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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라..안녕

날지못하는... |2009.02.18 11:42
조회 1,707 |추천 0

 

 

참 사랑했습니다.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요?

저도 외롭고 그도 외로울때, 그리고 둘다 직장생활을 몇년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때.

그때 만났고 열렬히 사랑했습니다.

 

어릴때 연애할때는 해보지 못했던

여행들.. 가보고 싶은 곳이 생기면, 계획을 세워 바로 멀리 떠났고

해보고 싶은것이 있으면 원없이 다 해보았어요.

먹고싶은것 가지고 싶은것..

 

그사람은 대기업이어서 힘든 업무속에서도  처음처럼 한결같이

일주일에 4번이상 1시간 반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절 보기위해 달려왔습니다.

우리가 함께했던 45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제 모닝콜을 해주었어요.

바쁜 틈마다 사랑이 느껴지는 문자들.

절 깜짝 놀랬켰던 사무실의 선물들.

멀리 해외출장을 가서도,  매일 싸이월드에 글을 남기고

비행기 안에서도 편지를 가득써서 옵니다.

 

 

저도,

저도 그를 사랑했습니다.

그와함께 하기위해 수십번의 여행계획을 세웠고.

커다란 전지 한가득 편지를 써서 책처럼 만들어서 그를 놀랬켰던 적도 있습니다.

그사람 피곤해 하길래 한약을 한재 지어먹일려고 한의원에 갔다가

의사쌤이랑 상담할때 B형 간염 보균자라고 하더라구요.

깜짝놀랬어요. 알아보니 무서운 병이더군요..

전 항체가 없거든요.. 첨엔 배신감도 들었지만..

어린시절 부모님없이 친척집에서 얹혀살며 사촌형에게 옮았다는데

혼자 아팠을 꼬꼬마 시절 그를 생각하니 맘이 더 아팠습니다.

 

전 6개월에 걸쳐 세번의 항체주사를 맞았고..의사쌤께 교육을 받았어요.

마음 먹었습니다. 이사람과 미래를 같이 하게되면

준비해야할것들.. 만약 나중에 아기를 가지면? 이란 질문부터 시작해서..

저번달엔

무척 더 힘들어하는 그가 걱정되어

큰 종합병원으로 갔어요. 간에 관련된 초음파부터 20만원이 넘는 검사들.

제가 결재해놓고 아침부터 깨워서 병원에가서 각종 검사들을 받았죠.

그날을 시작으로 일년에 세번씩 규칙적으로 검사받아 관리받게 하려구요.

 

그래도 기쁜 소식이 있었어요~

의사 선생님도 깜짝놀라시며

B형 간염이 완치되었다고.. 이미 그의 몸에 항체가 생겨 있다고.. 참 운이좋은 케이스라고.

피속에 균이 한마리도 없다고..정상인과 같다고 말씀을 해주시더라구요.

 

기뻤습니다.

그사람도 혼자 얼마나 불안했겠어요?

그래도 저는 그냥 겁을주며~ 지금처럼 계속 술담배 안하며

그래야지 재발하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수있다고 했지만요 ^^

 

저도

그 사람에게 받은게 참 많습니다.

제가 그사람 첫사랑이거든요.

이미 전 20살 무렵에 첫사랑을 했고

그사이 두어번의 이별의 상처가 있거든요.

 

그시절..

그 첫사랑의 열병에 걸린 소년의 모습을 그에게서 봅니다.

저와하는 모든게 처음인 그에게 미안함이 느껴질때도 있구요.

 

 

하지만

모든일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가봐요.

 

 

영원할것같았던

그 시간들도

이제는

정말 끝인가 봅니다.

 

저번에 글을 남겼었어요.

그의 아버지 생일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연락을 끈었다는 애인 이야기요..

많은 분들이

리플을 달아주셨고

진심으로 충고해주시는것들

가슴에 단단히 새겼어요.

.

지난 일년간 몇번 집안의 행사에 오라는걸 제가 가지 않긴 했지만

이번엔 다르더라구요.

그의 부모님이 저를 궁금해 하시는건 십분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저를 강제로 생일에 참석하라마라 강요할 수는 없는거라구요

 

 

그런일로 연락을 끈는다면

그 남자와는 미래를 함께 할 수 없을것같습니다.

.

.

.

한달이 넘도록

연락은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사람도 연락을 해오지 않았어요.

 

정리 하려구요.

.

.

 

그에게서 받았던 편지들 선물들..

우리가 함께 다녀왔던 곳들의 흔적들이 남은 표..

죽을것만 같았던 한라산 등반 그리고 그 증서..

콘서트장에서 흔들었던 야광봉들.. 같이 만들었던 도자기..민화...치즈..

첫 벚꽃과 첮 매화잎.. 매 축제들마다 구경가서 들고왔던 돌맹이들.

많은 밤을 걸닐었던 가로수길이 담긴 수십장의 영화티켓들..

그외 등등등 다 정리에서 담으니 커다란 상자 하나가득입니다.

 

모두 담아서 집밖의 창고에 넣어버렸어요.

 

 

 

고작 이정도의 일로

제게 연락을 끊을 사람이었다면

지금까지의 추억들도

모두 거짓말이 되버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도대체

우리가 한것이 뭐였을까요?

이게 사랑이었는지 확신도 들지 않습니다.

 

 

아마도 저는

사랑은 했지만..

아직

그를 위해

결혼을통해

'희생'할

마음의 준비는 되지 않았나봐요.

 

희생이라는

단어가 가슴 아프게 와 닿습니다.

 

 

 

아직도 잠이들땐

그 사람이

여느때처럼

집앞의 문들 두드릴것만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

.

.

 

이제 28세가 되니..

왠지모를 불안감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혼자 낙오되는 느낌.

이렇게 사랑이 가고나면

다시는 사랑을 할 수 없을것 같은 마음.

 

 

오늘도

홈피에서 흘러나오는

슬픈 노래가사가 꼭 제 이야기만같아

마음이 아련합니다.

ㅠ..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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