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살 열심히 빼서 드레스 입으려고 퇴근 후에 운동을 다니고 저녁식단 조절하면서, 6월 초까지 열심히 5kg 감량했어요.
그런데 6월 초 어느날 회사사람들의 커피심부름을 다녀오다가, 인도 옆쪽 좁은 골목길에서 웬 주차되어있던 트럭이 후진하면서 내 쪽으로 다가오는거예요.
저는 무의식적으로 뛰었죠...근데 하필이면 내가 삼선슬리퍼를 신고 있어서, 한 배수구를 밟았는데 슬리퍼 앞코가 그 배수구 구멍에 걸리는 바람에 그대로 넘어짐!!!!!!
(나 진짜 다시는 바깥으로 나갈 때 슬리퍼 신으면 안되겠다고 반성 많이 함)
내 손에 아무것도 안 들려있었다면 손으로 땅을 짚었을텐데, 양손에 다 음료 몇잔씩 들고 있는 상태여서 그저 인어공주 자세로 쓰러지며 한쪽 다리로만 충격을 다 흡수해버렸음......
내가 손으로 땅을 짚지도 못하고 음료를 들고 있었음에도 음료는 바닥에 왕창 쏟아졌고......
일어나려고 힘을 주니까 순간적으로 다리가 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또 2차로 철푸덕......이번엔 얼굴까지 바닥에 닿음!!!ㅠㅠㅠㅠㅠㅠ
그렇게 고통 때문에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하고 울음까지 나오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랑 주변 가게 직원들까지 나와서 제 몸을 일으켜주고, 괜찮냐고 물어봐주고, 병원 가봐라고 해주길래, 서러운 마음에도 세상은 아직 살만하게 보이더라구요......그때 그분들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후 쏟은 음료는 어느 양만큼 살렸는지, 회사 사람들의 저를 한심하게 여기는 반응이 어땠는지에 대해서는 짧게 말하고 지나갑니다......
그 후로 2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느낌이 아리네요. 고관절 여기가 참...이렇게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는 부위인줄 몰랐어요. 걷는것조차도 힘들어요. 한걸음 한걸음 걸을 때마다 자꾸 고관절 사이에 바늘이 낑겨있는 느낌이 들어서 절뚝거리며 다니게 됨......허리 숙일때는 뼈끼리 부딪히는 감각도 느껴지네요?
다친 직후에는 그리 고통스럽지 않았고 바로 병원으로 갔는데, 엑스레이상으로 골절은 없다고 해서 간단한 물리치료만 받고 왔는데, 다음날 자고 일어나니 고관절(골반뼈와 다리뼈가 붙은 곳)이 미친듯이 아파서 걷지도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그날은 회사도 결근했고, 지금까지 동네 정형외과 총 5번(1군데만 가지 않음)을 다니면서 물리치료에 충격파치료, 초음파주사까지 맞으며 처방받은 약까지 먹고 지내고 있고......만나는 의사쌤들마다 절대 많이 걷지 말고 하중에 무게 싣지 말라고 당부해서 운동까지 그만두고 홈트레이닝도 못 하고 있는 중이네요.
가는 병원마다 골절은 아니라고 해도 계속 통증이 안 없어지길래, 결국 얼마 전에는 종합병원 가서 비싼 돈 내고 MRI까지 찍었는데, 뼈에 멍이 들어있고 뼈 사이에 삼출액이 고여있더랍니다.
의사 말로는 별다른 치료는 필요없고, 시간이 약이랍니다......덤으로 넘어졌을 때 워낙 타격이 커서 골절도 일어날 수 있었다네요. 제가 튼튼해서 골절까진 안 된 거라고ㅎ......
하...아무리 적게 잡아도 한달 반은 더 통증에 시달리며 원하는 걸 못 하고 스트레스 받아야 한다는거예요ㅜㅜ아직 본식드레스도 고르러 가고 딴 것도 보러 가야 되는데, 그때도 많이 걸어야 되면 어쩌지? 설마 본식까지도 다 안 낫는 건 아니겠지? 걱정이 마구마구 됩니다.
전 지금 이때 실수로 넘어진 거 하나로 2달 넘게 3가지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죠.
1. 금전적 손해
-병원비(MRI비용만 50만원, 실손보험으로도 다 안줌. 심지어 넘어진 것도 순전히 내 과실이라 어디 손해배상 받을 데도 없음)
-회사 결근, 조퇴로 월급 차감(주어진 연차는 결혼준비에 다 씀)
-다니던 운동처 남은 기간동안 못 나감(3개월 등록하고 2개월 좀 넘게 다녀서 환불받기 애매함)
2. 육체적 손해
-두말할 것도 없이 아픈 고관절!!
-체중 감량 못함(5키로 뺀 것도 지금 다시 스멀스멀 찌고 있음...특히 난 식단관리보단 운동으로 빼는 스타일인데 아예 걷는 것조차도 자중해야 되니...ㅠㅠ11월 결혼식 전까지 최대한 많이 빼놓을 계획이었는데 통통신부인 채로 드레스 입게 생겼음)
3. 정신적 손해
-도파민 얻을 곳 잃음(운동이 나에겐 다이어트 뿐 아니라 도파민도 분비되는 수단이었음......)
-금전적 손해, 다리 고통을 느끼느라 매일매일 스트레스!!
이 모든 게 다 제가 덤벙대서 생긴 실수이고, 누굴 탓할 수도 없이 (굳이 탓하자면 내가 지나가는데 후진하며 나오려한 트럭기사를 탓하고 싶지만...)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원망스러우면서도, 참 재수가 없으려니까 이거 하나가 이렇게 제 일상생활에 오랫동안 큰 차질을 주니까 너무너무 속상하고 화나고 분해서, 벽에다가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해서 여기에 글을 쓰게 되었네요......
여러분, 바깥을 다닐 땐 집앞에 잠깐 나가는거 아니면 되도록 슬리퍼 신지 마세요. 그리고 발끝을 잘 보고 다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