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에 어느 신문엔가 실렸던 글인데요.
어느님이 이름 얘길 하셔서 생각나서 가져왔습니다.
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한번 더 보고 웃어주세요. ^^
그리고 다른 게시판에서 이름 얘기가 나온 부분이 있어서 링크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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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겹고 재미있는 몽골사람 이름들
몽골 사람들의 이름은 참 재미있고 아름답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늑대와 춤을''주먹쥐고 일어서' 등과 닮은 듯 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이번 여행 때 저희와 동행한 몽골 친구의 이름은 '을지바타르', 기사 아저씨의 고등학생 아들 녀석의 이름은 '간처치'랍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복 장군', '강철 자물쇠', 뭐 이렇게 되죠. 주로 한두 개의 의미있는 단어를 조합하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름을 짓는 방식은 가지 각색이지만, 대개 쓰이는 단어는 정해져 있습니다. 남자 이름은 도끼, 강철, 용기, 금, 활력, 완벽, 멋있음 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하며 여자 이름은 꽃, 행복, 무지개, 수정, 옥 등의 단어를 섞어서 만듭니다.
하지만 남자 이름은 이것이고 여자 이름은 이것이다라는 규칙은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여자이름 같은 남자, 남자이름 같은 여자가 있는 것처럼. 평화, 휴식, 지혜, 선물 등의 공통적인 개념은 남녀 구분없이 쓰이는 이름입니다.
제 주변엔 별 신기한 이름도 많답니다. 한 몽한 통역사의 이름은 '뭉흐자르갈(영원한 행복)'이고, 저와 같이 일하는 몽골인 한국어 선생님들의 이름은 '히식자르갈(은혜로운 행복)', '어트겅체첵(막내꽃-실제로 막내임)', '뭉흐체첵(영원한 꽃-무궁화?)'입니다. 저에게 몽골말을 가르쳐 주신 선생님의 이름은 '바산수렌(금요일)'인데, 언니의 이름은 '푸룹수렌(목요일)'이지요.
학생들의 이름을 몇 개 들어보면 막내 행복, 목성, 금성 등을 비롯해 대자연의 딸, 수정도끼도 있답니다. 외국인이 들으면 포복절도할만한 기이한 이름이 나오기도 하지요. 일전에 시골에 가서 만난 한 꼬마의 이름은 '니르귀(이름없음)'였고, 한 소년의 이름은 '누구냐'였지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곳 국회의원 중에 한 사람은 '인비쉬(이것이 아님)'였습니다. 글쎄, 낳고 보니 이게 좀 아니었나 봅니다. 그래도 국회 의원정도 되었으면 꽤 출세한 편인데, 이름은 영 이상하지요.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저것이 아님'이라는 이름도 있다고 하네요. 또 '누구도 아님' '귀신' '친구아들' '개의 자식' 등등의 독특한 이름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도 하는데, 아이에게 붙이는 이름치고는 좀 심하다 싶기도 하지요.
몽골 역시 한국처럼 험한 이름을 붙이면 무병장수한다는 의식구조가 있습니다. 특히 시골 마을에서 전염병이 돌고 있거나 심한 재해가 있을 당시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대개 좀 별난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이름은 대개 부모님이 의논해서 만드는 편이고, 지방에 전해지는 풍습 중에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 친척들이 모여 종이에 하나씩 각자 작명한 이름을 쓰고, 아버지는 이 가운데 추첨을 통해 뽑은 이름을 갓난 아이에게 귀에 속삭인 후, 훗날 공개합니다. 이렇게 별난 이름 가진 사람이 많지만, 우리처럼 이름 가지고 놀려대는 경우는 거의 못봤습니다. 자신의 그런 이름이 자연스러운가 봅니다.
/강남욱-정윤주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