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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무래도 남자친구한테 기를 뺏기나봐요

최미녀 |2009.01.23 02:33
조회 1,133 |추천 0

안녕하십니까

정상적인 연애를 정말정말 해보고 싶은 23세 여 황소자리 대학생입니다

정말 생각하면 할 수록 짜증나는 제 연애 징크스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서 글 씁니다

 

참고로 매우 깁니다

제 인생 굴곡이 심해서 글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으니 선처 부탁드려요

 

저는 참하다고 소문난 여대에 다닙니다

물론 저는 참하지 않구요

참신한 남학우들을 찾아 1학년때는 열정적인 미팅으로 매일 밤을 지새웠고

고학번이 된 요즘은 조신하게 소개팅을 즐깁니다

 

그래서 당연히 제가 만나는 사람들은 다 저같은 대학생이었죠 (만나기 시작할때만요)

만나면서 점점 바뀌었지만......

 

서울 각지 대학교와 유흥가로 원정을 다니며

러브샷 1, 2, 3탄의 위력을 빌려 힘겹게 남자친구를 몇 번 사귀었는데

항상 같은 이유로 헤어집니다

 

첫번째 남자친구는 경제학과에 다니는 평범한 대학생이었어요

경제학과 학생이면 다 한다는 씨피에이 공부 하고 있었는데 당연히 저는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죠

그런데 우리 만난지 2달만에 덜컥 시험에 합격하더니

또 1달만에 부랴부랴 조기 졸업을 하더니

총 3개월 반 만에 캘리포니아 무슨 어디에 취직해서 나가더라구요?????????

 

저는 매우 슬프고 아쉬웠지만

니모 같았던 남자친구가 성공해서 고래가 되어 넓은 물로 나가는 판국에

티 낼 수 없어서 박수 많이 쳐주고 축하한다고 선물까지 사주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만난 분은 제대하고 한 학기 휴학하며

과외와 아르바이트로 소일하시던 예비역 오빠였습니다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저번 연애에서 작은 교훈을 얻는 저는 이번에 신중을 기해서

절대 당분간은 해외로 취직할 일이 없는 분을 구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내심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 마른하늘에 날벼락입니까

제대하자마자 경험삼아 넣어 본 외국계 회사 인턴 채용 신청에

제 남자친구가 급합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저보다 본인이 더 놀라 헐레벌떡 준비하여 호주로 인턴 하러 떠났습니다

전 남의 행복에 배아파하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

쿨하게 축하해줬습니다

여기까지 딱 2개월 반 걸렸습니다

 

저는 그때까지만해도 우연일거야.........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만난 남자친구는 영어 울렁증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는 설마 나간다는 소리 하지 않겠지 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방학때 잠시 일본에 놀러갔다 오더니

자기는 아무래도 일본에 교환학생을 하러 가야겠다고 하며

갑자기 주섬주섬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그래 지금 시작하면 적어도 다음학기에 나갈테니

나에게는 아직 6개월의 시간이 남아있어 하며 불안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분은 숨은 일본어 고수 이를테면 네이티브 스피커였던 것입니다

면접에서 교수님들 혼을 쏙 빼놓아 당당하게 합격하여 일본으로 날아갔습니다

이 오빠랑은.........한 두 달정도 만난 것 같습니다

 

사정이 이쯤 되니 저는 바짝 긴장하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 사귀어 이제 겨우 사랑이 싹 틀 만 하면 다들 해외로 날라버리는 것이

영 수상했습니다 벌써 세 명째 아닙니까

내가 싫어졌는데 헤어지자고 하면 진상부릴까봐 거짓말 하는건가 하는

의심도 솔직히 몇 번 했습니다

 

주위에서 친구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너도 매우 유학 가고 싶어 하는데 정작 너는 못가고 남자친구들만 매번 떠나니

네가 남자친구한테 기를 빨리는 것이 분명하다 뭐 이런 극적인 추측이 난무했죠

 

징크스를 깨기 위해 이번에는 정말 심혈을 기울여 소개팅남을 물색 했습니다

해외 유학에서 돌아온 사람과 만나면 다시 나가지 않겠지 싶어

미국에서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분을 천신만고 끝에 소개받아 결국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기업에 입사를 준비하는 그분과 신나는 연애를 즐기고 있는데

낭보가 날아들었습니다

 

그 분이 미국에 계실 때 의사가 되고 싶은 꿈을 버리지 못하고

존스 홉킨스에 원서를 넣어 두었던 것이 합격되어 대학원에 가게 된 것입니다

본인은 붙겠다는 욕심 없이 그저 한을 풀기 위해 원서를 넣은 것이기 때문에

미련 없이 미국 생활 총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인데

꿈에 그리던 의학대학원에 합격하였다는 소식에 덩실덩실 춤을 추며 다시 떠나갔습니다

우리는 한 세달 쯤 만났었나.............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이때부터는 남자친구들이 잘 되어도 진심으로 축하해주기 힘든 경지에 도달했습니다

여러분께서 저를 욕하셔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별로 기쁘지 않은걸 어떡합니까

 

가장 최근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작년 연말입니다

 

크리스마스를 목전에 두고 마음이 급해진 저는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미팅을 했습니다

대학교 졸업반 취업 준비중이신 분과 연락처 교환을 했는데

바로 그 다다음 날인가? 그분이 h건설 회사에 합격 통지를 받으셨다고 문자가 와서

취업턱 명목으로 저녁도 얻어먹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분과는 잘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 얘기를 들어보니

곧 중동으로 연수를 가신다고 합니다 (중동......중동........중동.....................)

 

미국 호주 일본 중동까지.........................

저와 한끼 밥이라도 먹은 남자들은 다 3개월 안에 외국으로 떠나갑니다...........

 

아무튼 외로운 연말을 보내고 새해가 밝았는데도 불구하고

궁상 떨고 있는 절 불쌍하게 여긴 제 친구가 저를 자기 노는 데에 불러주었습니다

그날 우울한 제 옆에 앉아서 놀아주시고 위로해주셨던 남자분 모델이셨는데

갑자기 그 다음주에 일본 에이전시에 발탁되어 홋카이도로 화보찍으러 급 떠나셨습니다

친구도 놀라고 저도 놀라고 그분도 놀랐습니다................

 

그 뒤로 무서워서 남자 못만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꼭 사귀지 않아도 그저 제 근처에 앉기만 해도

남자들이 마구 출국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위 사람들은 해외여행에 결격사유가 있는 남자를 만나라지만

그러려면 현역군인이거나 수배자 아닙니까??????????????????????????

 

싫습니다..........

 

저 이런 사람인거 동네방네 소문 다 나서

자기 사촌오빠 유학 준비중인데 밥 한끼만 먹어달라

내 동생 이번에 큰 시험 준비하는데 한 번만 만나달라

내 남자친구 올해는 꼭 취직해야 한다 제발 한 번만 기를 넣어줘라

이런 청탁이 빗발칩니다

 

저도 진짜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09년에는 닭피로 부적이라도 한 장 쓰려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랏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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