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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 보이스 피싱을 당했어요 사진有

06041208 |2009.03.31 22:41
조회 9,643 |추천 1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사는 여자 고등학생입니다

 

며칠 전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가 그리 차분한 성격도 아닐뿐더러 이런 주제로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고

글을 잘 쓰지 못하는 학생이기 때문에 많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말주변도 없고 글을 쓰는 능력도 부족한데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제가 당했던 이번 일로 조금이나마 피해를 줄이고 싶어서..

 

요즘 수학여행, 수련회 시즌이잖아요

저희 학교도 여느 학교들과 다름 없이 수학여행을 갔어요

담임 선생님께서는 너희들이 집을 비우고 또 요즘은 보이스 피싱이 유행이니까

부모님께 연락을 자주 자주 드리고 보이스피싱에 대해서 말씀 드리라고 하셨는데

저는 저한테 그런 일이 생길 줄도 몰랐고 정말 의심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괜히 엄마께 그런 말씀 드리면 괜히 마음 편치 않아 하실 것 같아서 말씀을 안 드렸어요

보통 애들처럼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린 셈이죠

 

28일날 돌아오는 길에 분당 정도 왔을 때 쯤이었어요

갑자기 담임선생님이 부르셔서 앞자리로 나갔는데

엄마에게 전화를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뭔 일인가 하고 전화를 하려고 보니까

제 휴대폰 배터리가 나간거에요

원래 두개 를 가지고 갔었는데 수련회 숙소에 놔두고 오는 바람에

배터리가 조금밖에 없었었는데 오는 길에 아예 방전이 됐었더라구요

그래서 담임선생님 전화로 엄마한테 전화를 했더니

엄마가 우시면서 "괜찮니?" 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응 괜찮아 왜?"라고 했어요

엄마는 계속 "지금 어디니" "선생님이랑 같이 오고 있는거 맞지?"

"선생님이랑 같이 버스타고 오고 있지?" 하면서 계속 물어보시는 거에요

저는 아무것도 몰라서 엄마가 울먹울먹 거리니까 괜히 슬퍼져서 같이 따라울었는데요

엄마가 그 전날은 학교에서 알아서 오라고 하시더니 그 전화 끊으시면서는

엄마가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하시더라구요

무슨 일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담임선생님이 말씀해 주시기를

아빠께서 보이스피싱 당하신 거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나중에 아빠께 들은 말인데 아빠는 잠깐 밖에 나가셨다가 회사로 들어가고 있는 중이었는데 전화가 와서는

'당신 딸이 좀 다쳐서 내가 데리고 있다'

'내가 전화 한 목적이 뭔지 알겠지?'라는 듯이 말을 했구요

당신 딸이 험한 꼴 당하는 거 보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당장 천만원을 보내라는 식의 말들..

그리고 딸을 바꿔주겠다고 하더니 그냥 비명소리 같은걸 들려주더래요

'아빠!아빠!'..이런 식의,

근데 아빠는 굉장히 흥분상태시고 하시니까

제 목소리로 확신하신거에요 그래서 제 이름을 부르시면서

"ㅇㅇ야! ㅇㅇ야! 정신 똑바로 차리고 아빠 말 잘들어 112에 신고해 얼른!"

이런 식으로 말을 하셨데요

근데 그 남자가 이 말을 들었나봐요

자기가 전화를 딱 받더니

 "ㅇㅇ아버님 ㅇㅇ 살리고 싶지 않으세요? 죽일까요?"

이런 식으로 말을 했데요 그래서 아빠는 정말 손 발이 다 떨리고 그랬는데

지금 밖이니까 회사 들어가는 대로 돈을 부치겠다고 했데요

근데 그남자가 전화를 계속 못 끊게 하더래요

그래서 아빠가 얼른 회사에 가셔서 회사 아닌 척 하고 전화를 하시면서 글로 쓰셨데요

내 딸이 납치당한거 같으니까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그래서 직원분께서 신고를 해주셔서 파출소에서 경찰 네분이 오셨데요

그리고 또 경찰서 에서 형사 네분이 오셨구요

그리고 아빠에게 글로 써주시면서 배터리가 없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으시라고

그래서 아빠는 형사들이 시키는 대로 하구 전화를 끊으니까

형사들이 아빠에게 마지막으로 딸하고 연락한게 언제냐고 하니까

점심 먹기전에 아빠랑 문자를 했었거든요 그때는 배터리가 조금 있어서..

아빠가 어디냐고 하셔서 어디어디라고, 그러니까 아빠는 와서 보자고..이런 식의 문자요.

그래서 그 경찰들이 제가 있던 지방에까지 연락을 했구요.

 

그리고 그 경찰들이 말하기를

대부분 납치범들은 전화를 그렇게 끌지 않는데요

위치추적도 그렇고 목소리 분석으로 사람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짧게 짧게 전화를 한데요

근데 저희 아빠랑은 굉장히 오랫동안 전화를 했어요

그리고 사투리가 굉장히 심했데요 말도 어눌하고..

아마 중국 조선족일 확률이 높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경찰측에서는 보이스 피싱이 확실하다고 말을 했는데

저희 아빠께서는 너무 흥분하신 상태였고, 당신께서 제 목소리를 정확히 들었다고 생각하셔서

거의 경찰분들께 화를 내셨데요

그러니까 아빠께 담배 피시냐고 물어보시구, 아빠는 끊었다고 하시니까

진정하시라고 피우시라고 하셨데요 그래서 조금 진정을 하고 아빠가 엄마에게 연락을 했구요

엄마는 학교에 연락을 하고, 담임선생님께 연락을 해서 제가 잘 있다는 걸 확인하시고는

아빠께 전화를 드렸데요. 그제서야 아빠는 안심하셨다고 하셨어요.

 

저한테 정말 그런 일이 생길 줄도 몰랐고 주변에서조차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었는데

직접 그런 일을 당하고 이번 일로 엄마 아빠가 크게 놀라셨구요 저도 정말 많이 놀랐어요

마음이 그렇게 약한 편은 아닌데 그 일이 있은 후로 이틀 동안 악몽을 꿨어요.

엄마 아빠께서는 청심환 까지 사드시고.. 정말 납치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정신적인 충격은 너무 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진짜가 아닌데도 엄마 아빠께서 정말 많이 가슴 아파하시고 눈물까지 흘리시는 모습이 너무 죄송했어요

배터리를 넉넉히 챙기고 더 자주 연락을 드렸어야 하는 건데 그러지 못하고 너무 제 상황만 봐가면서 행동한게 아닌가..

전화 통화 후 엄마를 처음 봤을 때 엄마가 정말 꽉 안아주셔서 울었구요

아빠를 만나고 무뚝뚝했던 아빠가 너무 사랑한다고 말씀해주셔서 또 울었어요

 


유난을 떤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많은 내색 하지 않고 다녔지만

저희 가족보다 더 가슴아프실 진짜 실종된 분들의 가족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제가 알고 있기로는.. 보이스피싱은 중국에서 국제전화 로 한다고 해서 범인을 잡을 수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번호만 서울로 해서 어떻게.. 어떻게, 전화를 한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저희 측에서 번호를 알려고 해도 전화번호를 담당하고 있는 사이버수사대에서

뒷자리가 0112로 끝나는 경찰 번호로 다 바꿔놓았더라구요


세상이 참 무섭다고 느꼈구요.

아직 많은 세월을 산 것도 아닌데 앞으로 살아갈 날이 두려워 지기까지 했어요

그깟 돈 천만원으로 사람 목숨까지 들먹이면서 사기를 치는 사람들은 얼마나 강한 심장들을 가졌길래

그런 말을 스스럼 없이 할 수 있는지..

그런 사람들 처럼 안 되려면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성공해야 겠죠. 정말 치가 떨려요

 

다행스럽게도 저희 가족은 더 큰 피해 없이 잘 넘어갔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보이스피싱이 줄어들 거라는 생각은 안해요

그 상황에 닥치면 어느 누구든 당황하기 마련이라지만 더 이상은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네요.

 

길패 하신 분들 제가 글 능력이 없어서 죄송하구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 핸드폰 통화내역---------

 

아빠->나 (받지 못함ㅠㅠ)

 

 

 

아빠->엄마


아빠->담임


경찰서->아빠


그 사람->아빠

 
추천수1
반대수0
베플카티아마스터|2009.04.02 08:43
나한테도 전화 왔더라... 내 자식 납치했으니 돈부치라고... 난 총각인데 말이야.. ㅡㅡ;;
베플멍멍진도리|2009.04.01 00:36
저도 이거 당했었어요...한 네달 됐나...ㅎㅎㅎ 한참 자고 있는데 아부지가 막 욕하면서 통화하시길래 나가봤더니 아부지 왈.."어? 너 밖에 있는거 아니었어?" 나.."네..저 지금까지 잤는데요.." 아부지 왈.."내 아들 아닌거 같다. 다시 확인해 보슈.." 하고 끊으신...-_- 어이없지만 욕하면서 흥분하신 아부지를 보고 아버지의 정을 느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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