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수현, 고 김새론(뉴스엔DB)
[뉴스엔 이해정 기자] 고(故) 김새론과 교제를 안 했다고 우기든, 그 말을 뒤집어 사실은 성년 때부터 만난 거라고 주장하든.
37살 먹은 배우 김수현과 그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의 합작 공세가 너무 치졸하다. 그것도 상대는 지난달 향년 25세로 세상을 떠난 전 소속사 동료 김새론이다. 사실상 김수현이 대표로 있는 소속사에 1호 외부 영입 연예인이었고 그래서 유족 측 주장에 따르면 신인 캐스팅, 비주얼 디렉팅까지 마다않고 헌신했으나 정당한 지급도 받지 못했다는 김새론 말이다.
지난달 16일 김새론이 김수현 생일에 사망했다는 사실을 조명한 기사가 나왔던 날, 많은 네티즌들은 해당 기자가 악의적 '가짜 뉴스'를 양산한다고 지적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분명 김새론과 김수현을 엮는 건 억지 짜집기, 조회수를 위한 '어그로'(관심 끌기)로만 보였다. 앞서 김새론이 김수현과 얼굴을 맞대고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긴 했지만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측이 빠르게 "김새론의 의도를 알 수 없다"고 열애설을 부인한 데다, 그 누구도 37세 김수현과 25세 김새론의 교집합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새론의 사망이 한 달여 지난 시점, 고인의 사망일과 김수현의 생일이 일치한다는 데에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새론 유족이 지난 10일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고인이 미성년자이던 시절부터 김수현과 교제했다고 폭로한 뒤 연이어 두 사람의 스킨십 사진이 공개됐고, 김수현 측이 초기에 "사실무근"이라 주장하며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다 14일 돌연 "김수현 씨와 김새론 씨는 김새론 씨가 성인이 된 이후인 2019년 여름부터 2020년 가을까지 교제했다. 김수현 씨가 미성년자 시절의 김새론 씨와 사귀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김수현 측은 "미성년자와 연애한 건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이미 대중의 신뢰는 곤두박질쳤다. 생전 김새론을 혼자 열애설을 터뜨린 이슈메이커로 매도한 것도 모자라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사실무근이라며 으름장을 놓다 증거 사진이 나오자 급하게 입장을 선회한 게 조악하기 그지없다. '가로세로연구소' 측은 김수현 얼굴도 나오는 영상이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유족 측도 교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사진을 포렌식 하기로 결정했다. 유족 측은 "사과 한마디 바랐던 건데 실망스럽다"고 재차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했음을 강조했다.
이제 김수현에게 김새론이 미성년자였는지 아닌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한솥밥을 먹은, 시기가 어찌 됐든 한때 연인이었던 동료에 '셀프 열애설' 꼬리표를 붙였다는 점, 김새론의 간절한 연락을 무시할 땐 언제고 증거 사진이 공개되기 시작하자 유족 측에 대화를 시도했다는 점, 대중과 유족에게 거짓 입장문으로 대응했다는 점이다. 이것만으로 김수현의 커리어는 충분히 흠집 났다. 김새론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교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라도 한다면 이 흠집에 중량이 더해져 순식간에 깨질 테지만 말이다.
혹자는 미성년자일 때 만난 것만 아니라면 이미 헤어진 상태인 두 사람이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다. 음주운전 사고를 낸 것도, 피해 보상 책임을 지게 된 것도 김새론인데 그걸 대신 갚아준 소속사가 내용증명을 보내는 게 뭐가 문제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맞다. 사고를 냈으면 책임져야 하고, 빌린 돈은 갚아야 옳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은 어떨까. 미성년자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띠동갑이나 어린 연인을 교제하고 아니라고 발뺌하고, 그 과정에서 유족과 대중을 기만하고, "나 좀 살려줘"라는 고인의 문자는 무시해놓고 유족이 사진을 공개하기 시작하자 뒤늦게 연락 달라고 호소하는 건 과연 도리에 맞는 일일까. 책임 없는 김수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던 눈치 없는 소속사의 최악의 컬래버레이션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故 김새론과 죽어서까지 기싸움을 하려고 드나.
이해정 haejung@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