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단톡방 알림 다 꺼놨어
고등학교 친구 단톡 대학 동기 단톡 연구실 단톡 합치면 열 개 넘는데 어느 순간부터 숫자 쌓이는 거 보면 숨이 막히더라
주말에 약속 잡자는 연락 오면 일단 핑계부터 생각함
몸이 안 좋다 본가 간다 실험 데이터 봐야 된다
근데 막상 혼자 있으면 하는 거 없어 그냥 방에서 유튜브 보다가 잠들고 편의점 가서 컵라면 사 오고
그게 너무 편한 거야
예전엔 안 이랬거든 대학 1학년 때는 과대도 했고 술자리도 먼저 잡던 애였어
군대 다녀와서부터 조금씩 바뀐 것 같은데 정확히 언제부턴지는 모르겠음
지난주에 고등학교 때 제일 친했던 애가 생일이라고 모이자는데 안 갔어
다음날 단톡에 사진 올라왔는데 다들 웃고 있고 나 빼고 다 있더라
댓글로 다들 다음엔 너도 와라 이러는데 답장 쓰다가 그냥 하트만 누르고 나옴
서운하다는 생각보다 안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그게 좀 무서웠음
엄마는 너 그러다 진짜 혼자 된다 이러고
솔직히 혼자 있는 게 편한 건지 사람 만나는 게 무서운 건지도 헷갈려 연구실에서 아무랑도 말 안 하고 하루가 끝나면 그게 은근 개운하기까지 함
연구실 선배는 원래 나이 먹으면 다 그렇게 된다고 그게 정상이라고 하는데
선배는 서른둘이고 나는 스물셋이잖아
이 속도면 서른 되기 전에 연락하는 사람 하나도 안 남을 것 같은데
근데 또 그게 그렇게까지 싫진 않은 게 문제임
이게 지나가는 시기인지 진짜 고쳐야 되는 건지 잘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