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바르지 않으니 명료함이 더해지는 마음들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이름이 바르지 않으니 말에 조리가 없어지고
조리가 없으니 이음새도 끝맺음도 정돈치 않을듯 싶다.
이 공간을 다녀갔던 수많은 활자가 스친다.
우리들은 눈이 아닌, 마음에 품는 글을 말하고 싶었을까.
'이번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저 글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영혼에 대한 태도였다. 내겐 여긴 바다였고, 그들은 두 개의 원을 이루던 지평선이었다.
어느덧 시계초침에 타작은 가늠하기도 답답하게 흘렀다.
바다에서 울고 웃고 어울리던 기억은 온데간데 없이,
끊임없이 쏟아지던 비수라는 공간에 묶였던 기억만이 남아 적막하게도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