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본인 이야기는 아니고 친구의 사정을 어떻게 해결해야 옳은 일일까 싶어 친구를 대신에 제가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톡에라도 써서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자는 제 말에 자신은 손 재주가 없다며 제게 부탁을 하여 이렇게 오지랖 넓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글이 다소 길더라고 이해 부탁드리구요..길다고 빈정상하게 하실것 같으면 그냥 건너뛰셨으면 합니다..
친구와 그 아이는 서로 동갑이고..10대 후반 20대를 같이 보낸..아주 오래된 연인이였습니다.
그렇다고 쭈욱 사겼던건 아니구요..17살때 처음 만나서 6년을 사귀었습니다..
그러다 남자쪽의 외도로 헤어지게 되었고..헤어진지 4년후 다시 만나 2년을 사귀었습니다.
친구는 이 아이가 첫사랑이였고, 첫 남자였고..항상 평생을 가슴에 묻고 갈 한사람이라고 말했었지요..옆에서 지켜보는 친구 입장에서도 참 많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듯 보였습니다..
사실 제가 본인이 아니고 3자인데다, 현재는 투병중인 그 아이에 대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자세한 상황을 열거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우리 친구들은 그 아이를 만나는 것을 참 많이 반대했었습니다.
제 친구의 감정은 존중해야 하지만..그 감정에 비해 그 아이가 제 친구에게 대하는 모습은
옆에서 보는 사람 입장에서 썩 좋아보이지 않았었거든요..
다시 재회한 2년동안도..친구의 행복은 그렇게 값져 보이진 않았었습니다..
항상 그 아이때문에 힘들어 하는 친구의 눈물을 보아야했었고..이제 20대 후반을 달리는 저희 나이엔 이전보다 현실적으로 변하는 것이 어쩔수 없는 현실이기에 헤어지라고 부추기기도 많이 했었네요..
그렇게 그 친구들의 4년만의 재회..2년동안의 재회도 끝이 나는가 싶었습니다..
제 친구도 현실에 벽에 부딪히며 점점 그아이에 대한 애정도 식었던것 같고..그 아이 역시 그렇게 멀어지는 제 친구를 붙잡지도 않았었죠..
그렇게 서로 연인의 모습은 사라지고 간간히..한달에 한두번 안부만 물어보는 사이정도로 멀어졌지요...그렇게 끝이 나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아프답니다..
뇌종양이라네요.. 수술도 안된답니다..
현재 혼자 걷지도 못한답니다...
그렇게도 건강해보이던 아이가 그만큼 아프답니다..
둘이 사귈적에 그 아이의 누나들과도 왕래가 잦았는데..친했던 누나가 그 친구에게
전활해 그 소식을 전해 주더랍니다...
저도 놀라 가슴이 턱턱 막히는데...당사자인 제 친구 심정은 어땠을지...
그냥 며칠을 하염없이 울기만 했지요..
연락 받은 다음날이 바로 수술이라고 해서 친구는 다음날 새벽바람을 맞으며 출근전에 찾아가
그 아이 얼굴을 보고 왔다더군요..
그날의 수술은..의학적 지식이 없어 확실히는 모르지만..종양이 뇌수가 흐르는 통로를 눌러서 시력이 감퇴하게 되어 그 통로를 인공으로 이어주는 수술이였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의사가 하는 말은...1년반 2년이라고...
그날이 시작이였습니다..
그렇게 친구는 하루하루 그 아이의 간호를 위해서 퇴근후면 그 아이에게 달려가고..쉬는날도 그 아이를 위해 투자했죠...
그 아이는 점점 기억도 잃어갔고..혼자서는 거동도 하지 못하게 됐고..시력도 점점 잃어갔고..
혼자서는 밥도 먹지 못할만큼...변해버렸네요...
방사선 치료도 끝이났지만...
다른 종양까지 번진..상황까지 왔다고 하네요...
그 모습들을 제 친구는 모두 지켜보고 있습니다..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탓인지..그 아이는 제 친구와의 4년간의 공백도 기억하지 못하고..
항상 친구만 기다리고 있다네요...
그런데 제가 참 못된건지..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때..참 안됐고..안 믿기고..꿈같고 그랬는데..
어느순간 화가 나더군요..
왜 그 누나는..이런 소식을 친구에게 전했을까..
평소 왕래가 잦았기 때문에 분명 헤어졌다는 걸 눈치 챘을텐데.. 왜...그랬을까...
남은 제 친구 인생은 어떡하라고 그랬을까..조금 원망스럽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미안하지만..조심스럽게 운을 땠습니다..제 마음을..
근데 친구 역시..그런 생각을 안한건 아니더군요..
그 아이를 볼때면 가슴아프고 슬프면서도..한편으로는 자기의 남은 인생이 걱정이 된다고..
사실..모질게 느껴질수도..매정해 보일수도 있지만..
현실이라는게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거기다 더 한몫 하는 것이..그 아이 가족들이 제 친구에게 보이는 행동들이였습니다..
아픈 아이 밥도 제대로 차려 주지 않고...죽 한냄비 끓여 놓고 몇날 며칠을 그냥 렌지에 댑혀 먹인다네요...그러다 상한 죽을 먹은적도 있구요..
자신들 약속이 있거나 볼일이 있으면 친구에게 그냥 맡겨놓고 나가버린답니다..
독한 약 때문인지..밥을 먹다가도 갑자기 토하는데..제 친구는 비위가 참 약합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단둘이 두고 나간다더군요..
그리고 하루라도 그 친구가 간호를 거르는 날에는 어제는 왜 안왔냐..너 안오니 쟤가 얼굴색이 안 좋드라.. 무슨 일이길래 안왔냐.. 부담을 준다네요..
여기서는 어쩔수 없이 저는 제 친구편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오르고 분통이 터지더군요..
자기 자식 아프고 힘든거 알면...남에 집 자식 귀한줄은 왜 모르는지..
낼 모레면 서른을 바라보는 처녀 인생은 도대체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다는 건지...어떻게 그렇게도 자기들 입장만 생각하는지...화가 나더군요..
사실 제가 그 입장이 안되봐서 이렇게 이야기 하는것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빈말이라도...니 인생 찾으란 말..한마디는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언제끝날지 모르는 이 긴 여행을...그리고 언젠간 끝이날 여행인데...
그동안의 제 친구 인생은 누가 보상해주는 겁니까...
서로 부부였다면..아니 적어도 서로 사귀던 도중이였다면 이러지도 않습니다..
힘들게 안정찾아 살아가던 친구에게..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떨쳐지지가 않습니다..
물론 아픈 그 아이는...두 말 할것도 없이 안됐고...그리고 이렇게 밖에 안되는 제가 미안하고 죄스럽기도 합니다..하지만 전 제 친구의 친굽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친구도 이제 서서히 발을 끊어야 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구요...
미련때문에..그리고 훗날에 생길 후회 때문에 쉽게 생각처럼 하지 못하고 있더군요...
어짜피 이렇게 되든 저렇게 되든..니가 이 길을 계속 가든...되 돌아 오든...다른 길로 가든...
후회되는 건 똑같을 거라고...그렇게 모질게 이야길 했네요...
친구도 해결책을 찾고 싶어 합니다..
그 아이 가족들에게 친구의 상황을 전하고 싶어합니다..
저는 제 친구의 가족에게 알리라고 했는데..친구는 쉽지가 않은 모양이더군요..
자기들 가족 알면 전부 뒤로 넘어갈꺼라고..집에서도 그 아이와 사귀는거 많이 반대했었거든요..
그렇다고 제 친구 입으로 직접 이야기 하는 것도 불가능할 일이고..
또 그렇다고 우리 친구들이 나서기도 당연히 우스운 일이기에..가족에게 알리는게 최선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희들의 짧은 생각에는 말입니다...
긴 글이지만 다 읽어주신 분 중에...제 친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어떤 방법이 최선책이 될 수 있을지...충고나 조언...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미안해요........