜하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돈도 필요 없고 삶도 죽을 용기가 없어 삶을 부지하고 있을 뿐인데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는 내 모습이 이상합니다.

집안도 부족함이 없고 제 외적인 것도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뭐가 그렇게 재미가 없고 권태로운지 모르겠습니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보는 것도 다 재미가 없습니다.
휴대폰을 보는 건 그냥 보는 겁니다 볼 게 없어서?

솔직히 가족이 없었다면 이미 죽었을 거 같습니다.
매번 하소연하는 친구들에게도, 가족에게도 너무나 미안합니다.
매번 피해만 끼치는 제가 없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젠 자기 전 네이트판 썰 중에 30에 죽겠다던 친구 이야기를 봤습니다.
그 이야기를 보며 참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가셨을까... 싶습니다.

누군가에겐 살고싶은 오늘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죽고싶은 오늘은 누군가의 소중한 오늘이란 걸 알고 감사하면 그만인데, 그냥 왜 이렇게 행복하지 않을까요?

정신과에서 선생님께선 너무 불안하게 살 필요도 없다며 내려놓고 살라고 조언해주셨습니다.
저도 그러고싶은데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디서 백수가 속편한 소리해드려 죄송합니다.
혹시 제게 조언해주실 인생 선배님 계신다면 댓글 부탁드리겠습니다.

길고 긴 재미없는 제 신세 한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60
반대수8
베플남자ㅇㅇ|2024.01.07 12:24
아직까지 운 좋게 무난해서 그래요. 좀 더 늙으면 몸 이곳 저곳에서 각종 질환과 문제가 생길겁니다. 그럼 그 고통에 오히려 살고 싶어질겁니다. 쇼펜하우어 염세주의 냉소 회의도 좋지만 니체도 한번 들여다보세요. 안태어나는게 가장 좋긴 합니다.
베플남자ㅇㅇ|2024.01.07 10:19
이렇게 글을 쓰는것 자체로도 본인이 현재상황에 문제가 있다는걸 파악하고, 더 나아지려는 마음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댓글들에서 말하는 독서, 산책, 운동이 큰 해결방법을 주지는 못하지만 저에게는 마음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되고싶은지 정리가 된다면 크지않더라도 하나하나 해보면 더 나아질거라고봐요
베플|2024.01.07 04:49
책을 읽으세요. 마음의 안정을 찾으면 좋겠어요. 쇼펜하우어가 되게 염세적인 철학가인데 그쪽이 쓰신 글과 닮았어요. 어떻게 극복하고 삶을 바라보며 살아가는지, 좋은 것만 쏙쏙 빼가서 삶에 적용했음 좋겠어요. 삶이란게 거창한게 아니더라구요. 죽지못해 사는 하루하루이기에, 그래 죽지도 못하는데 이왕 사는 거 잘 살아볼까? 라는 마인드로 조금씩 바꾸면 어느샌가 분위기도 달라지더라구요. 저는 29살을 맞이한 여자예요. 2년전의 절 돌이켜보니 저는 실제로 삶을 끝맺으려고 했던 적이 있었어요. 구러다 문득 생각을 전환해서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 하고싶은게 뭔지. 고심해서 찾다 끝내 발견해서 현재는 그 삶의 방향대로 노력중입니다. 공부가 인생의 정답은 아니에요. 사람마다 각자 주어진 삶이 있기에, 사회적인 시선과 기준에 부합하는 직업만 선택할 필요 없어요. 작더라도 쉽더라도 자기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을 택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내가 내 힘으로 정말 열심히, 성취했다 생각하는 일을 한번쯤 해보셨음 좋겠어요.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체력에서 나오기에, 돈의 여유가 없다면 노가다 라고 불릴 수 있는 직업을 택해서 돈도 벌고 체력고 기르면 좋겠어요. 여유가 있다고 하시면, 산책부터 차근차근 본인의 정신을 깨우칠 수 있는 활동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좋은 향과 맛을 음미하는 것에 어느정도 삶의 의미를 깨달은 편이라 향수를 사고 카페를 가는 걸 좋아해요. 기분 좋은 음악을 들으며 너무 힘겹지 않게 광합성하며 5-10분 산책하는 것도 좋아하구요. 이렇듯 인생에 있어서 큰 의미부여 하시지 말고 작게나마 차근차근, 일상을 환기 시켜나가면 좋겠습니다. 응원할게요!
베플ㅇㅇ|2024.01.07 19:53
전 그렇게 살다가 서른 막넘어서 암으로 한번 제작년 추돌사고로 한번 진짜 죽을고비 두번 넘기고 내가 그렇게 재미없고 따분하게 느끼던 내삶. 가슴속 답답함 항상 느끼던 갈증은 삶이 온실 화초속 배부른 소리였구나 느꼈어요 재미 없는게 낫습니다 사고로 한쪽 다리가 불편해졌는데 이제서야 그 지루했던 시점이 그렇게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뭐든 있을때 즐기고 지키세요 인생도 청춘도 건강도
베플단이33|2024.01.07 17:17
인생 대단한것 같아도 어느날 훅 50 60됩니다 작은것에 늘 감사하면서 한번 뿐인 인생 사세요50대인 제가 20대에 진작 알았더라면 늘 꽉찬 행복으로 살았을껍니다 돈도 꾸준하게 불려보세요 어느날 남한테 비굴하지않아도 되는 행복감이 있습니다 전 세계를 좌우지 하는 미국 대통령은 늘 행복할까요? 내 꼴이 무엇인가 조용히 알아보고 더불어 사는데 피해끼치지 않고 내가 진정 좋아하는것에 눈을 뜨세요 가을날 선선한 바람에도 감사함을 찾으세요 그걸 깨닫은 순간 편안함을 아실꺼예요 이걸 아는 저는 어느새 50 중반입니다 이걸 진작 알았다면 인생을 더 꽉차게 누릴수 있었을꺼 같아요... 이 글을 쓰는 저는 아이러니하게 저희 딸은 잔소리라고 무시하죠 ^^ 받아들이는것 또한 본인 역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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