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학교는 학군지, 잘 사는 동네에 있어. 애들 부모님도 죄다 판검사 교수 의사 대기업 재직이고... 내 친구 부모님도 두분 다 대기업이야.
근데 웃긴건 뭔지 알아? 사실 다른 애들한텐 그렇게 열등감이 안 느껴져. 뭐 부모님 의사다, 교수다.. 이런 말 들으면 너무 그사세여서. 근데 이 친구는 뭔가 부모님 직업도 우리 집이랑 비슷하구 사는것도 비슷해보이는데 은근 나타나는 그 잘삼이 너무 힘들어..
내 부모님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내 친구 아빠쪽은 금융권이고 어머니는 언어쪽이래. 근데 우리 엄빠도 엄밀히 따지면 금융권이긴 하거든..
암튼 그 잘삼의 예시를 들면, 저번에 놀러가는데 백화점을 가기로 했거든? 걔가 버버리를 들고 나타나는거야.. 내가 놀라서 어디서 났냐고 물어보니까 엄마가 고등학교 입학선물로 큰맘 먹구 사줬다고 헤헤거리는데.. 상대적 박탈감 느껴졌어.
내 친구 진짜 해맑고 부모님한테 사랑도 많이 받아. 저번에 통화하는데 끊을 떄 엉 사랑해~ 이러는거 듣고 충격받았어. 그리고 본인이 이번에 성적을 잘 받아서 자축의 의미로 향수를 하나 샀데. 그래서 뭐 샀냐고 물어보니까 엄마랑 백화점가서 딥티크를 샀다는 거야. 사실 나도 명품에 관심 많아서 가격 잘 알거든.
그리고 학원 하나를 같이 다니거든? 살짝 과외형식? 이여서 집 같이 되어있는데 밥 먹고 와서 앉아서 립을 바르는데 샤넬 뚜껑을 그냥 막 발로 확확 밀어버리는거야. 기스 생각 안하고. 내가 놀라서 야 그래도 샤넬인데 기스생각하면서 사리라고 하니까 어차피 소모품인데 그냥 막 쓰고 버리는거지, 이런거에 왜 의미부여하냐고 웃더라고.
내 친구 실제로 색깔 예쁘면 다이소는 백화점 브랜드든 그냥 쟁이고 쓰는것도 하나도 안 부끄러워하더라. 다이소 쓰는거 보고 밖에서 다이소꺼 쓰네? 이렇게 물으니까 진지하게 색 너무 예쁘다고 나한테도 추천해줬어. 학원도 6개씩 다니면서 너무 힘들다고 나한테 기대면서 투정부려.
나도 알아, 그냥 부모님 잘 만난 덕으로 내 친구가 저렇게 지내는거. 내가 과분한 걸 바라는 거라는거. 근데 내 친구는 그냥.. 사랑 받는 티가 나. 성격도 살짝 이기적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도 사랑스러워보이는 그런 친구야. 본인이 용인 못하는거는 표정으로 그대로 드러나고, 목소리 크고 잘 웃고.
그냥.. 모르겠다. 내가 못난거 맞아서. 사실 나도 그렇게 못 사는거 아니야. 다 브랜드는 아니여도 옷걱정 밥 걱정 해본적도 없는 사람인데. 내 친구가 너무 부럽네.. 유독 이 친구만 더. 나 정신차리게 욕 좀 해줘. 이런 열등감 느끼는 거 자체에서 내가 너무 초라해지는 기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