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3엔터 대표 강제추행 사건 고소 기자회견.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정혜원 기자] 그룹 메이딘 출신 가은이 소속사 143엔터테인먼트(이하 143엔터) 이용학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43엔터 대표 강제추행 사건 고소 기자회견에서 "143엔터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가은의 모친을 비롯해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김영민 센터장, 전 143엔터 A&R 팀장 허유정, 법률대리인 문효정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가은 모친은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등장해, 현장에서 딸 가은을 지켜주지 못해 죄책감이 든다며 눈물을 흘렸다. 가은 모친은 "가은이는 아이돌 꿈을 이루면서 행복해 했다. 하지만 아이는 점점 생기를 잃어갔고, 이용학 대표는 아이들을 불러 이간질도 했다. 엄마인 저는 '목표를 위해 참아야 한다'. '사회생활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중도에 포기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네가 원해서 시작한 것 아니냐'는 말로 몰아붙였다. 부모로서 아이를 맡겼기에 잘못 보이면 아이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았다. 이게 화근이 될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가은 모친은 이용학 대표의 신체적 접촉은 가은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더욱 심해졌다며 "가은이는 이제 내 몸도 그만 터치하라고 명확하게 말했다. 그러자 이용학 대표는 부당한 대우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사건이 터졌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은 그 순간 저는 진심으로 제가 죄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몇번이나 저에게 구조신호를 보냈음에도 저는 듣지 않았고, 제 눈과 귀를 닫은 결과 제 아이는 상상도 못한 일을 겪어야 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가은이 아이돌 활동에 대한 의지가 컸기 때문에 이를 공론화 하지 못했다며 "대표에게 각서를 받고 조용히 상황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다.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대표는 물러나기는커녕 스케줄 하나하나에 간섭했고, 가은이가 외면할 때마다 휘파람을 불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했다. 가은이는 그 휘파람 소리를 힘들어했고, 아이는 결국 무너졌다. 하루하루가 지옥같았고, 저는 아이의 곁을 한순간도 떠날 수 없었다. 내가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마음이 타들어갔고, 삶 자체가 무너져내렸다"고 호소했다.
▲ 메이딘 가은 모친. ⓒ스포티비뉴스DB앞서 지난해 11월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소속사 대표가 신인 걸그룹 멤버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이후 피해자가 그룹 메이딘 가은이라는 추측이 이어졌다.
사건이 공론화되자 가은은 팀을 탈퇴했으며, 이와 관련해 143엔터테인먼트는 "개인적인 사정들이 겹치면서 팀 활동의 수행이 어려운 상황에까지 이르러 탈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씨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서는 "명백하게 사실무근"이라며 "당사는 그 허위를 밝힐 뚜렷한 여러 증거 역시 보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사건반장'의 보도와 관련해 가은의 모친은 "'사건반장'에서 아이의 녹취가 방송됐다. 동의한 적도 없으며 존재 자체도 몰랐다. 아이의 꿈을 위해 조용히 활동을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방송으로 다뤄지니 아이는 두려움에 떨게 됐다. 저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모친은 "아빠가 대표를 만났고, 원하는 조건을 다 들어주겠다고 해서 조율을 하다가, 대표는 회사가 입장문을 먼저 낼테니 아이에게 인스타그램으로 올리는 회사 입장문에 좋아요를 누르라고 했다. B씨는 아이의 입장문도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들이 보내온 내용을 받았을 때 저는 눈물이 났다. 입장문은 거짓 투성이었고, 왜 우리가 이런 거짓말을 올려야 하는가, 왜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해야하냐 못하겠다고 하자 B씨의 태도가 달라졌다"라고 주장했다.
모친은 "아이는 아이돌 활동도 대표의 사과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표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은 고작 합의금 뿐이었다. 부끄럽지만 저희는 가진 것 없는 부모였다. 아이가 공부라도 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싶어서 합의금을 이야기했다 단순히 돈을 요구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고, 아이가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니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다. 대표는 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합의금을 거절했다. 이후 그는 '가은이가 다칠텐데 괜찮겠냐'고 협박했다. 이후 A의 탈퇴 기사가 나왔다"고 했다.
모친은 "이제는 진짜로 아이를 지키고 싶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인생을 시작해야 할 아이다. 저는 아이가 지고 있는 짐을 덜어주고 아이가 하고 싶은 꿈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이런 사람은 반드시 업계에서 퇴출되어야 하고,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용학 대표 각서. ⓒ스포티비뉴스DB이후 김영민 센터장은 가은의 성추행이 일어났던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10월 일본 콘서트 첫날 피해자가 콘서트 끝나고 일본인 친구 6명이 모임을 가졌다. 일본인 멤버도 포함돼 있었다. 남자친구를 숙소에 데리고 왔다고 자극적인 보도가 나갔는데 사실이 아니다. 3주 후에 이 사실을 대표가 알게 되고 혼을 내고 강제추행 했다. 강제추행 과정에서 회사에서는 강제력이 없었다고 하는데 저항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김 센터장은 "사건 직후에 피해자가 큰 충격을 받았고 대표가 다음날 부모님에게 연락을 했다. 부모님이 마음을 추스르고 만났을 때 잘못을 시인했고 활동에 불이익을 주지 않고 업무에서 물러나 소통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피해자는 그룹 활동을 계속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서 감내하면서 활동을 했다. 그러나 대표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큰 충격에 빠져 활동을 지속하지 않게 됐다"라며 "피해자의 음성이 방송을 통해 나갔고 '피해자가 남자친구를 숙소에 데리고 왔다'는 잘못된 사실이 나가면서 피해자에게 큰 상처가 됐다. 대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그룹 탈퇴를 공지하고 전속계약 유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이용학 대표가 가은의 추행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과 자필 각서도 공개했다. 해당 각서에는 "본인 이용학은 멤버에 대한 성추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합니다"라며 "향후 143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계약 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대표이사를 떠나 본인이 불이익이 없도록 책임을 질 것이며, 계약의 연장 및 기타 계약 관계에 있어 우선적인 선택권을 부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가은 측 법률대리인 문효정 변호사는 "143엔터의 소재지 관할 강남 경찰서에 고소장을 지난 4월경 접수했다"라며 "피해자는 고소인 진술을 위해 경찰 출석을 앞두고 있고, 담당 수사관도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 의지를 보여주고 계신다.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상의 아이돌 걸그룹 멤버에 대해서 소속사 대표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성추행을 저지른 사건이다. 대표는 이를 인정하고 사과도 했지만, 피해자가 걸그룹으로 갓 데뷔해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하는 것을 빌미로 계속 입장을 번복하고 급기야 법행을 부인했다"라고 밝혔다.
가은 측에 따르면 143엔터 설립자이자 대표 프로듀서는 소속 아이돌 멤버를 대표실로 불러 3시간 동안 폭언과 협박을 가한 후 강제 추행과 성적 모멸감을 주는 성희롱을 가했다. 당시 피해자는 만 19세 미만으로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의 보호를 받는 미성년자였다.
가은 측은 "이용학 대표는 사건 직후 피해자 부모를 만나 잘못을 인정하고 일선에서 물러날 것과 피해자와의 공간분리를 약속하였지만, 이후 가해 사실을 부정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넘어 왜곡된 말들로 피해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김 센터장은 "자발적으로 신체 접촉을 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친구에게 자신이 당하고 있는 상황을 전달하기도 했다"라며 "143엔터가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피해자에게 전속계약이 유효하다고 하고 있는데, 즉시 해지할 것을 요구한다. 수사당국에서도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해서 대표를 엄벌에 처할 것을 요구한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문체부가 역할을 다했으면 좋겠다. JTBC '사건반장' 보도에 관해서도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후 143엔터는 공식입장을 통해 "가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이 있으나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그 과정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고자 한다"라며 "가은 측은 이미 작년에 보도되었던 사건과 관련하여 일방적인 주장을 근거로 거액의 위로금을 요구하다가 이를 거부하자 사건 발생 6개월가량 지난 상황에서 형사 고소를 한 점 역시 심히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혜원 기자(hye26@spotv.net)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