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임신중으로 여기에 매일 들어왔었는데....
20주 5일 되던 날이었습니다..
하루종일 몸이 안좋았고 허리도 아프고 몇일 전부터는 노랗게 분비물도 있었습니다..
그치만 진통이라고 출산의 징후라고 하기엔 너무 먼 증상이기에 그냥 넘기고 밤이
되었습니다..
뭔가 쑥 빠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병원에 가야 할 거 같아서 가게를 일찍 닫고 신랑과 큰아이와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피가 비쳤습니다..
다행이도 제 담당 선생님께서 당직을 하고 계셨습니다..
초음파를 보시더니 자궁문이 많이 열렸다고 하셨습니다..
양막이 자궁 밖으로 나와있다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만 잠깐씩 일어날 때 마다 무언가 쑥 빠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금생각해보니 양막이 빠져나오는 느낌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한두시간만에 진통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무거운 거 들은 적이 있냐고 조산사가 묻습니다..
그 때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몇일 전 둘째 아들을 안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그 날도 둘째
아이를 안았던 게 나중에 생각이 났습니다..
진통을 지연시켜주는 링거를 맞으면서도 진통이 왔습니다..
두세시간쯤 진통을 하고 진통이 잦아 들었습니다..
밤새 울며 기도 했습니다..
살려만 달라고..
밖에선 건강한 아기들이 태어나고 엄마 아빠들이 기뻐합니다..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입원을 했고 계속 진통억제 링거를 맞으면서 이틀을 버텼습니다..
이틀동안 누워서 소변을 보고 밥 먹을 때 빼고는 하루종일 누워있었습니다..
하지만 21주 되는 날 선생님께서 보시더니 더 이상을 안될 거 같다고....
지금 아기가 나와도 너무 작아 살 수가 없다고....
진통억제 링거를 뽑고 유도제를 맞기 시작했고 다시 진통이 왔습니다..
진통을 해서 낳게 될 거라고....
조산사가 힘 주라고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고 울기만 했습니다..
진통도 참고....
내진으로 양수도 터지고....
뭔가 계속 줄줄 흐르는 느낌이 났습니다..
조산사가 출혈이 있다고 선생님을 부릅니다..
결국 수면마취를 하고 그렇게 아기를 보냈습니다..
깨어나자마자 간호사에게 물었습니다..
아기가 죽어있었냐고....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그렇게 내 안에서 그렇게도 잘 움직이던 그 아이를 보냈습니다..
셋째 아이라 아무도 축복해주지 않았던 아이....
이틀 고민했지만 낳기로 결심하고는 날 항상 기쁘고 행복하게 해준 아이였습니다..
아이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아이였습니다..
축하받지 못한 아이였기에 더 미안하고 태어나면 더 많이 사랑해주고 싶었습니다..
내가 더 조심하고 때론 엄살도 부리면서 그렇게 지켜줬어야 했는데..
후회와 죄책감에 웃다가도 울게 합니다..
큰아이도 티비를 보다가 아기가 나오자 저에게 묻습니다..
이제 아가 없지? 하늘 나라 갔지?
하고 엉엉 웁니다..
너무 빨리 잊어버리면 아기가 섭섭해 할 거 같아서 조금씩 묻어두려 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너무나도 미안한 우리 아가.. 엄마는 너를 잊지 못할꺼야....
미안해 아가야....
몇 일전 젖이 돌아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왔습니다..
선생님께 얼마나 있다가 아기를 가지면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2~3개월 후면 괜찮다고 하시면서 아기 갖으면 바로 묶어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꼭 다시 가져야지 생각했었는데 그말을 들으니 망설여짐니다..
또 잃게 될까봐....
이런 저에게 주변사람들은 말합니다..
욕심이 많다고....
하지만 욕심이 많아서가 아니고 보낸 그 아이를 대신해 지켜내고 사랑을 주고 싶어서....
그 아이를 잊지 않으려고....
그래서 다시 갖고 싶습니다..
이제 아이들을 보면서 조금씩 웃습니다....
그러면서 가슴 한켠에선 그 아이에게 미안함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