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31개월 첫째아이 있고 지금은 둘째 품은 13주 임산부입니다.
약간 길어질 수 있는 내용이며, 어찌보면 제 불행했던 인생얘기라 카테고리와 맞지 않을수도 있지만, 결국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며 친정이 점점 미워진 일이니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3살때 아빠의 외도로 부모님은 이혼하게 되었습니다.그리고 저와 한살 위 오빠는 할아버지댁으로 맡겨졌어요. 그때 아빠는 살인교사죄로 감옥 생활중이었거든요. 할아버지도 예전에 외도로 만난 할머니와 가정을 꾸려서 낳은 자식이 저희 아빠였어요.아빠를 낳고 얼마 안가 돌아가셨다더라고요. 어쨋든 본 부인인 할머니는 친손주가 아닌 저희가 들어왔으니 엄청 미워하셨어요. 차별하셨죠. 밥도 간장과 남은 밥만 주시고 눈만 마주쳐도 저딴게 들어와서 재수가 없다며 욕을 하셨죠. 당시 3-4살이었던 저와 오빠는 뭐가 잘못된지 모르고 당연하게 욕을 먹으며 살아왔어요.
눈칫밥을 먹으며 살다 초등학생이 된 시기에 아빠가 저희를 데리러왔어요.전 처음보는 아빠 모습에 너무 무서워서 도망다녔던 기억이 있네요.어쨋든 그 후, 아빠와 오빠, 저는 경기도,충청도,서울,강원도를 넘나들며 1년에 1,2번꼴로 자주 이사다니며 생활했어요. 아빠의 불안정한 일때문이었죠. 6개월에 한번, 1년에 한번 만날 수 있었고 매일 전화하고 생활비는 붙여주셨지만 들쑥날쑥했죠. 전기값을 못내 촛불로 생활하기도 했고 가스비도 밀려 연체납부종이가 집앞에 쌓였어요.당연히 보일러가 안돌아가니 한겨울에도 밖에 나가 얼음깨고 씻어야했어요.
언제는 너무 배고픈데 먹을게 없으면 집 근처 옥수수밭에 가 익지도 않은 옥수수나 양파따위를훔쳐와 버너로 익혀먹기도 하고 정 먹을게 없으면 오래 된 물엿을 꺼내 젓가락으로 조금씩 찍어먹기도 했어요.집이 너무 추운 날은 청소년가출쉼터에 가서 겨울 날때까지 몇개월간 살기도 했구요.거긴 밥도 나오고 방도 따뜻하고 따뜻한 물도 나오니 너무 편했어요.
오빠는 가출쉼터에서 친하게 지낸 친구들이랑 일탈을 하며 망가졌죠.어린 친구들 돈도 뜯고 담배도 피고 훔치고 학교도 자퇴하고요.선생님도 폭행했더라고요.아빠가 그 사실을 알고 오빠를 죽일듯 팼지만 그때뿐이었어요. 돌아서면 또 거짓말하고 돈 뺏고..아빠는 문 잠그고 허리띠로 4시간 넘게 죽도록 패고 칼로 협박하고 경찰까지..고작 15살인 저에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시간이였네요.오빠가 저도 가끔 때렸거든요.
제가 대학생이 되었을때 오빠는 군대에 갔고 생활비며 제 용돈은 제가 벌어다 썼어요. 졸업을 했고 취업하자마자아빠가 제 이름 앞으로 대출을 3천,2천씩 총5천을 받았더라고요.뭔 서류가 왔는데 싸인하면 된다고해서싸인한 적이 있었는데 그거였어요. 몇개월 잘 갚아나가다가 연체가 되면서결국 전 20대중반에 신불자가 되었고..아빠는 이미 신불자였어서 본인 카드가 없다며 제 친구나, 남친 체크카드를 빌려달라해서그렇게 쓰셨어요..
전 당연히 회사생활을 접었고 (신불자라 통장 다 압류상태)현금 받는 회사에서 일하다가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아 엄마는 28살될때까지 연락 한번 온적 없었어요. 얼굴도 모르고 살아있는건지 뭔지도 모르고..그렇게 그리움반 원망반으로 살았는데 제가 엄마 메일을 어쩌다 알게되어 연락이 닿았죠.재혼했더라고요. 자식은 없지만 제가 궁금하지도 않으신건지 '니 아빠가 죽으면 그때 보자'라는 식이었어요.
아빠는 제가 결혼 후 임신했을때까지 빚을 전혀 해결 못했었어요.남편 보기도 미안하고 신불자라 혼인신고도 하자고 못한 상황에서 임신을 했으니스트레스가 극에 달했고 그래선지 .. 첫아이는 계류유산으로 떠났어요.두번째 임신이 되었을때 아빠는 7년의 빚을 드디어 없애주셨죠.중간중간 돈이 빨리 안나와 남편 돈으로 먼저 메꾸고 했던 일도 있지만 생략..암튼 겨우 제 통장을 쓸 수 있게 되어 좋았어요. 혼인신고도 했고 아이도 잘 태어났죠.아빠는 지금도 가끔씩 소정의 돈을 빌려요. 10만원정도요. 전 지금 일안하니 사위돈은 막 빌리기 힘든가보죠.
엄마는 결국 만나긴했는데 본인이 얼마나 불행하게 살아왔는지, 또 아빠 만나서 너희를 낳은게얼마나 후회되었는지 한탄하며 울더라고요. 너희한테 용서 구할 생각 없고 바라지도 않는다고.
어째서 25년동안 한번도 날 찾지 않았냐고 물으니 외할머니와 이모들이 엄청 반대했대요.자식 이혼도 쪽팔린데 어디서 애들을 보냐고 찾지도 말라고 했다고..
근데 그렇다고 25년간 자식 찾지않는게 맞는건가.. 전 이걸 이해하고싶었어요. 엄마는 아직 날 사랑한다고 생각하고싶었죠.
아이를 낳아보니 알겠어요..남편이 바람펴서 어린나이에 상처해도 전 제 아이,그리고 뱃속의 아이까지 절대 포기하지 못하겠다는거요. 모성애를 알고나면 친정엄마가 그렇게 보고싶고 고맙다고 하는 다른 사람들의 말이 공감가지 않았고 역시나 엄마는 제가 출산 후 3일만 우리집에 있으면서 밥 좀 해주면 안되냐고 케어 부탁했지만 그것도 거절하시더라고요. 집에 강아지 밥도 챙겨줘야하고 재혼한 그 아저씨 식사도 그렇고..하면서요..
아이 둘 엄마가 된 저는 이제 엄마와 아빠가 밉고 싫어요.여자로써 이해해보려고 해도 미운 엄마와 어린 시기부터 지금까지 날 괴롭게 한 아빠..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 엄마아빠는 각자 재혼한 상태고 둘째 생기면 더 자주 보여달라할거같고요.. 마음이 불편해요.부모님의 미운 모습들을 제가 닮아 두 아이에게 할 것만 같아 무섭고 두려워요.정신병원을 가야할까요? 부모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