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금 5천만 원짜리 국제 콩쿨 다녀온 후기야.
총상금 5,000만원 걸린 국제 클래식 음악 콩쿨에 다녀왔어. 사진보면 알겠지만 '나이 제한 없음(NO AGE LIMIT)' 조건이라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 모이는 대회였음. 결론부터 말하면, 말 한마디 때문에 초3 짜리 악기 좋아하는 애 가슴에 피멍만 들고 온 씁쓸한 후기임.
1. 애초에 수상 욕심은 전혀 없었음 나이 제한이 없다 보니 아마추어 부문도 어른들까지 참가해 실력이 정말 어마어마하더라고. 거의 어른이랑 애가 축구하는 느낌이라, 상은 엄두도 안 냈고 그냥 "너무 잘한다" 하면서 스크린으로 관전하고 있었어.
2. 레슨 선생님이랑 같이 보면서 좀 과하게 감탄하고 있는데, 이번 대회 주최자분(시상식 사회 보신 분)이 옆에서 영어로 "I know. I know. He won't be sad." 라면서, 상 줄 테니 걱정 말라는 뉘앙스로 영어로 솰라솰라 하는 거야.
당연히 실력차가 너무 나니까 어린 참가자들 기 안 죽게 '어린이 참가상'같은 종이 상장이라도 따로 챙겨주려나 보다 했지.
3. 주최자가 직접 와서 그렇게까지 말하니 시상식 안 갈 수가 없잖아?
시상식 데려가려고 주말 특강 빼고, 악기거리 꽃집에서 꽃다발도 사고, 애 옷도 제대로 입혀서 참석했어. 애는 꽃사고 옷도 입으니 기대도 엄청 했고, 시상식 몇분남았냐고 들떠하는데 그때까진 웃기도하고 좋았지...
근데 결국 종이한장 못받고 현장에서 울음 터짐. "비수상자분들 아쉽겠지만 열정 가지고 열심히 하라"고 함.
4. 실력이 안되면 상 못 타는거 당연해. 근데 줄 생각도 없었으면서 왜 희망고문 한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 현장에서 애 눈물 터지는데 부모로서 억지로 시상식 데려온 내 탓 같아서 죄책감 때문에 미치겠더라. 애 집에 와서 지금까지 말 안 하는중. 악기 진심으로 그만둘지도 모르겠다.... 국데콩쿨이면 뭐 하냐... 미숛나더라도 아이들에 대한 경각심도 없는 미숙한 운영에 진짜 실망했음.
다른 부모들도 혹시 이런 콩쿨 가서 관계자가 던지는 립서비스에 절대 현혹되지 말길..
5. 그리고 아마추어 / 어드밴스 / 프로페셔널을 나누는 기준도 조금 더 명확해야 하지 않을까?
어른 참가자들과 어린 아이들이 같은 “아마추어” 안에 섞여 경쟁하는 게 과연 맞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음악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으면 했는데
첫 국제콩쿨이 상처로 남아버릴까봐 마음이 너무 아프다.
비슷한 경험 있는 사람들 있으면 이야기 좀 듣고 싶어.
P.s. 그리고 아마추어 수상자들 인스타 찾아보니 아마추어도 아니더만....영상 예선은 왜 한건지도 모르겠다 진심..
결과론적으로 시간내서 꽃사들고 가서 들러리서주고 애 취미인 악기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감도안옴...꽃다발 키운터에서 찾아다가 사진한장 안찍고 집으로 가져오는데 정말 낚인 기분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