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딸 , 큰딸, 힘들게 얻은 첫 아이로 태어났다 내 인생에서 제일 마음 편히 살던때는 그 어린시절 잠시였다
3,4살무렵 어느 날 부터인지 아빠가 집에 잘 들어 오지 않았다그래도 첫 딸이라고 이뻐하는 아빠가 좋았나보다 세면대가 막혀도 아빠가 올때까지 기다렸다 일 하느라 바쁘다는 엄마의 말이 다인줄만 알았다 그땐
30년전의 기억이 생생하다 아직도큰 고함소리와 다툼, 날 번쩍 들어 올려 싱크대에 올려놓고빨간 주방가위가 내 목앞까지 들어왔다 나는 무서웠다 , 우리딸~하고 예뻐해주던 아빠가 나를 죽이겠다며 내 목에 주방가위를 들이대며 엄마를 협박한다
소리치는 엄마, 내 기억속에 박힌 빨간 주방가위
그때부터였던거 같다 왠지 모르게 아빠 언제 오냐고 묻는 질문은 하지 않았다
어린이집을 갈때도 소풍을 갈때도 저녁을 먹을때도 하원길에도 어느 순간부터는 아빠는 있지 않았다
5살무렵, 나는 보육원에 맡겨졌다보육원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아빠도 엄마도 없는 선생님들과 그 집에서 살았다 무서웠다 그 낯선 곳이 7밤만 자면 아빠올께 하고 떠났던 아빠의 뒷모습
밤마다 이불에 오줌을 싸고 혼이 나고 그때부터 눈치라는걸 보기 시작했다선생님을 엄마라고 부르는 모습을 보며 부러웠다우리엄마도 아빠도 보고싶었다
일곱밤을 참으면 온다는 아빠는 주에 한번 이주에 한번 고기나 소세지를 사들고 왔다
언제부턴가는 엄마가 아닌 어떤 아줌마와 함께진한 화장, 긴 파마머리, 화려한 삔 , 우리엄마랑은 다른 아줌마였다
그곳에서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어느날 할머니와 엄마가 나타났다
일곱밤만 참으면 온다는 아빠는보육원에 날 맡겨 놓은채 교회 집사와 바람이 나서 그 집 아이들과그 집에서 살고있었다 그 사실을 5살인 내가 알았다면 참 좋았을거같은데
너 엄마따라 가면 아빠는 바다에 빠져 죽을꺼야
무서웠다 우리 아빠가 죽을까봐 없어질까봐차에서 내려 아빠를 따라갔다 그 이후 엄마는 보지 못했다
작은 연립빌라나보다 훨씬 큰 초등학교 고학년 언니 오빠가 있었다아빠가 바빠서 못놀아주니언니오빠들하고 놀면 즐거울꺼라고
멋모르고 마냥 좋았다 새 운동화도 , 나랑 놀아주는 언니오빠들도해맑게 웃어주는 아줌마도 직감적으로 엄마를 대신할 아줌마로 느꼈다
잠깐 지낸다던 그 집에서 살게되었다
아빠가 안방에서 나오는 모습을 봤다아줌마가 헐벗고 있었다 이상했다 기분이 왜 아줌마가 옷을 안입고 있을까
헐벗고 있던 아줌마는 어느날부터 엄마라고 부르라고시켰다우리엄마가 아닌데
엄마라고 부르지 않자 맞기 시작했다왜 말을 안듣냐고 무시하는거냐고니 엄마는 없다고 엄마라고 안부를꺼면 나가라고
해병대출신의 큰 거구의 아빠의 손이 쉴새없이 날라왔다
파리채를 들고 날 훈육한다던아줌마의 매질이 아팠다
너무 아팠다 , 무서웠다, 엄마가 보고싶었다엄마를 찾으면 또 맞았다,
5살,6살인 나에겐아빠의 두터운 손은 너무 크고 무서웠고아줌마의 파리채는 요란할만큼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