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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긴 글 주의) 제가 친구에게 실수한걸까요?

ㅇㅇ |2025.06.15 11:52
조회 14,764 |추천 15
방탈 죄송합니다.
현실적인 조언을 얻고자 가장 화력 좋은 곳에 글 올립니다.
매우 매우 긴 글이지만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절대 자작글이 아님을 맹세합니다....

저는 30대 중반이고, 저에게는 고 1 때부터 친한, 정말 가족만큼 아끼는 친구가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땐 말 안 해도 느껴질 정도로 많이 내성적이어서 항상 자기 자리에서 혼자 조용히 책만 읽던 애였고,
우연히 짝꿍이 되어 한두 마디씩 대화를 하면서 친해졌습니다.
저는 그 친구의 차분함과 순수함이 좋았고 친해질수록 마음이 깊고 따뜻한 게 느껴져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게 되었어요.

친해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이 친구의 집안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고
아니나 다를까 스무 살이 되자마자 금전적으로 지독하게 괴롭히기 시작한 부모님과,
여자는 살찌면 안 된다고 명절날에도 밥 먹는 중간에 밥그릇을 빼앗는 할머니 때문에
20대 중반부터는 가족들과 아예 연을 끊고 독립해 살기 시작했고,

스무 살부터 20대 중반까지 강제적으로 부모님께 알바비나 직장 월급을 모두 드렸어야 했기 때문에 정말 힘들게 살다가,
혼자 살게 되면서 하고 싶던 것도 하고, 먹고 싶던 것도 맘껏 먹으며 정말 많이 밝아지고 사교적인 성격으로 바뀌어가며 2년 전엔 볼링 소모임에서 만난 남자친구도 생겼는데,

나이차이가 좀 많이 나보였지만, 이제 막 40이 되었다는 말에 좀 많이 노안이구나... 했는데, 많은 고생을 하고 살아서 그렇게 됐다고 들었고, 친구를 너무 예뻐하던 모습에 자기들끼리 좋으면 됐다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친구가 1년 반 전쯤부터 직장 내 같이 일하던 오빠의 괴롭힘으로 다시 많이 힘들어하기 시작했고, 빠르게 어두워져 걱정되던 와중에,

친구 남자친구가 무려 16살이나 차이가 나며, 그동안 친구의 힘들다는 말은 제대로 들어준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자기 힘든 얘기만 하루에 1~2시간씩 하고, 성욕에 미친 남자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내 얘기는 왜 들어주지 않냐고 물어보고 싸우면, 자기가 나이가 많아서 꼰대라서 그렇다고 항상 사과해 놓고는 하나도 바뀐 것 없이 며칠 내로 똑같이 반복이 되었고,

힘들어서 얘기 좀 하자고 하면 집으로 불러 자기 성욕 채우려는 행동만 하고,
친구가 거절하면 만난 후부터 집에 갈 때까지
친구의 온몸을 단 한순간도 놓지 않고 아플 정도로 계속 주물러대고 힘으로 강제로 관계를 하려고 하거나,
뿌리치면 삐져서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리거나 왜 자꾸 자기를 거절하냐 화도 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얘기를 안 하고 듣기만 하게 됐고, 최대한 밖에서 만나며 스킨십을 피했는데
그게 너무 힘들고 지쳐서 헤어지자고 하면,
너는 왜 힘들면 힘들다 얘기를 안 하냐고 뭐라 하다가, 자기가 잘못했다고 잘하겠다고 싹싹 빌고 사과하며 놓아주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작정하고 나이 속이고 만난 것도 열받는데
가장 가까이에서 애 상태를 보면서도 단 한 번도 친구의 힘든 얘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는 게 더 열받았고,
제 친구 보고 '너는 내 단백질 인형'이라는 말도 항상 했다고 해 제 속이 뒤집어졌지만,
우울해하는 친구 앞에서 차마 저까지 화를 낼 수 없어 토닥여주고 위로해 줬습니다.

친구는 최근 한 달은 눈에 띄게 말수가 적어졌고, 말도 느려지고 행동도 느려지며 밥도 안 먹고 잠만 자기 시작했고
정말 큰 우울증이 왔구나 싶어 도와줄 방법을 찾던 중에
선거날이었던 저번주 화요일,
술을 잔뜩 먹고 건물 옥상에 올라가 투ㅅ자ㅅ 시도를 하였고, 뛰어내리려던 찰나에 경찰에 붙잡혀 저한테 인계되어 집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경찰분 말로는 친구가 휴대폰을 버리기 전 아무도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얘기 좀 들어달라고 울면서 스스로 신고하다가 끊었다고 합니다. 친구는 아예 기억을 못 해요)

제 앞에서 펑펑 우는 친구를 보며 저는 억장이 무너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친구를 설득해 사는 지역의 정신 건강센터에 데려가 정신과 진료 볼 수 있게 해 주는 것밖에 하지 못해 너무 속상했습니다.

정신과 진료를 마치고 친구와 함께 친구 집에 있는데
그 님친한테서 전화가 왔고, 친구가 스피커폰으로 받아 저도 통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일부러 저 들려주려고 스피커폰으로 받은 것 같았어요)

친구의 남친은 진료 잘 받았냐, 병원에서는 뭐라 하더냐 하다가

정신과 약 먹는다고 잠만 자면 안 되고 오히려 일을 더 힘들게 해야 제정신이 유지되니 일은 꾸준히 계속 나가라는 둥,
정신과 약 먹고 아무것도 안 하고 뭐 처먹기만 하는 애들이 꼭 정신과 약 먹고 살쪘다고 한다는 둥,
헛소리를 해대길래 그냥 끊으려 했는데

'집에 오라고 하고 싶은데, 오면 또 너 만지고 싶어 져서 오라고도 못하겠고... 에효.. 너는 나 안 만지고 싶냐?' 하는 말에 너무 열받아서
미ㅊㄴ 아니냐 지금 이 상황에 그 말이 나오냐 소리 지르고 끊어버렸습니다.

정말 온몸이 떨리게 열받고 정이 뚝 떨어지더라고요.
친구는 전화가 끊긴 후 아무 말도 안 하다가 조용히 울며 잠들었습니다.
잠든 친구를 보니 내가 또 욱해서 친구한테 상처를 준건 아닌지,
감정을 더 건드려버린 건 아닌지 너무 걱정이 됩니다..
제가 너무 오버한 걸까요..?
그리고 저는 앞으로 친구에게 뭘 어떻게 해줘야 할까요..?

(사진은 친구가 구조되던 날 경찰, 소방관 분들의 전화 및 문자 기록입니다.)















추천수15
반대수0
베플ㅇㅇ|2025.06.15 15:42
이미 죽을마음까지 먹은 애한테 그정도 상처 받는거까지 신경 쓸 겨를 없어요 친구한테 저 남자랑 헤어지고 싶은게 맞는지 확인하시고 (저런 애들은 감정적으로 취약해서 나중에 가서는 실은 헤어지고 싶지 않았는데 어쩌고 말 바꿀수 있어요) 헤어지는걸 도와도 되겠냐고 확답받고 일단 지금부터 연락오는거 일절 받지말고 통화내역 문자기록 남겨서 경찰에 신고하세요 그리고 ㅈㅅ로 기록남아있으면 지역보건소랑 연계해서 상담프로그램 등록하게 해줄거고 (보통은 경찰에서 바로 연계해주는데 따로 연락없다면 경찰서에 문의해보세요 신고 기록 있으면 가능합니다) 다른 사람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 관계가 문제인걸 인지해야 합니다 님이 그 친구와 같이 지낼수 있다면 최소한 2주정도는 같이 지내면서 상태도 지켜보고 저 남자와도 직접적으로 차단시켜 주면 더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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