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담직에 근무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네. 고객을 왕처럼 떠받드는 서비스 직종. 그중에서도 얼굴 안보고
전화로 상담하는....그게 제 직업입니다.
월요일부터 지치고 힘들어서 몇자 푸념하고 싶어 적게됐네요...
판매하는 아웃바운드가 아니라서 일선에 계신 다른분들에 비해
제가 하는 일은 스트레스가 적을지 모르겠지만...요즘들어 참 일에 회의가 느껴집니다.
제가 하는일은 저희가 판매하는 제품 사용법 모르는 분들이 문의가 들어오면
사용법을 안내해드리는 부서입니다.
그러다보니 하루에도 수십통씩 전화를 받게 되는데요..
어쩌다가 저희같은 사람들한테는 윽박지르고 소리지르고 진상피우면
다 된다는 그런 소문이 났는지 어쨌는지..
다짜고짜 욕설에.. 반말에.. 별의별사람 이 일 하면서 전화로 만나게 되네요.
물론 전 상담원입니다. 고객보다 낮은 입장에서 고객을 대해야 하고,
모르는점이 저희 제품 범위를 벗어난 하나부터 열까지라도 충분히 납득을, 윽박을 질러도 전부 받아들여야하고 끝까지 납득을 시켜드리고 알려드리는 댓가로 월급을 받고 있죠.
그런데, 전 정말 이른바 진상 고객들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고객 입장에서. as기간 지나서 유상처리 비용 발생되는거. 회사 규정에 따라 소정의 부담금을 부담해야할 경우, 일단 소리지르고 보면 다입니까?
그 규정이 한 제품을 샀을때 안에 분명히 명시가 되어있고, 인터넷에도 분명히 명시가
되어 열명중 아홉분이 지키는 규정일지라도 내가 짜증나면 소리지르고 욕하면
만사가 해결되던가요?
당신들이 그렇게 핏발세우며 "용납못하겠다" "이따위 규정을 어떻게 감히 나보고 준수하라는 거냐" "이건 니네 회사만의 규정 아니냐. 말도 안되는 규정 집어치워라. 고발하겠다."
그놈의 소비자 보호원은 왜들 그렇게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정말 소비자 보호원에 고발해야 할만큼의 회사도 분명히 존재하겠죠.
배째라. 모르겠다. 모르는 당신 잘못이다.
이렇게 고객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회사 또한 존재하니까 이런 사람들도
피해갈까봐 더 그렇게 생겨나는 것일수도 있겠죠.
근데 정말로...이런 진상 피우는 사람 하루에 몇번씩 만나면
정말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상담하는 사람들도 퇴근하고 나면 한사람의 사회인이고,
고객입니다.
누군가의 형이고, 동생이고, 아들이고, 손주라는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서비스직이라는 이름아래.. 당신들에게 몸낮춰 존대말로 최선을 다하는 직종에
있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당신들이 나의 부모를 욕하고, 배운게 없어서
그따위 일이나 쳐하는 주제에 어디서 아는척하냐느냔 말로 사람 모독할 권리는
없다는 걸요.
고객이 왕이라는것은 회사에서 정말 그정도의 마인드를 가지고 고객을 대하기 위한
이념이지, 정말 당신들 하나하나가 왕이라는 말이 아니란걸요.
서비스직에 직종하면 마인드부터 배우란 말을 쉽게쉽게 던지기 이전에,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예의부터 배워오라고 하고 싶어요.
왕은 왕 다울때 정말 왕이라는 말만 머리속에 맴돌더군요.
저는 어디가서 저렇게 하라고 해도 못할 정도로 많습니다.
연령대도 정해지지 않은...알지도, 예상할수도 없는 그런 사람들이 매일매일 꼭 한두명씩은 꼭 끼어서 파김치가 되어 퇴근하곤 합니다..
있는 사람이 더하다는 것도 느껴질때도 있구요.
저도 압니다. 4년제 나와서 이 바닥 들어올때 주변의 시선부터가 편견이
많더라구요. 힘들거라고. 명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학교, 성적 가지고
왜 들어가냐는 소리까지 들어봤습니다.
사람 대하는게 좋습니다. 모르는 사람 가르쳐 드리는거 좋아하구요.
한때는 심리학자가 꿈이었을 정도로 사람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퇴근길 버스안에서, 길가에서 지나치는 사람들 하나하나 목소리만 들어도
'저 사람은 어떻겠구나..' '저런 목소리가 좀 진상스럽던데..'
하는 생각부터 들 정도로 낯선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변해만 가네요.
그래서 제자신도 싫어질때가 있지만, 제가 선택한 이일에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어서
맡아 가보려 합니다.
그저 작은 소원이라고 하면,
나름대로의 소신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 서로서로 존중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언제까지 sky학벌. '사'자 들어가는 직업만 대우받는 세상이 이어질까요?
전문직 가진 사람들은 장인이 아니고서야 언제까지나 색안경 끼고 보는 세상이
사라질까요?(제가 일하는 직종은 전문지식이 필요하기도 한 직종입니다.)
제가 못나서 이런 푸념을 하게되는건지 모르겠지만..
전 적어도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조선시대 보다 나을것이 없다고요.
하얀 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메고 책상에 앉아 펜대를 굴리며 몇천억씩 벌어들이는
1%를 위해 99%가 존재하는 나라.
서로서로 삶에 지쳐, 힘겨워하면서 경제가 어렵네 나랏님이 어쩌네를 외치면서 정작 그 99%끼리 서로를 깔보면서 뭉개고 싶어하면서 나하나만 잘되면 되는나라.
내 자동차가 더 좋아야 하고, 나는 서울에 살아야 하는 그런 나라.
이러다 우리나라가 일본에도 졌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학문에만 매달리면서 천대한 기술이 모자라서 우리나라가 반토막 나지 않았습니까
고등학교 때까지는 대학이름 하나로 결정되는 인생이란 길에 회의를 느끼면서
결국에는 남의 대열에 합류해서 대학.군대.취직.
하지도 않은 결혼을 위해 내 돈을 저축하고, 내 일에 대해 평가 받고,
모아놓은 재산으로 자신의 결혼 상품가치를 평가받으며...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어째서 자신도 어쩔수 없는 "현실"에 부응할수 없다면서
그사회에서 결국 들러리로만 살아가야 하는 나라.
20년을 공부해서 10년을 열심히 일해도 선택된 몇명을 빼고서는 빚 하나 없이 내 집, 내 방한칸 마련하기 힘든 나라.
제가 아직도 어린걸까요?
정말 요즘 같아서는.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만 절실하게 드네요.
제발 윽박지르지 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