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녀석을 들이고 내가 놀란게 하나둘이 아냐.
1번은 암수 구분이 안된다는 거. 도시 붕알이 보이지 않으니 암수 구분이 안되더라고. 결국 하는 행동거지를 보고, 그러니까 잘도 삐지거나 유달시리 교태를 부리는 등을 보고선 암놈이 아닌가 짐작 했지.
2번은 놀라운 번식력이야. 데려온 지 채 1년도 되기 전에 야밤엔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오는데 어느새 배가 불러오는게 아닌가. 내가 너무 잘 먹여 비만인가 했지만 배를 만져보니 뭔가가 꿈틀거리네.
3번은 뭐든 알아서 하는 주의. 깔끔은 기본이고 대소변도 알아서 척척. 그리고 새끼도 내 도움 없이 혼자서 잘만 낳아 기르더라고.
4번은 실질적인 도움이야. 오갈 데 없는 떵개 세마리나 받아 키우지만 이놈들은 도당최 먹고 싸고 자고에만 충실하고 지키라는 도적놈에겐 헤벌레, 반기라는 손님들에겐 이빨 드러내고 짖어대니 국정원 홍장원씨 말마따나 싹다 정리하고픈데 그래도 정이 들어 그럴질 못하지. 하지만 야옹이는 다르더라구.
가게에 창궐하던 쥐새끼들이, 이놈의 등장과 함께 두어마리 나자빠진 걸 갖고 노는 것까진 봤는데 이후 다 사라진 거라. 얼마나 기특하든지. 하지만 야옹이라고 다 같은 야옹이는 아닐 터, 낳은 새끼가 무려 4마리.는어미와다르데?
3주 정도 지나니 아무대나 똥싸고 오줌 싸고 물건 물어뜯고, 장난이 아니더만 해서 어미랑 같이 밖으로 내보냈더니 처음 지가 찜한 자리가 아니면 안된다네. 몇번을 실랑이 끝에 내보냈는데 이게 탈이 난 거지.
지난 달 말에 갑자기 어미가 새끼들을 팽개쳐 두고 보이질 않는 거야. 걱정이 되어 여기저기 찾아봤지만 찾을 수가 있겠어? 이틀이 지난 후 밤에 들어오는데 영 컨디션이 안좋아 보이더라고. 다시 새끼를 품길래 이젠 별일 없겠거니.
다음 날 유난히 하나가 울어대서 나가보니 세마리는 뭉쳐있고 하나만 따로 떼놨더라고. 그래서 다시 데리고 들어와 모아 두었지. 그런데 내가 어미의 깊은 속뜻을 몰랐던 거야. 그러니까 지가 어디서 병을 옮겨와서 새끼들이 하나 둘 비틀거리자 제일 건강한 놈만 따로 떼놓은건데 난 그걸 모르고 환묘 (?) 들 사이로 던져 넣었으니 이넘도 병이 든 거지.
결국 사흘이 지나도 어미가 돌아오지 않아 내가 씻겨주고 먹여줬지만 다음 날 하나둘 떠나더만. 그 와중에 따로 떨어졌던 녀석은 그래도 살고자 죽은 형제자매에게서 떨어져 있었는데 두어시간 지났을까? 그넘도 결국 이승을 하직하더만.
그리고 어미는 자취도 보이지도 않고. 느낌에 어디 숨어서 죽은 것 같더라고. 안타까운 내 마음도 그렇지만 문제 그 다음부터야. 다시금 가게 안에 뭔가가 사부작거리고 쥐똥이 보이고. 결국 여기저기 무료 분양하는델 알아봤지만 하나같이 날 무슨 동물 학대범처럼 대하는데 이유가 집 안에서 키우지 않겠다는 조건때문이라나.
뭔가 참... 이상타.... 왜 고양이와 개를 밖에서 키우면 학대라고 생각하는 걸까? 하루 종일 집안에 갇혀 주인 오기만을 기다리느니 넓은 마당에서 지들끼리 놀고 마음 내기는 대로 싸고, 이게 더 낫지 않을까? 하기사 그래서 야옹이들이 몰살한 건진 모르겠다만.
결국 참다 못해 오늘 모란시장으로 갔어 거기서 판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웬걸? 그건 몇년 전 이야기라는 거야. 팔다가 걸리면 벌금 나오고 하니 이젠 아예 나오지를 않는다는구만. 우쩨. 간 김에 먹을 거나 바리바리 싸들고 오는 수 밖에.
이젠 그야말로 냥줍 하든지 집사로 간택되든지 해야 할 것 같은데 데리고 있는 떵개들이 하두 발광을 하니 간택은 언감생심이야.
방금도 발 밑으로 뭔가 후다닥 지나가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