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생활비 받아본 적 없습니다.
남편 월급이 제 월급보다 적어서 자존심 상해할까봐 10년 동안 돈 이야기는 거의 안 하고, 남편만 꾹 믿고 살아왔습니다.
월급 관리에 남편이 유난히 집착을 보여서, 생활비는 제 월급에서 대기로 하고 남편 월급은 모아서 나중에 집 사기로 약속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년간 남편의 저축 금액이 0원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알아보니 매달 남편의 월급에서 200만원씩 꾸준히 돈이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자기 형 통장으로 말이죠...
형이란 사람은 나이가 마흔이 넘었는데 아직도 10년 넘게 대학교수 자리를 노리며 시간강사를 합니다.
부인은 가정주부, 아이는 초등학교 다니는데 생활비를 못 벌어서 여태껏 시부모님이 매달 생활비를 보내 주신다고 했었습니다.
2년 전에 시아버님께서 하시던 일을 접으셨는데, 남편 통장에서 돈이 나가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합니다.
즉, 지난 2년간 내가 번 돈으로 우리 가족이 먹고 살고, 남편이 번 돈으로는 자기 형네 식구를 먹여 살린 셈이죠.
제가 화가 나고 기가 막힌 것은,
1. 남편이 나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돈을 부치기 시작해서 2년 동안 감쪽같이 속였다는 점
2. 시부모님도 아닌 자기 형 가족의 생계를 떠맡고 있다는 점 (그것도 나이가 마흔이 넘은)
3. 형이란 사람은 교수될 가능성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댁 식구들은 현실 파악을 못하고 계속 밀어 부치고 있다는 점 (고지식해서 절대로 다른 일 따위는 할 수가 없으시답니다.)
4. 이 모든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 손윗동서는 직장에 다니는 절 항상 못마땅하게 생각한다는 점 등입니다.
손윗 동서가 저에게 했던 가슴 아픈 말들이 뇌리를 스칩니다.
"동서가 사회적으로 성공한다고 해서 내가 부귀영화를 얻는 것은 아니니까 아이를 키우면서 내 신세지려고 하지마."
"제사 시간 맞추기가 그렇게 어렵나? 아랫사람이 시댁에 와서 먼저 좀 기다리고 있으면 안 돼?" (저는 이 제사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직장에서 남자 직원들한테 온갖 아쉬운 소리를 다 하며 겨우 빠져나오는데도 말입니다.)
(TV를 보다가) "돈 버는 것(여자)들이 다 저렇지 뭐."
지금 너무 화가 나는데, 남편에게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할지 막막합니다.
분명히 싸움으로 끝날 것 같아서요.
능력 없는 형을 가진 남편도 분명히 피해자인데 말이죠.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