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몇 명 안되는 소규모 기업에서 일하고 있어요. 대표님(남자)이 제일 바쁘긴 한데 어쩌다보니 제가 대표님 다음으로 하는 일이 많게 된 상황이에요.
얼마 전 근무중에, 이따 저녁에 다음 분기 프로젝트 계획에 대해서 식사하면서 논의해보자고 대표님이 말씀하셔서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녁을 먹으러 가려고 대표님 차에 탑승을 했는데, 외부 식당은 사람이 붐비니까 자기 집에 가서 밥을 먹자고 하시더라고요. 밥을 해주신다고요(대표님은 혼자 사십니다.) 좀 많이 당황하긴 했는데, 판단이 안서서 바로 거절하지도 못하고 어째야할지 모르겠어서 일단 있었습니다.
대표님 집 앞 마트에 들러서 간단히 식재료 등을 같은 걸 사는데, 집 가자는 얘길 듣고나서부터 머릿속이 하얘져서 뭐 먹고싶냐는 대표님 질문에 답을 제대로 못하겠더라고요. 근데 집에 들어가서 요리하는 시간을 기다린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찔해져서, 그때야 이건 아예 안가는 게 맞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사적으로 친한 사이도 아니었고 xx씨. 하고 부르는 사이예요.)
그래서 일에 대한 논의면 그냥 바깥 식당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어요. 대표님은 진지한 이야기니까 개인적인 공간에서 하려고 했다고, 정 그러면 알겠다고 하셔서 외부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논의를 하게 됐습니다. 사적인 얘기는 전혀 아니었고, 업무와 관련된 얘기만 진행을 했고요.
문제는 그 다음인데, 그 다음날 대표님께서 부르셔서 하시는 말이 (일 관련 논의도 했지만) 어제 제가 집 가는 걸 거절한 게 기분이 나빴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상한 사람 취급 당한 것 같다고, 제가 잠재적 범죄자처럼 본 거 아니냐고 기분 나쁘다고요.. 저도 그런쪽으로 걱정하기보다도, 애초에 그 전에 그냥 집에 가는 자체가 너무 말이 안되고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거절한 건데, 그냥 그게 기분이 나빴나봐요. 그리고 이거 때문인지 그 다음부터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 유독 까는 게 많아지게 되었네요.
다른 분들이라면 어떻게 하셨을 거 같나요? 아무 일 없을 테니 일단 가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빠르게 거절하는 게 맞았던 건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