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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쓸 줄 모르는 것 같은 친구.

쓰니 |2024.02.11 19:41
조회 404 |추천 0

일년에 몇번 안 보는 지인이 있어요.

두번 정도 보고 연락도 잘 안 하지만 대학 동기였고
오래 알고 지내서 매일 연락은 자주 안해도
항상 마음에 두고 기도해주고 챙기려고 하는 지인인데요,

작년에 연말이라고 오랜만에 얼굴 보고
올해 새해 인사 톡으로 하면서 올해는 좀 더 자주 보자고
날 좀 풀리면 꼭 보자고 했었어요.

날 풀리면 보자고 한 이유가 지인이 봄에 생일이라
올해는 꼭 만나서 얼굴 보며 축하해줘야지 싶어서
날 따듯해지면 보자고 얘기를 한 거고요.

근데 제가 최근에 어떤 친구한테
지인 회사 근처에 있는 맛집 정보를 받았어요.

제 생각에는 그 맛집이
지인한테 회사 앞으로 보러 간다고 말할
좋은 핑계가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지인한테 맛집을 하나 알아냈다고
우리 좀 당겨서 봄말고 2월에 보자고 연락을 했어요.

지인 남편이 준비하고 있는 시험이 3월이라
그 전에 찹쌀떡이랑 영양제 등등 응원도 미리 하려고요.

그렇게 2월 마지막 토요일에 너 퇴근하고 보자고
내가 보자고 조르는 거고 나 직장 상사 욕도 실컷 할 거니
내가 밥이랑 커피랑 다 산다고 말하고 약속을 잡았어요.

진짜로 제가 내내 직장 욕하려고 그랬겠어요.
그냥 제가 계산하려는 핑계를 만든 거죠.

아무튼 그렇게 약속을 잡았는데
지인한테 며칠 후에 연락이 왔어요.

톡으로 공주님 발 매트 사진을 보내더라고요.
제 생일 선물로 이거 어떠냐면서요.
제가 생일이 2월 초거든요.

그때까지만 해도
요새 일이 바빠 생일을 완전히 잊고 있던 터라
기억해준 지인이 고마웠어요.

한편으로는 아차 싶기도 했고요.
내가 생일 축하 받으려고
2월에 보자고 한다고 느꼈을까 해서요.

그래서 얼른 고맙다고 많이 웃었다고
생일 선물 정말 바라지 않는다고 안 줘도 된다고 말하고
굳이 줄 거면 제주 감귤이나 좀 사달라고 농담을 하고서
대화를 끝냈어요.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 애칭이 귤이라서요)

그날 약속이 있어서 만났던 친구들에게
요즘은 생일 선물에 이런 것도 있다며
사진을 보여주면서 웃기도 하고
카톡에 프사도 해놓고 지인 덕분에 하루를 즐겁게 보냈어요.

그러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생일이 되어서 지인이 카카오 선물하기로 선물을 보냈어요.

그런데 그 선물이 제가 1월에
갓 등록한 피트니스 센터 선생님께
선물을 드리려고 찾다가 우연히 봤었던 디퓨저였어요.

딱 두 번 수업을 해서 그분 취향을 몰라서
생일축하 선물이라는 키워드로 카톡에서 검색을 했었고
그때 이 2만원짜리 조화 디퓨저를 봤었어요.

저는 이 상품을 보다가
향과 관련된 건 호불호가 갈릴 수 있고
조화가 살짝 조화 티가 나서 이 상품을 걸렀어요.

그리고 다른 디퓨저, 무드등, 컵, 화분 등등
여러 선물들을 보다가 카페 금액권을 보냈고요.

커피를 안 드셔도 케이크나 다른 걸 드실 수도 있고
여러모로 가장 무난한 것 같아서요.

생일에 여기저기서 축하를 받느라
고맙다고 답장만 얼른 보내놓고
밤 늦게 지인의 선물을 확인을 했는데

제가 딱 두 번 봤고 곧 안볼 사이인데도
취향을 탈 것 같고 조약해보여서 드리지 않았던 걸
저랑 10년 가까이 보고 제 취향도 알만큼 알 지인이
저한테 보낸 걸 보자마자 마음이 좀 그랬네요.

차라리 진심을 꾹꾹 담은 메세지만 보냈으면
저도 기쁘게 감사히 받았을 텐데,

그 제품이 얼마나 짧은 검색으로도 쉽게 뜨는지
저도 그런 식으로 선물을 찾아봐서 너무 잘 아니까
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매트 사진을 보고 웃을 때만 해도 참 고마웠는데
저를 즐겁게 해주려고 매트 사진을 보낸 게 아니라
기쁘게 축하하는 마음은 별로 없이
그냥 가볍게 장난친 것 뿐인가 속상했다가

그래도 지인은 나름대로 생각해서 보낸 걸 수도 있는데
기억도 못하는 사람도 많은데 기억이라도 해준 게 어디냐고
감사할 일인데 왜 그러냐고 괜히 제 자신을 나무랐다가
며칠이나 지난 지금도 마음이 복잡하네요.

생일에 정말 수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았는데,

문자 하나 보내고서 생일 축하해줬으니 밥 사라고
동네에 새로 한우집 오픈했던데 거기 가자고
자기 마음대로 약속을 정하는 사람도 있고

저희 부부 자녀 계획 없다고 분명히 말했는데도
그래도 애는 있어야 한다고 평소에도 그러더니
좋은 밤 보내라며 야한 속옷을 보낸 사람도 있고

정말 감사하고 뭉클한 축하도 많았지만
마음 불편한 축하도 참 많았네요.

그래도 불편한 축하를 한 사람들은 고작 몇 밖에 되지 않고
둘다 올해와 작년에 만나서 인연이 깊지 않은 사람들이라
아직 나를 잘 몰라서 그렇겠지 하고 넘기려 하고 있는데
그렇게 불편한 축하를 한 사람들 중에
제법 아끼던 오랜 지인이 끼어있으니 속이 꽤 상해요.

열심히 찾은 걸 보냈을 수도 있는데
제가 아예 직접 대놓고
어떤 의도로 보낸 건지 물어봤어야 했을까요?

제가 어떻게 대처를 해야 좋을지
댓글 좀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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