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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질 더러운 남편과 쌈하기-2탄

10개월 새댁 |2004.03.17 11:31
조회 2,642 |추천 0

얼마전 글을 올리고 나서야 울 신랑처럼 성질 나쁜 남편 많다는 걸 첨 알았습니다.

 

그런걸 보면 여자들이 착하긴 착해요

 

그냥 함께 수다나 떨저는 기분으로 저와 울 신랑의 쌈 2탄을 적어봅니다.

 

저번에 제 심한 욕설(?)에 기가 죽었던 남편, 저와 이번에 다시 싸웠답니다.

 

이유인 즉슨, 또 죽고 못사는 시댁 때문이었습니다.

 

얼마전이 시아버님이 생신이었는데 제가 내려가려고 하니 시어머니가 내려오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밖에 무슨 '가든' 같은데서 시고모님들과 하신다나요.

 

저 무척 죄송해했지만 슬쩍 좋았던 것 인정합니다.

 

임신 9개월째, 배는 부를데로 부르고 회사생활에 팍삭팍삭 지쳐가는데 왠 단비같은 소리입니까...

 

그런데 막 턱 놓고 있던 어느날, 생신을 이틀 앞두고 큰시누가 전화를 했습니다.

 

저희집에서 생신을 하자나요...

 

제가 내려가면 시고모님들도 다 집으로 오시고 해서 시어머니가 힘이드니 저희집으로 올라오시겠다는 말씀이셨습니다.

 

 기절한 저...

 

신랑에게 '해도 너무한거 아니냐'며 당장에 항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나가서 사드리자고 했죠.

 

담엔 제가 차려드린다고요.

 

그랬더니 시부모님 나가서는 절대 안드신답니다.

 

제 생일이나 다른 모임때는 즐겨 하시던 외식을 이번에는 절대! 못하신답니다.

 

저 기막혀 넘어가고 울 큰시누, 자기집에서 하겠다고 전화를 하더군요.

 

며누리 있는데 그게 말이 됩니까.

 

그래서 저 도우미 아줌마 한명 부르겠다고 했죠.

 

그랬더니 여태까지 어째 잠잠하던 울 신랑 드디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소리소리 지르며 욕에 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너같이 싸가지 없는 모모는 처음이다, 집에서 배워먹은 게 없다, 시부모 밥 한끼 차려주는게 힘들어서 난리냐...

 

(집에서 배워먹은 게 없다는 명백히 제가 했던 말 도용입니다)

 

저 그럼 그렇지... 하면서 "계속 질러봐라. 네 목 아프지 내 귀아프냐"고 퉁박을 줬습니다.

 

그랬더니 더 흥분해서 욕해대며 길길이 뛰던 신랑, 나가버리더군요.

 

이때쯤엔 저도 맘이 극도로 상해서 씩씩거리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틀 전에 생신상 차리라고 통보하는 시부모님들도 계십니까...

 

날마다 다리며 뭐며 퉁퉁 부어가지고 출근하는 며느리 사정 뻔히 아시면서 말입니다.

 

얼마 뒤 신랑이 들어오더군요.

 

그러더니 아주 무게잡고 "나 너랑 더이상은 못살겠다. 긴 말 없이 이혼하자" 하더군요.

 

저 두말없이 그러자고 했습니다.

 

누가 겁납니까... 바보!!!

 

그랬더니 서두르지 말고 우선 저더러 친정 엄마에게 알리라고 하더군요. 그럼 자기가 그 통화내용을 듣고 시부모님께 알리겠답니다.

 

이게 누구를 바보로 아나...

 

저 다 필요없고 먼저 이혼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서랍에서 이혼 서류 꺼내주고 - 상비약도 아닌데 저 이거 늘상 지니고(?) 다닙니다 - 제 친구 부를테니 너도 증인 한사람 구해서 내일 1시까지 법원으로 오라고 받아쳤습니다.

 

벙찐 우리 신랑. 어버버버 거리고 있는 동안에 전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지요.

 

(이런거 단골로 전화하는 친구 한명 있습니다. 제 십년지기인데 그 인간 일상은 새벽에 전화해서 봉창 두드리는 제 전화 받아주기로 점철됩니다...)

 

그리고 자다 깬 친구에게 내일 법원으로 나와라. 나 내일부터 한달간 너네집 신세진다고 통고했습니다.

 

(그 친구 독립해서 살거든요)

 

자다 놀란 친구 내버려두고 저 남편에게 못을 박았습니다.

 

"집만 네꺼니까 가구에서 네 짐 빼고 컴퓨터에서 네 화일 받고 나 짐만 빼게 준비해둬!"

 

라고요.

 

우리 신랑 이번에는 오기가 발동했는지 "알았다"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잠시 뒤, "아기는 어쩔건데?"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집에서 출산비며 조리비용 댈 테니 낳아서 달라나요.

 

제가 머리에 총 맞았습니까...

 

"낳아서 엎을꺼다. 나도 너랑 뭐든 연결되기 싫다!"

 

고 했습니다.

 

사색이 된 우리 신랑, 성질은 그 모양인데 아기는 끔찍히 좋아합니다.

 

"엎는게 뭔데?"

 

묻더군요.

 

"그렇게 사산시킨다고! 아기있으면 나 재혼하는데 방해돼!"

 

우리 신랑 아주 기가막힌 얼굴을 하고 있다가 "맘대로 해"하고는 뛰쳐 나갔습니다.

 

저는... 잤습니다.

 

울 아가에게 용서 빌면서.. (이노무 성질머리.)

 

새벽 3시쯤 신랑이 들어와 고개 숙이더군요.

 

그러면서 모정이 없네, 성질 더럽네 궁시렁 거립니다.

 

뭐, 숙이고 들어온다는데 저도 비위 좀 맞춰줬습니다.

 

결국 시아버지 생신상은 저희집에서 차렸고요...

 

청소는 3만원 받고 도우미 대신 신랑이 했고 음식은 시누가 전부 싸왔습니다.

 

저는 열심히 써빙 해구요.

 

설거지도 시누가 해주고 가고.

 

(아마 울 신랑이 귀뜸 좀 했나봅니다)

 

사태가 슬슬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시누 한마디 하더군요.

 

"내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신랑 넘 기 죽이지 말아. 그래서 좋을 거 뭐 있니"

 

......... 찔려라...........

 

 

그 뒤로 아직 저희 쌈 안하고 살고 있습니다.

 

가끔 신랑이 자조적(?)으로 묻지요.

 

"나는 왜 너한테 맨날 지냐?"

 

전 모른 척 합니다.

 

그거야, 제가 더 한 성질 하니까요

 

그럼 여기계신 분들 모두 행복한 결혼 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전 이제 출산이 코 앞이라 정신이 없답니다.

 

싫다고 발악(?)하는 신랑 무시하고 가족 분만실 턱 예약해 놓고 진통 심하면 머리를 뜯을 지 모른다고 위협 중입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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