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그냥 기분이 묘해서 와봤는데 톡 메인에 제 글이 있네요.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비슷한 상황 겪으시는 분들도 좀 계시는군요.
어떻게 해야 할지는 저도 알고 있었어요.
맘같아선 다 멀리하고 싶지만 남편에겐 부모님이니까 그냥 좀 답답했었어요.
달아주신 의견대로 일단은 시어머님 말씀 들으면서 살려구요.
지금은 분가해서 살고 있지만 아기 생기면 어머님이랑 합칠테니까요.
좀 더 화목한 가정으로 시집왔으면..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게 현실이니까 좀 더 타협하고 노력하면서 열심히 살아볼려구요.
나중에 아기 낳고 그 아이가 자랐을 때,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가정이 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모두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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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친결엔 글 처음 써보네요^^;
그냥 심각한 일이 아닐수도 있지만 약간 신경쓰이는 부분인데,
이런 경우가 주위에 없어서 푸념 좀 해볼겸, 의견들도 좀 들어볼 겸 해서 글 써봅니다.
* 글이 꽤 길어요;;
저희 시부모님은 이혼하셨습니다.
남편이 초중고생일때라니 꽤 됐지요. 한 15년쯤?..
근데 아직도 사이가 안좋으십니다.
헤어졌는데 사이가 좋을리는 없지만 저리 오래됐는데 새삼 안좋을 건 뭔가 싶지만.
결혼 전에 남편에게 들었지요. 두분이 어릴적에 이혼하셨다.
근데 그 이혼에까지 이르게 된 경위가 참..
어지간한 사랑과 전쟁 시나리오더군요.
시아버님보다 더 잘버는 시어머님, 시어머님집안과는 너무 동떨어진 시아버님의 집안..
시아버님의 바람에 이은 시어머님의 맞바람..
그리고는 지저분한 이혼 소송. 마침내 이혼.
처음엔 아들 딸 모두 아버님쪽에서 키웠다더군요.
그러나 얼마 못가 수입이 변변찮은 남편쪽에 애들을 못두겠다 싶어서
아들만 어머님쪽에서 데려왔대요.
중/고/대학까지 쭉 어머님쪽에서 자라다가(중간중간 아버님께도 가고..)
대학때 아버님댁에서 아예 나와서 어머님에게로 왔다더군요.
그렇게 자랄때까지 아버님은 일체 생활비나 학비 등의 지원을 안하셨대요.
어머님이 혼자 서울에서 식당일 하시면서 기르셨구요.
아가씨는 아마 고등학교 즈음부터 어머님한테 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아가씨는 어머님보다는 아버님을 더 좋아해요.
아니, 더 좋아한다기 보다는 정을 못끊죠. 아빠니까. 철들때까지 돌봐준 아빠니까요.
어머님은 아가씨보다는 너희 남편을 더 좋아합니다.
제 시선으로 보기에는 아가씨를 싫어하는 것 처럼 보일 정도예요.
이런 집으로 작년에 시집을 왔습니다.
양쪽 분들 모두 따로 재혼은 안하셨어요. 결혼할 때도 난리였죠.
결혼 전에 당연히 시부모님 한자리에 모셔서 식 올리려고 했었는데
시어머니가 결사반대 하셨거든요. 상견례는 무사히 넘어갔었는데
키울때 아무것도 안한 사람이 이제와서 무슨 자격으로 식장엘 오느냐며..
폐백할 땐 아버님쪽 어른들(저한테는 흔히들 말하는 시댁 큰어른들이시지요)은
절받으면 안된다. 자격이 없다. 기분이 나쁘다면서 방방 뛰셨어요.
식 올리기 전 마련한 저희 신혼집에서 처음엔 남편이랑 그 얘기하시다가
남편 손에 손톱자국까지 내시면서 죽일놈 살릴놈 하시면서 남편이랑 싸우시고,
의논하자고 아버님까지 모셔온 자리에선
저, 남편, 아가씨 앞에서 소리소리 지르시고, 막말하시고..
얘기 끝내고 두분 다 나가신 후에 시아버님이 다시 들어와서
저 앉혀놓고 어른이 이런모습 보여서 미안하다.. 하시는데 정말 눈물이 막 쏟아지더군요.
난 그저 남편이랑 살고 싶었을 뿐인데
이런 어른들 평생 보면서 살 생각하니.. 그땐 25,6살이었으니까 어린맘에 놀래기도 했구요.
결혼하던 날에는 그럭저럭 무사히 지나갔어요.
폐백은.. 시아버님네 친척분들 한 서너분 절 받으시고는
시어머님네 친척분들은 아예 절도 안받으셨습니다.
절받기가 조금 그렇다시면서... 그걸로 또 시어머니는 살짝 마음 상해하셨죠.
그리고 결혼 1년이 지난 요즘..
시어머님, 혼자서 서울에서 아들, 딸 키우시면서 식당일 하셔서
지금은 꽤 큰 음식점에서 임원직에 계십니다. 수입도 저보다 많으셨구요.
열심히 벌으셔서 전세집 마련하느라 빌린 대출과 보험료, 다른 이것저것 빚 갚아가고 계세요.
같이사는 아가씨는 최근에 취직해서 직장생활 중입니다.
월급으로 본인 카드대금, 핸드폰요금, 학자금대출 갚아가고 있구요.
그런데 얼마전.. 시아버님께서 사고를 당하셨어요.
추돌사고가 났는데 합의금 100 받으시고 끝내셨대요.
문제는, 지금 시아버님이 수입이 들어올 곳이 없다는 겁니다.
직장도 없는 상태에서 집세도 밀렸다고 하고..
이런 와중에 또 차를 얻으셨다면서(산게 아니라 친구분이 주셨답니다.. 사실일지는..)
아가씨한테 자동차 보험료를 빌려달라고 하셨답니다.
아가씨는 35만원을 덜컥 드렸대요.
그 일로 지난주에 또 시어머니랑 아가씨랑 남편이 한바탕 했네요.
당연히 어머니 모르게 드렸는데 얘기가 나와버린거죠.
더군다나 아가씨도 학자금대출이랑 카드값 밀린 상태에서 자동차 보험금을 대신 드린거니..
남편도 노발대발이었습니다.
집세도 밀리고 수입도 없는데 아빠가 차를 굴리는게 니가 보기엔 맞는걸로 보이느냐..
아가씨는 아빠가 교통수단이 어딨냐고.. 그거라도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
남편과 어머님 의견은 비슷합니다.
있는차도 팔아야 할 상황에 차를 굳이 굴리겠다는건 틀린거다.
제 생각도 비슷해요. 교통수단이요? 대중교통도 있고, 오토바이도 있습니다.
아버님이 그러셨대요. 오토바이는 겨울에 추워서 못탄다구요..
씁쓸했습니다.
저희 친정 아빠는 차 얻으시기 전에(사신게 아니라 얻으신거예요)
오토바이로 왕복 세시간 거리를 출퇴근하셨어요.
비가오건, 겨울이건, 일할 수 있는것에 만족하시면서 사시는 분이세요.
마땅한 일자리도 아직 못구하신 분이 오토바이는 추워서 싫다시니 좋게 보이진 않았죠.
아가씨랑 시어머니는 싸운후에 아가씨가 잘못했다고 하고 일단 넘어간 듯 보여요.
지난 주말에 시어머니랑 같이 저녁먹으러 갔는데 저 이야기가 나왔죠.
남편이 잠시 화장실 간 사이에 저한테 그러셨어요.
명심하라고.. 쟤네 아빠가 뭐라고 하든지 간에 절대 돈 주거나 도와줄 생각 말라고..
그런식으로 손 내밀고 도와주면 분명 나중에 지저분해진다면서..
아... 전 정말 시어머니가 저한테 시아버님 흉보는게 싫은데..
결혼할 때에도 그게 너무 싫었는데.. 남편 없는 틈타서 저러시니
우리 부모님도 아닌데 내가 왜 사이에 껴서 이런소릴 듣나.. 싶더군요.
사실 올 초에 시아버님 사고나기 전에 집세 밀려서 좀 어렵다고..
당장 돈 들어올 곳은 없고 식량도 떨어져간다고...
그래서 남편이 시아버님께 15만원쯤 드렸었거든요.
며느리가 그런 상황인 시아버님 나몰라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남편도 아들인데 아무리 그래도 굶어 죽어라 할 수는 없으니까요.
시아버님이 어떻게든 궂은일이라도 하실 마음을 먹으면 좋을텐데
아직은 그게 참 먼 일 같네요.
일단 시어머님 앞에선 네네 했지만, 모른척 하기도, 도와드리기도 애매해요.
쓰다보니 두분 이혼하실때부터 현재까지.. 참 길게도 썼네요.
내 인생을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도 먹게되고..
그냥 속풀이 겸 해서 주루룩 썼어요^^;;
결혼생활 1년 갓 넘은 초짜 며느리의 푸념이죠 뭐..
그러나 이런일들이 매년 반복되고 두분 나이드시고 모셔야 하는 상황이 되면
이렇게 웃으면서 쓰기는 힘들겠죠;
한 5년, 10년쯤 후에는 어떻게 바뀔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무더운 날씨에 식중독+여름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