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구하라, 김새론, 설리/뉴스엔DB
[뉴스엔 이해정 기자] 20대 여자 스타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2월 16일 배우 김새론이 향년 25세 나이로 갑작스레 사망한 가운데, 반복되는 비보를 두고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마저 나름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새론은 지난 16일 오후 5시께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25세.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만나기로 약속했던 친구 A씨가 심정지 상태의 김새론을 최초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김새론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변사사건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1년 잡지 '앙팡' 모델로 데뷔해 2010년 영화 '아저씨'로 주목받은 고(故) 김새론은 영화 '이웃사람', '맨홀', '동네사람들' 드라마 '패션왕', '여왕의 교실', '화려한 유혹'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으나 2022년 5월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 변압기, 가드레일 등 구조물을 들이받고 도주하는 사고를 내 2천만 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4월 연극 '동치미'로 활동 재개를 시도했으나 건강상 이유로 돌연 하차했고, 영화 '기타맨' 촬영을 마치고 복귀를 준비 중이었으나 그의 유작이 됐다.
김새론의 명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복귀 시도마저 무산시킨 과도한 여론 재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실제 김새론이 지난해 4월 연극 '동치미'로 약 3년 만에 복귀를 예고하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건강상 이유'를 언급했지만 결국 냉랭한 시선에 못 견뎌 하차할 수밖에 없던 게 아니냐는 짐작에 힘이 실렸다. 당시 김새론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상사에게 사과하는 법', 'XX 힘든데 그만들 좀 하면 안 돼요? 요즘 따라 하고 싶은 말'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그러나 또다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자 결국 게시물을 빠르게 삭제했다. 연예계 활동을 하지 않는 중에도 김새론은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다. 생활고로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소식에는 위생 논란, 콘셉트 논란 등의 꼬리표가 따라붙었고 한 지인과 찍은 웨딩 콘셉트 사진을 공개하자 '셀프 결혼설' 어그로(관심 끌기)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김새론은 배우로서 설자리도, 인간으로서 숨을 공간도 없었다. 말 그대로 도망갈 '여지'가 없었다.
국내 언론뿐 아니라 외신들도 한국의 20대 연예인들의 비극이 반복되는 이유로 지나친 엄숙주의, 과도한 여론 재판을 꼽는다. 뉴욕타임스는 17일(현지시각) 김새론의 비보를 전하며 "그녀의 죽음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압박이 심한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강타한 최근의 비극"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가수 故 설리, 故 구하라를 언급하며 각각 "솔직하고 자기 의견이 강하단 이유로 증오 메시지를 받은 뒤" 숨졌고 "전 남자친구 폭행으로 인해 법적 분쟁을 겪으며 사생활이 공개된 뒤" 숨졌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는 2019년 설리, 구하라가 사망한 뒤에도 이들이 악플러들로부터 지나친 공격을 받아온 점을 강조했다. CNN 역시 "최근 젊은 케이팝 아이돌과 케이 드라마 스타들의 사망은 한국 연예 산업에서 정신 건강과 압박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를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2019년 향년 25살 설리, 28살 구하라가 세상을 떠난 지 6년 만에 25살 꽃다운 나이의 김새론이 대중 곁을 떠났다. 대중에게 사랑받고 싶었지만 크고 작은 이유로, 때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대중의 비난을 감내해야 했을 젊은 청춘들.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쉽게 먹잇감이 되는 악질적 연예 산업 소비 행태를 끊어내지 않으면 아픔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해정 haejung@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