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첨으로 울 신랑한테 엄청난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전 작년 9월에 결혼을 하고 이제 임신 7개월이 넘어가는 예비맘입니다.
띠동갑 12살 차이나는 신랑과 힘들게 힘들게 3년 연애한 후 결혼했답니다. 장손에 장남인 사람...
나이차이는 많이 나도 서로 대화에 별로 막히는 점도 없었고 능력은 많이 안되지만 사람 성실하고 저 잘 챙겨주고... 결혼초부터 지금까지 별다른 싸움도 없었던 우리 부부였기에 이번에 신랑이 저한테 준 실망감이 더 큰 아픔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선배님들의 조언 부탁드릴게요...
5월 3일 아침에 울 신랑의 외할머니(시엄마의 친정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받고 몸이 무거운 저는 못가고 신랑은 5월 4일 대구 상가집으로 가고 전 친정으로 갔습니다...
50의 나이에 직장생활 하는 저희 엄마... 회사일이 워낙 야근도 많고 특근도 많아서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툭하면 일하러 직장에 출근했어야 했는데 이번에 딸내미가 온다니 회사엔 5월 5일날 쉬어야겠다고 통보하고 딸기며 방울토마토며 제가 잘 먹는 과일 바리바리 싸들고 퇴근해 집에 오셨지요...
이발업을 하시는 60세의 저희 아빠... 매주 수요일이 가게 쉬시는 날인데 마침 5월 5일 엄마도 쉬고 아빠도 쉬고... 부모님은 이런 날이 흔치 않다 하시며 5월 5일 기차타고 야외로 바람쐬러 가자 하시더군요...
오랫만의 가족 나들이에 부모님도 은근히 들뜨신 것 같고 저도 기런 부모님 모습 보니 기분도 좋고... 암튼 5월 5일 바람은 많이 불었지만 야외에서 산도 보고 물도 보고 부모님과 이런 저런 수다도 떨면서 즐건 시간을 보냈더랍니다...
그 와중에 신랑은 8시면 서울에 도착한다고 전화가 왔었고 전 "기차타고 서울에 도착하면 나는 8시가 넘으니 내가 더 늦게 집에 들어가겠네.. 집에 도착하면 저녁 챙겨드세요." 하고 신랑과 대화를 하고 서울에 도착해서 부모님이랑 늦은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후 제 핸드폰 배터리가 나가서 엄마의 핸드폰으로 신랑한테 이제 간다고 연락을 했습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울 엄마 장인이랑 장모가 옆에 있는거 뻔히 알면서 바꿔서 통화하자는 말도 안한다고... 조금 섭섭해 하시더라구요... 선배님들도 알다시피 남편들 처가에 전화하는거에 굉장히 옹색하죠... 저희 신랑도 은근히 부담스러워하고 불편해 한답니다...
오늘 하루 넘 무리를 했나... 아까부터 배가 살살 아프고 아래로 쏠리는 느낌도 나고... 허리랑 다리도 넘 아프고... 두어달 후면 출산이라 조금 겁이 나긴 했지만 부모님 앞에선 내색 안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아픔을 참으며 집에 도착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밤 10시 40분... 신랑은 TV를 보고 있더군요... 저는 옷 갈아입고 가방 정리하고... 집에 도착하니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아까보다 배나 허리에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 아프당, 아프당... 그렇게 지나가는 말투로 얘기하며 있는데... 울 신랑 자기가 더 힘들고 피곤했다며 상가집에서 불편했던 일이며 짐 들고 오느라 죽도록 힘들었다며... 제가 아프다 하니 누가 그렇게 늦게 들어오라며... 자기 얘기하기 바쁘더이다...
순간 조금 화가 났지만 늦은 시간에 입씨름 하기도 싫고 신랑 내일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자야겠다 하고 잘 준비를 하며 신랑한테 이번 신랑생일(5월 8일 어머이날입니다)이 결혼하고 처음 맞는 생일이라고 울 엄마가 오빠 생일상 차려준대요...하고 말을 했습니다... 대번에 울 신랑 "그 날은 피곤해서 쉬고싶고 부담스러운데..." 이렇게 내뱉더라구요... 역시나 자기만 힘들고 피곤하다는 얘기...
잠시 뜸을 들였다가 "아까 엄마 전화기로 통화할때 오빠가 울 엄마 아빠 있는거 알면서 바꿔서 통화해보지 못한게 좀 섭섭했나봐요... 담에 조금만 신경써줘요..." 이런 말을 했답니다... 여기서 울신랑 버럭 신경질을 냅니다... 그런걸 내가 어떻게 일일이 다 신경쓰냐고... 전화해서 무슨 할말이 있냐고... 이렇게 신경질 내더이다... 지금 자기가 힘들고 피곤한데 그런거 신경쓸 겨를이 없다는 거지요...
갑자기 머리가 핑~ 돌더라구요... 하지만 밤에 언성 높이기 싫어서 전 그냥 입 다물고 잘 준비를 했고 신랑도 자기 기분이 상했는지 그 뒤 한마디 말도 없이 걍 들어가 자더라구요... 저도 잘려고 누웠지만 피곤한 몸에 비해 머리가 너무 맑아지고 배와 허리의 통증때문에 쉬이 잠을 못이루다가 겨우겨우 몇시간 새우잠 자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 신랑 아침밥 챙겨줘서 출근보냈답니다... 물론 그 동안 서로 한마디도 안하구요...
출근 시킨 후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릿속에 맴돕니다... 저는 그래도 정기적으로 시댁에 전화해서 할말이 없어서 명랑한척 시엄니랑 이런 저런 얘기도 했고 장남 장손 며느리란 이유로 시댁 필요에 따라 휘둘려질때도 있었지만 내가 잘하면 시댁에서도 이쁨 받고 신랑도 속으론 고마와 하겠지란 생각으로 열심히 잘할려 노력했습니다...
결혼 후 처음 맞는 제 생일날 시댁에서 생일을 챙겨주기는 커녕 축하한다는 전화 한통화 받지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전 어르신들한테 일일이 그런거 챙겨주길 바라는건 아닌거다... 하고 생각하며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듯 넘어갔습니다...
근데 이런것들이 그냥 저의 혼자 하는 바보짓이었나 봅니다... 시댁에선 당연하게 생각하고... 신랑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지 고맙다거나 수고한다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나 봅니다...
5월 8일날 직장을 마치고 지친 몸으로 찬거리를 한아름 사와 오빠 생일상을 챙길 엄마의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갑자기 화가 납니다... 오늘 저녁때 엄마 야근하시고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서 엄마한테 전화해서 말할랍니다... 울 신랑 그날 회사에서 야근하기 때문에 늦는다고... 담날 일요일에도 출근해야 하니까 생일상 준비하지 마시라고...
그리고 신랑한테도 엄마한테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못간다 말했으니 5월 8일날 그냥 푹 쉬라고... 하지만 나는 울 엄마 아빠한테 가봐야겠다고... 그럴랍니다... 할얘기가 없어서 전화안하겠다는 사위... 생일상 챙겨준다 해도 불편하고 부담스럽다고 싫어하는 사위... 뭐가 이뻐서 울 엄마가 생일상 봐줘야 한답니까?? 더 웃긴건 생일상 부담스럽다며 울 신랑이 하는 얘기가 자기는 회사에서 생일 챙기는 것도 부담스러워서 사무실 여직원한테 자기 생일 챙기지 말라고 말한답니다... 아니, 장모와 회사 여직원이 동격이랍니까?? 정말 웃기지도 않습니다...
이젠 시댁에 기계적으로 하는 안부전화도 안할랍니다... 오늘 신랑 퇴근해서 오면 위의 얘기를 하고 사실 나도 할 얘기도 없는데 시댁에 전화해야 하는게 불편하고 어색했다... 오빠도 그렇게 생각한다니 잘 됐다. 나도 그럴란다... 이렇게 말할랍니다...
자기 손톱밑에 박힌 가시가 제일 아프다... 라는 말이 있듯이 힘들고 불편한거 이해합니다... 하지만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곧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될 사람이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니... 낼모레면 나이가 40인데... 정말 실망에 실망입니다... 신랑이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열심히 할 도리 하면 신랑도 인정해주고 내가 한것 만큼은 바라지 않아도 반정도는 해줄줄 알았는데 완전 저의 착각이었나봅니다...
암튼 오늘 밤 신랑 퇴근해서 오면 죽이 되든 밥이 되는 할말 다 하고 당신 편한데로 사세요... 할랍니다... 한편으론 걱정도 됩니다... 정말 이게 잘하는 짓인지... 여러분들의 현명한 조언을 부탁드릴게요.... (- -)(_ _)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