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맏며느리는 하늘이 내린다?????

막내딸 |2004.04.30 10:06
조회 1,632 |추천 0

울엄마 얘깁니다....울엄마 외가집에서 9형제 중에 맏딸(밑으로 동생6)이어서 어릴때부터 일무지하게 많이 하고 컸답니다....어려서부터 일복이 많았던 울엄마....큰집에 장남에 온동네가 다 친척인 그런집으로 시집을 왔지요....울엄마 시집와서 보니까 울할머니 암것도 안하시고 두손 가지런히 잡고 앉아만 계시던 그런 분이였데요....울엄마 새벽같이 일어나서 동네 우물가 가서 물떠와 밥을 가마솥에 한솥한답니다. 식구가 대식구라 밥한번 차리기도 힘들지요. 울큰언니 애기일때 고모가(엄마한테는 시누) 장사한다고 고모네 아들셋을 친정에다 맡깁니다...울엄마 차지가 됩니다.....고모네 큰아들 매일같이 이불에 오줌싸서 엄마가 이불빤다고 고생좀 했다네요....일은 또 엄청나게 많아서 새벽에서 밤늦게까지 일하고...농사철에 아무리 바빠도 할머니 일 절대 안도와줍니다....하다못해 손녀들도 한번 안아 주질 않았다고 합니다...외할머니가 큰딸 고생한다고 안쓰러워 와서 일도와주고 가시곤 했답니다...하여튼 울엄마 행동 빠르고 일잘하고 못하는거 없이 혼자서 알아서 척척 잘하니까 아버지도 엄마에겐 별 도움이 안됩니다...엄마가 다 알아서 하니 아버지도 그러려니 하는것 같았고.........

 

울엄마 딸만 내리 넷을 낳았습니다....시부모님들 구박이 하늘을 찔렀겠지요...특히 할머니가....저를 낳았을때는 가져다가 버리라고 했답니다....할아버지는 저 보기 싫어서 이불에 둘둘 말아 구석으로 밀어놨다네요...울엄마 네번째 딸을 낳았으니 올메나 맘이 그랬을까...저 낳고 입힐 내의 하나가 없어서 이불에 둘둘 말아놨는데 아버지가 시장 가더니 내복을 사가지고 와서 엄마한테 툭 던져주더랍니다...울엄마 그 내복잡고 참 많이 울었다고 하데요...울엄마한테 산후몸조리란건 없었습니다....내동생 아들낳았을때 한 일주일 몸조리했다더군요...

 

울할머니 돌아가셧지만 참 정이 없는 분이었습니다...손주들 대할때도 꼭 남대하듯이 하고 그래서 그런지 할머니하고 애틋한 정같은거 없습니다....울할머니 93세에 돌아가셨습니다....돌아가시기전 3-4년은 치매로 울엄마 속을 많이 뒤집어 놓았지요....치매초기는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사소하게 부엌에 와서 냉장고를 뒤진다든가 아니면 냄비 밥솥을 열어본다 던가 그 정도 였으니까요.(할머니가 원래는 엄청 소식을 하시는 분이었죠 아무리 맛있는게 있어도 항상 드시는 양만 드시지 절대로 과식을 안했었고 육류는 전혀 안드셨고 밀가루음식 또한 안드셨습니다..근데 치매오니까 안드시던 육류 빵 이런걸 정말 너무 드실려고 하시더군요. 혹시 치매가 의심되시는 분이 있으면 참고 하시길 바래요)...치매 중기는 그래도 그나마 좀 낫습니다. 옷에다가 한번씩 실례를 하셔서 그렇지...그 정도면 옷갈아입히고 씻기고 하면 되니까요...돌아가시기 2년전쯤에는 방에다가 볼일을 보십니다. 소변정도는 제가 치울 수도 있습니다.근데 그 이상의 것은 도저히.....그냥 볼일 본건 그대로 두면 차라리 고맙습니다. 그걸로 온방에다가 낙서를 해놓습니다. 그거 보는것만으로도 미칩니다. 저 그렇게 해놓은걸 보는 날에는 엄마찾아 다닌다고 정신없습니다. 엄마 외에는 치울 사람이 없습니다. 아버지도 맨날 엄마가 치우니까 뭐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엄마가 집을 비웠을때 아버지랑 할머니만 계실때가 있었죠...그날도 어김없이 할머니가 방에다가 일을 저질러 놨습니다. 울아버지 보고 기압을 합니다. 놀래가지고....아버지가 할머니께서 그렇게 해놓은건 아마 첨 봤을 겁니다...맨날 엄마가 아버지 보기 전에 싹 치워놓았으니까 말로만 들었지 눈으로 본건 처음.....어쩝니까 엄마도 없고 치울 사람은 아버지 밖에 없는걸....아버지 반쯤 울면서 치웠다고 합니다...그 뒤로 할머니가 그러면 엄마가 치우고 있을때 아버지는 물떠다 주고 걸레 갔다주고 했습니다.

 

울엄마 동서가 둘있습니다만 제사때나 명절때는 항상 며느리는 엄마 혼잡니다....언니들이 결혼전에는 엄마 도와주고 언니들이 결혼하고 나서는 제가 도왔습니다...저도 엄마 혼자 하는게 보기 싫어 담부턴 엄마가 숙모 오라고 얘기하라고 하면 엄마 왈"오라 해도 지가 오기 싫어서 안오는데 우짤끼고. 그리고 숙모들이 하는것보다 우리딸들이 하는게 훨 야무지게 잘한다"...ㅡ..ㅡ...저 제사음식 웬만한건 다합니다..결혼전에 열심히 실습(?)을 많이 했걸랑요...ㅋㅋㅋㅋ....제가 결혼하고 명절에 엄마가 한동안 혼자 고생했는데 저번 추석부터는 올케가 생겨 올케가 엄마 도와줍니다....

 

울할머니 그나마 좀 건강하실때 울시골집을 고치게 되었습니다...자식들이야 다 결혼하고 아니면 직장땜에 따로들 있으니 걱정이 없는데 할머니 계실곳이 없는겁니다...가까이 사는 삼촌한테 한달정도만 할머니 모시고 있어라고 하니 삼촌이 싫다 그럽니다...된장...자기엄만데 그것도 한달도 못데리고 있겠다니...하는수 없이 큰고모집에 할머니 한달 계셨습니다....이 삼촌이요 참 울할머니 닮아 인정머리가 눈꼽만큼도 없어요 할머니 돌아가실것 같아서 엄마가 삼촌한테 전화해서 살아계실때 마지막으로 얼굴이라도 보러 오라고 하니 삼촌 왈" 살만큼 살았는데 뭘" 이러면서 끝까지 안왔습니다...

 

할머니 치매때문에 울엄마가 할일은 산더미고, 언니들이나 제가 집에 갈때면 할머니 목욕시키고 옵니다. 치매걸리신분 목욕시키는거 힘듭니다 ㅡㅡ;

할머니가 좋아하던 장남인 내 동생 요놈은 할머니 방근처도 안갑니다...막내남동생 이놈은 할머니 방청소도하고 할머니 식사시중도 들고 할머니 손톱발톱도 깍아주고 할머니가 화장실에 실례해놓은것도 암말 없이 치웁니다...

 

할머니 치매가 한창 심할때 제가 결혼을 했죠...울신랑이 할머니한테 인사해도 할머니는 멍한 눈으로 쳐다만 보십니다...할머니 아무리 정신없는 짓을 많이해도 같아 살았던 손녀 손주는 이름다 기억했는데 치매가 심해지니 누가 누군지도 모르더군요. 결혼하고 첫명절이 구정이었거든요...친정가서 할머니를 봤는데 눈빛이 더 흐릿해졌더군요....명절지내고 올라오는데 그 많은 식구들이 한꺼번에 간다고 정신없어서 할머니한테 인사도 안하고 왔더라구요...그게 내내 맘에 걸렸는데 며칠안지나 새벽에 할머니 돌아가셨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장례치룰때 딴며늘들 생글생글 웃고 있는데 울엄마만 그렇게 서럽게 울데요...할머니한테 쌓인것도 많고 못한것도 생각나고 그랬던것 같네요...

 

저 참 할머니 미워했습니다 싫었어요 할머니 목욕시킬때 힘들어 죽겠는데 할머니 말도 안듣고 계속 딴짓만 하는데 소리도 지르고....ㅡㅡ;;....할머니 목욕할때마다 그러셨거든요 내가 누군지도 모르시면서도 "고맙소 고맙소".....울엄마가 목욕시킬때도 "고맙소 고맙소".......

 

할머니 돌아가시고 나면(3년전에 93세로 돌아가심) 울엄마 좀 편해질줄 알았는데 울아버지가 몸이 편찮으시네요.......울엄마 항상 그럽니다" 어릴때부터 일복많은 년은 죽을때까지 일복많다"

 

엄마는 여전히 바쁩니다...새벽부터 일어나서 일하고 혼자서 이리뛰고 저리뛰고....제사는 명절은 아직도 숙모들 오지도 않고 엄마 혼자 아니 이제는 올케랑 치뤄내고.....이제는 웬만한 일은 일도 아니라 합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