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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키워보니 엄마에게,나에게 화가 난다

쓰니 |2026.06.09 15:29
조회 154 |추천 0
오늘 어떤 글을 읽으면서
자식낳고 살아보니
왜 우리 엄마는 나한테 그랬을까
나 역시도 너무 이해가 되서
엄마는 틀렸고 나는 맞았구나 생각을 하고 살았다

내 엄마는 지독한 남아선호사상에
나를 감정쓰레기통으로 ,화풀이용으로만 키웠기때문에
부모사랑 그런거 잘 모르고 컸다
폭력도 많이 당했고.

근데 나는 이상하게 기죽어 눈치보며 자라지 않았고
어린마음에도 항상 억울하고 ,
딸이라는 이유로 소외당하는 현실이 너무 한이 되어
끊임없이 부당함을 외치고
불공평함을 표현하고 반박하는 끈질기고 독한 사람이 되었다.


학창시절 언젠가는 엄마가 이유없이 폭력으로 다스리려 했는데
머리가 어느정도 컸을무렵엔
나도 눈깔이 뒤집혀 폭력으로 똑같이 맞서기도 했다
(덕분에 온가족 온동네가 난리가 났지만 이건 지금생각해도 속이 시원하다)

집안에서 나는 항상 독한년 나쁜년 싸가지 없는 년이긴 했는데
어느순간부터는 그렇게 인정되니
나를 안건드린다고 해야하나 .. 그렇게 살았고
연끊고 살았던 기간도 있고
뭐 세월이 흘러 나도 결혼하고 애를 낳았다

솔직히 사랑을 받아본적이 없어서
내가 잘 키울수 있겠나 하는 의문에
자식은 하나만 낳았고 딸이다.

키우면서 보니 정말 자식 낳아보니
어떻게 내 부모는 나에게 그렇게 냉정하고 차가웠는지
더 이해가 안갈만큼
애가 정말 귀엽고 예쁘기만 했다.

나는 결혼생활 10년정도 하다 이혼을 했는데
(쎈 성격에 솔직히 결혼하면 안되는 성격 같았던거 같기도 하다..)
딸은 내가 데리고 이혼했고 그렇게 싱글맘으로 살고 있고
정말 너어무 너무너무 딸이랑 오손도손 알콩달콩 살았다
또 악착같이 체력과 정신을 모두 갈아넣어 열심히 살기도 했다

딸에게 만큼은 나는 웃음이 많았고, 다정한 사람이었고
사람에게 정을 잘 안붙이는 내게
딸은 또 그만큼 특별했다
살면서 한없이 좋고 이유없이 사랑하는 대상은
딸이 처음이었으니까.

근데 이런 반전이 있을 줄 몰랐다

딸이 사춘기가 되니
이성에만 관심이 있고
공부를 안한다
시험점수가 기껏해야 20-30점이다
혼자 아득바득 벌어서 학원비에 들어가는 돈은 그냥 학원 월세에 일조만 하는거 같다

애기땐 엄마 혼자 자기를 키워줘서 애틋해하는것 같더니
지금은 화장하는거 옷입는거 치장하는 거
친구들이랑 놀러다니는거 남자친구 말고는
머릿속에 아무것도 들은게 없는거 같다
자잘하게 쌓여가는 거짓말, 의도없는 아이의 순수악같은 모습에 질려버리고
점점 희미해지는 신뢰


뭐랄까. 쉽게 말해
한마디로 배신감이 들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딸이 아무렇게나 대충 살아도
무한히 사랑만으로 지켜주는 부모그릇은 아니구나

특별한 대상이었던 딸이라는 빛나는 존재는
인간에 대한 혐오와 냉소만 있던 내게
아 세상에 특별한 존재는 없구나
이 아이도 나에게 다를 바 없는 사람이었구나
어쩜 그렇게 사랑해 마지 않는 딸에게 내가 이럴 수 있지 하며
차가운 그런 감정이 스믈스믈 들었다

이제는 딸에게 아낌없는 미소도 나오지 않고
너그러운 마음도 들지 않고
다칠까 아플까 항상 걱정하던 마음은 이제 많이 사라졌다

딸이 아빠한테 가겠다고 하면 보내야겠다 할 정도로 마음을 많이 정리했다

역시 사랑받은 적이 없어서 애초에 난 사랑을 줄 수 없는
틀렸던 인간인데
욕심으로 애를 낳았구나
부모 마음이란게 그렇게 쉽게 변할 수 있나 의문이 들었다가
아 내 부모 피를 물려받아 자식에게 정이 없구나
고개를 끄덕였다가
모든 부모가 그렇진 않을텐데
세상 사람들이 다 등을 돌려도
부모는 그 자리에 있어주는거 아닌가 했다가
난 간장종지같은 그릇으로 애를 낳았구나 하는 마음

딸과 그렇게 대화를 많이 하지는 않지만
몇마디 오가는 대화에도 날이 서고 짜증이 실린다
뒤돌아 내가 왜이러지 그렇게까지 냉정하게 말해야하나 싶다가
대화가 다시 시작되면 또 시작되는 냉소적인 단어들

내가 미친거 같다가
내가 왜 희생해야해 했다가
계속 함께하다가는 둘 다 망가지겠다 싶고

누구나 이런길을 다 보내며 인생을 살아가나 싶고 궁금하다

이 길 끝엔 무엇이 있는지.


내가 평생에 원한건 딱 하나다
진짜 사랑. 딱 하나.
크기가 작아도 손바닥만해도
그안에서만큼은 작은 온기가 느껴지는.
그럼 다른 세상이 온통 얼음 투성이라 해도 버틸 수 있는 그런 작은 온기 같은 사랑.
그마저도 가질 수 없다니
너무 절망적인 인생이다
신은 나를 버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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