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의 모 여중에 근무하는 남교사 이 모씨 입니다.
저는 작년이 여학생이 처음이라 무척 긴장되었어요.
나의 말 한마디에 세심한 우리 아이들이 상처받을까봐 걱정했구요, 그래서 약간의
겁이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 선배 교사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총각 선생은 여학생한테 휘둘리기 쉬우니까 웃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엄하게 나가라!'
'이 아이들은 어쩌면 짐승일지도 모른다' 등등등...
그런 조언을 받았던 저는 차츰 정신무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이 동물의 왕국에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냉정한 말투, 웃지 않는 인상,
그리고 시크한 표정이야'
처음 발령 받았던 날 아침 조례 시간...
새로 오신 선생님 소개 시간에 단상 앞에 선 저는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여학생들의
환호성에 잠시 이성을 잃을뻔 했습니다.
태어나서 이렇게 환대 받는 건 처음이라 감격의 눈물까지 나려 했으나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어느순간 제 표정은 시크한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 멀리서 들려오는 자그마한 소리...
'저 쌤 뭔데'
아, 저에 대한 환호성은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그 환호성은 부질없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저를 악마정도로 여기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이왕 베린 몸! 어쩔 수 없다. 악마의 이미지로 나가자라고 결심을 했죠.
첫 수업시간부터 시크한 표정과 냉정한 말투로 아이들을 확~ 잡으려고 결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학교 수업 첫 시간
제가 그 교실 문을 여는 순간 교실은 조용했어요.
'아...조례 시간에 있었던 나의 시크한 표정이 빛을 발하는 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아이의 자그마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저 쌤 정실장 닮았다.'(그 박명수 매니저ㅜㅜ)
헉! 그 순간 교실이 순식간에 시장 바닥이 되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 조례시간에 보였던 저의 시크함은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청순하게만 보이던 우리 여학생들이 서서히 '길들여지지 않은 짐승'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아이들의 분위기에 휩쓸려 저의 시크함과 냉정한 말투는
쓰레기통에 버려두고 아이들과 함께 놀게 되었습니다.(저의 정신연령이 ㅜㅜ)
그렇게 1년을 보냈습니다. 물론 아이들과 너무 친하게 지낸다고 선배 교사들한테
주의하라는 당부도 듣고 그랬지만 그래도 1년간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면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학생들과의 아주 아주 재미있는 추억은 없었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특히 바바리맨에 대한 여학생들의 반응은 정말 깨더군요.ㅋ)
우리 아이들...이제는 졸업해서 고등학교 진학했지요. 그 아이들이 고등학교 가서도
중학교 때처럼 열심히 공부하겠지요? ㅋ
'우리 부산HS여중 아이들아! 쌤이 언제나 얘기했던 대로 착하게 살아야 한다.ㅋ'
그리고 길가다가 쌤보면 아는척 하기! '당신 누구요?' 이라면 때릴거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