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산에 살고 조그만 피시방을 운영하고 있는 28살 총각입니다..
어제 일요일..
주말 알바아가씨가 시험기간이라 못나와서 혼자 하루종일 죽어났죠..
저녁시간이 지나고..
일요일은 원래 저녁무렵이 지나면 손님이 일찍 떨어지기에 밥 한그릇 먹고 숨 좀 돌리면서, 후식으로 선식가루 풀어서 쉐이커에 만들고 있었죠..
할머니 한분이 조심스럽게 들어오십니다..
원래 잡상인이나, 장애인 단체에서 나오면
사장님 안계신다고 다음에 오라고 돌려보내는데..(제가 나이가 알바처럼 보이기에..)
그 할머니 보는 순간에 이상하게 목이 꽉!! 메이더군요..
목소리가 먹먹해지고, 눈이 뿌~옇게 흐려지는게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휴지 하나에 얼마냐고 여쭤보니 9천원이라네요..
당장 필요한건 아니지만, 업소에서 화장지야 언제라도 쓰이기에 3묶음을 달라고 했습니다..
'아이고~~고맙습니다..20군데 들러서 하나 팔기도 힘든데..' 하시며
몇번이고 큰절을 하십니다..
본인 - 날도 더운데, 시원한거 한잔 드시고 잠깐 쉬다가 가세요..
할머니 - 젊은사람들 노는데서 나같은 사람이 입구 막고 있으면 쓰나요..
제가 억지로 앉혀서 선식 타놓은거 컵에 한잔 따라 드립니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할머니께서 저희 식구들 어릴적 세들어 살던 단칸방 주인집 할머니랑 모습이 빼다박으셨더군요..
저 걸음마 할때부터 아침부터 일하시는 부모님 대신해 어린시절의 저를 거의 반이상 키워주신 분이죠..
유치원때나 학교가기전 아침밥도 주인집 할머니 댁에서 얻어먹으며 컸죠..
갓난아기때 제가 하도 울음소리가 컸는데, 할머니 품에만 안기면 뚝~그치고 소록소록 잠이 들었다고 하네요..
초등학교 3학년때,
형편이 좀 낳아져서 다른 동네에 가게를 구하고 집도 이사를 하게 되었죠..
이사하던날..
할머니 품에 메달리면서 땅바닥에 주저앉아 몇시간을 생떼를 부렸던것 같습니다..
어릴때였지만, 살면서 그때처럼 서럽게 울었던 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분을 처음 볼때 그렇게 목이 메였나 봅니다..
그렇게 힘들게 발품 팔아서 하나에 1000원 남짓 겨우 떨어진다고 하시는데..
꼭 형편이 어려워서라기 보단, 손주 과자값이라도 마련해 볼려고 소일거리로 하시는 일일 수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도움 드리고 싶어지더군요..
정산을 맞춰야 하기에 금고 돈을 제 임의대로 꺼내 쓸순 없었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지갑을 보니, 평소에 현금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데 그날은 마침 만원짜리도 몇장있고 천원짜리도 보이더군요..
손에 잡히는대로 꺼내서 조그만 메모와 함께 고무줄로 구겨서 묶었습니다..
'저희 할머님 생각이 나서요..
마음쓰지 마시고 식사나 한끼 하세요'
엘레베이터 앞에서 마중해 드리면서, 조끼 주머니에 살짝 넣어드렸습니다..
괜히 거북해 하시진 않을런지..
어린시절 생각이 나서 착찹하게 담배만 왕창 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