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3 미팅을 갔습니다. 저는 남자이구요.
이번 미팅의 컨셉은 클래식이라면서 주최자가 자신의 소지품을 하나씩 꺼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제 핸드폰 고리를 풀러서 넣어놨고요. 다른 친구들도 볼펜이나 핸드폰을 넣더군요.
여자측도 뒤돌아서서 소지품을 모으더군요. 근데 소지품을 다 모아 놓으니까 주최자가 남자들 소지품은 필요없다고 하면서 대신에 가위바위보를 하라더군요. 근데 제가 꼴찌를 했습니다. 이런 어이없는 상황이...
그래서 맘속으로 제발 내가 찍은애만 다른 친구들이 건들지 말기를 기원했습니다.제발 제발...
제가 왜 그랬냐고요?? 이유야 뻔하죠. 그날의 가장 퀸카였기 때문이죠! 이름은 가명으로 연희라고 하겠습니다.
간만에 만난 퀸카였습니다!!! S라인에 주먹만한 얼굴. 키는..164정도?? 결정적으로 나의 이상형인 소녀시대의 윤아와 닮았다는것이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친구들이 하나둘 소지품을 집어가더군요..첫번째놈은 브릿지를.
두번째 놈은 핸드폰고리를. 내심 속으로 내가 고르고 있던게 핸드폰 고리였는데 이미 늦었다는 느낌이 팍~왔죠.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하나 남은 소지품이...주황색 알약이더군요..주황색 알약....맙소사 이게 뭡니까..
꼴찌가 된것을 원망하며 그 알약을 꿀꺽 삼킬뻔한걸 간신히 참았죠.
그리고 주최자는 엉망으로 일그러진 나의 얼굴을 뒤로 하고는 여자애들에게 자신의 커플 앞에가서 앉기를 종용하였지요..
그사이에 나는 손안에 든 주황색 알약을 바라보며 이게 뭘까..내 인생은 왜이럴까 생각하고 있었죠.
올해도 나에게 광명은 오지 않는가라고 연민하며...제가 봤을때 이 주황색 알약은 분명,,그날의 폭탄것임이분명했지요....제 기준으로는 신봉선 누님(누님을 비하하는것이 아님@@)보다 못생겼어요. 정말..최악이었죠...
그러던차에 내 앞에 누가 와서 앉더군요. 일그러진 인상을 최대한 펴서(다림질로 펴도 안펴질거였지만..) 앞에 앉은 폭탄.......을 바라 보려고 했죠.....
그런데..맙소사..!! 제앞에 앉아 있는건 다름 아닌...윤아!!!!!!!!아니..연희씨.~!
연희씨가 내 앞에.......이게 꿈이야 생시야..저는 한동안 벙쪄 있었죠..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핸드폰 고리를 고른 친구 앞에 떡~ 하니 앉아 있는 폭탄.
나에게도 광명이 오는구나 싶었죠.~~!! 그때, 순간 드는 생각이 있었죠...그럼 이 퀸카가 내놓은 이 정체불명의 주황색 알약은 무어라 말인가??!!! 그러나~ 호기심도 잠깐! 연희씨의 눈웃음 한방에 나의 기분은 날아갈듯하였죠
그리고 그때 부터 내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한 페이지로 기억될 데이트가 시작되었죠~ 머리위로 비구름이 몰아치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나는 연희씨와 함께 햇살좋은 청계천 거리를 걸었더랬죠...
그녀에 대해 알게 되고, 그녀 역시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걸 알게되고...맛있는 양념게장을 먹고..
착한 그녀는 음식도 가리지 않았답니다!^^ 식성도 저와 비슷했지요!!ㅋ
정말 행복한 순간들이 순식간에 지나가고...집이 멀었던 그녀는..(파주..에서 살고 있었지요..ㅠㅠ)
해가 떨어질때쯤 되자..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더군요...
그녀가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나는 오늘 하루가 정말 꿈만 같았다는 것과 꼭 다시 연락하겠다고,
우리 다음에도 꼭 만나자고 그녀에게 다짐을 하였죠. 그리고 그녀는 흔쾌히 허락을 해주었고요!
그리고 하루 종일 몽롱했던 머리가 저녁기운의 싸늘한 바람에 조금씩 개운해지면서
그녀의 소지품이 었던 주황색 알약이 다시금 생각나게 되었죠.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그 알약을 꺼내며
그녀에게 물었죠.
"근데 연희씨 이 알약은 뭐에요??"
"아.. 그거 잇몸약이에요 인*돌이라던데.."
"네??? 잇몸약이요? "
한동안 벙쪄 있던 나는...머릿속에서 1초에 평균 2만프레임의 비율로 수만가지 상상이 그려졌다.
개중에는 그녀가 잇몸이 매우 않좋아서 이런 약을 복용하고 있다던가 부터 시작해서, 할아버지가 드시던 약인데
할아버지를 사드리려고 사놨다가 급히 꺼내놨다던가, 이도 저도 아니면 약물중독자 라던가...
암튼, 그래서 나는 가장 궁금했던걸 물어봤다.
"근데 왜 이 걸 소지품으로 내놓은거에요???" 라는 나의 질문에 그녀는...
"특이하잖아요. 저는 좀 특이한 사람이 좋아요. 사실 소개팅을 한 5번 했는데 이 주황색 알약을 집은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에요. 그래서 너무 좋았어요, 당신은 특이한 사람이에요"
하면서 나를 보며 그 황홀한 눈웃음을 짓는것이었다.
실상을 알아보니 그녀는 특이한 남자를 고르기 위해 늘 3대 3이나 4대 4 소개팅에 일부러 3대 4나 4대 5를 만들어
자신의 소지품을 집어 줄 남자를 고대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도 역시 3대 4인줄 알고 나왔는데,
주최자였던 그녀의 친구가 알아서 쪽수를 맞춰줄려고 빠져버린것이었다. 그리고 운명이란것을 믿었던 그녀는
3대 4에서 3대 3이되버린 소개팅을 받아들인것이었다. 그리고 그 문제의 주황색 알약을 내가 집은 것이었다.
자의가 아닌...타의에 의해..ㅋ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이란 말인가.
그래서 나는 웃으며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연희씨 저는 특이한 점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에요^^"
라고 말하며 애정이 담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녀의 대답...
"아니에요!! 엄청 특이해요!! 생김새도 그렇고 걷는것도 그렇고 꼭 오스트랄로 피테쿠스같이 생겼는걸요~!!"
"......."
나는 순간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아 멍하게 있었다. 그리고 잠시후에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을때, 그녀는 나에게 손을 흔들며 안녕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버스는 그녀를 태우고는 쏜살같이 도망가버렸다.
그렇다. 나는 ...콧날이 없다. 콧대라고 해야하나. 그리고 얼굴도 좀 펑퍼짐하긴하다. 그리고 덩치도 좀 있다.
그렇다. 사실 나는...폭탄이었다. 그래서 더욱 오늘 하루가 행복했었는지도 모른다.
다시는 그녀와 이렇게 데이트 할 수 있는날이 없을지도 몰랐기에...
그리고 그녀와 있을때면 내가 주변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았기에...이전에 받았던 따가롭던 눈치가 아닌..
진정으로 나를 다시금 보는 눈빛들...절로 어깨가 펴지고 세상이 내 발아래 있는것처럼 느껴지던날..
그래도...현실은 인정해야 했다. 이 주황색 알약..인*돌이라고 했던가..이 알약때문에 오늘 하루 행복했다는것을
그리고 그녀를 다시 볼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외형때문이 아닌 나의 마음과 능력때문에 그녀가 나에게 다가오는 날이 될때까지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세상에 맞서 살아가겠다고...
오늘도 다짐을 해본다. 이 주황색 알약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